[기고] ‘예레미야’ 읽기는 새 길을 찾는 몸부림이며, 저항이며, 희망의 노래다.
김기석 목사의 신간 <끙끙 앓는 하나님>(꽃자리 출판사) 출간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7-12 10:25:44

[서울타임뉴스=김수종]성경의 예레미야서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하나님의 부서지고 상한 마음, 분노와 실망, 쓰러지고 넘어지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좌절감과 이스라엘의 회개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오케스트라처럼 조율되는 책이다.

기원전 587년 바벨론에 의해서 초토화되는 예루살렘을 온몸으로 겪은 예레미야의 심정을 김기석 목사도 세월호 참사에서 그대로 느낀 것인지 모르겠다. 본인이 의식했든, 의식하지 못했든지, 그래서 책 제목을 <끙끙 앓는 하나님>(꽃자리 출판사, 김기석 목사 저작)이라고 했을 것 같다.

<끙끙 앓는 하나님>은 비굴하고 처연하며, 하나님의 위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목화자요 설교자로 살아가는 목사들, 그리고 그런 심정으로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모든 깨어 있는 평신도 기독교인들 역시 이 현실에 저항하고 버텨내고 희망하는 데 힘이 되어 줄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어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여기에 가담하거나 또는 앞장서고 있는 세력 가운데 하나가 한국의 교회, 종교인들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으로 서야 할 교회가 세속의 권력과 손을 잡고 역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명백히 죄악이다.

선지자의 목소리를 내야할 이들이 권력과 재물의 옹호자가 되고 있고,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에게 난폭한 자들의 편이 되고 있다. 이들은 한마디로 우상숭배자들이다. 하나님은 우상숭배를 가리기 위한 장식으로 존재할 따름이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고 있는 자들이다.

그리고 지난 겨울 박근혜 탄핵을 위해 국민 모두가 정말 춥고 뜨거웠다. 퇴행을 거듭해온 역사의 이면을 보면서 우리 마음은 차갑게 얼어붙었고, 변혁을 갈망하는 목소리가 도처에서 터져 나왔기에 뜨거웠다. 이런 때 예레미야를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하나님은 황무지로 변한 땅, 정의와 공의가 무너지고, 악행이 끊이지 않는 세상을 보며 가슴 아파하셨다.

중첩된 어둠이 우리를 삼키려 하는 이 시대에 예레미야를 읽는 것은 길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우리를 길들이려는 세상에 대한 저항이다. 그리고 이 눈물의 땅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기 위함이다. 이 책이 그러한 길을 모색하는 이들 앞에 던져지는 희미한 불빛이다.

이 시대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삼고 하나님의 뜻을 깊게 새기고 있는 김 목사가 써내려가는 글들은 여기서 그 어떤 수식도 거부하고 있다. 명쾌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본질을 담고 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핵심으로 육박해 들어간다. 그래서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움직이게 한다.

예레미야의 심장 한 복판으로 우리를 이끌어 준다. 눈물과 탄식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한 위대한 선지자의 육성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들려주고 있다. <끙끙 앓는 하나님>은 김기석 서울 청파교회 담임목사가 쓴 구약 예레미아서 해설서다. ‘눈물의 선지자로 불리는 예레미아는 유다 왕국의 예언자다. 예언자로서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가혹했다.

왕국의 타락상을 지켜보며 그는 동족들에게 회개하지 않으면 나라가 패망할 것이라고 눈물로 경고했다. 하지만 예언자의 간곡한 호소는 허사였다. 예언대로 예루살렘은 패망하고, 백성들은 포로가 되어 바빌로니아로 끌려갔다.

김 목사는 <끙끙 앓는 하나님>에서 정의와 공의(公義)가 무너지고 변화를 갈망하는 촛불이 들불처럼 일어나는 시대에 예레미야를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끙끙 앓는 하나님>은 에레미야를 텍스트로 황무지로 변한 땅, 정의와 공의가 무너지고, 악행이 끊이지 않는 세상을 보며 하나님은 가슴 아파하심과 이를 전하는 예언자로서의 삶을 다루고 있다.

예언자들은 대개 역사의 비상 국면에 소명을 받곤 한다. 그들의 말은 그렇기에 단호하고 절박하다. 솔개가 먹이를 향해 쏜살같이 하강하는 것처럼 그들의 말은 그렇게 사람들의 양심을 급습한다. 그들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그들은 인기가 없다. 말씀에 사로잡힌 자는 그걸 알면서도 그 운명을 회피할 수 없다.

예언자는 하늘의 눈으로 인간의 역사를 주석하는 자이다(아브라함 조수아 헤셀). 그들은 역사의 이면에서 전개되는 하나님의 구원사를 꿰뚫어본다.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질서, 아니 차라리 보려 하지 않는 질서를 본다. 그렇기에 그들은 고통스럽다.

예언자는 개인의 자격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는 하나님의 위임받은 자이다. 그러므로 그는 두려움 없이 사람들 앞에 서야 한다. 악은 늘 부메랑이 되어 저지른 자에게 돌아온다. 그것이 하나님의 역사 섭리 방식이다. 심판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지만 스스로를 처벌하는 것은 우리들이다. 악의 뿌리는 명확하다. 하나님께 등을 돌리는 것과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마음 말이다.

악연이라면 악연이겠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서 있는 삶의 자리에 따라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크게 엇갈리곤 한다. 어떻게 해서든 권력과 현상 질서를 지키려는 사람과 권력의 남용을 꾸짖고 상황을 바꿔나가려는 사람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왕과 예언자는 굳이 적이랄 것은 없지만 피차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타락한 이들이 득세하는 세상은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가혹한 곳이다. 하나님은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이들의 옷단에 묻은 가난한 이들의 피를 보신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면서도 지도자들은 나는 무죄하다고 말한다.

예언자는 하나님의 정념(파토스)에 사로잡힌 자인 동시에 그 백성들의 고통을 자기 몸에 짊어지는 자이다. 예언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기에 십자가의 길에 접어드는 것이다.

욕심의 특징은 자기중심성이다. 과도한 욕심에 사로잡힌 이들은 이웃들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한다. 죄를 폭로하고 경계해야 하는 선지자들과 제사장들은 백성을 그릇된 길로 인도했다. 그들은 백성들이 처한 곤고한 처지를 피상적으로 이해한다. 그러기에 평강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평강하다 평강하다하고 말한다.

백성들의 삶의 현실과 동떨어진 종교가 얼마나 위험한가! 그 시대 종교 지도자들은 자기들의 무지와 영적 빈곤을 알지 못하기에 부끄러워할 줄도 몰랐다. 그들은 하나님께 위임받은 책임을 특권으로 인식했다. 그들에게 주어질 운명은 엎드러짐혹은 거꾸러짐이다

우리는 어려운 시대, 혼란의 시대,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게 솔직한 시대에 <끙끙 앓는 하나님>(꽃자리 출판사)을 통하여 예레미야서를 읽으면서 이드거니’(시간이 좀 걸리면서 분량이 좀 많게), ‘지며리’(차분하게, 꾸준히) 하는 법을 배우리라!

김기석 목사의 <끙끙 앓는 하나님>(꽃자리 출판사)에 대해 여러 사람이 추천을 하고 있다.

예레미야서는 예언서들 중에서 가장 어려운 책으로 통한다. 이런 예레미야서를 맑고 밝은 눈으로 한 절 한 절 읽어가면서 해당 구절과 연관이 있는 문학과 인문학 저자들의 글을 인용하여 꼼꼼하게 해석을 가한 저자의 노력에 경탄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 곽건용(LA향린교회 목사)

이 시대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삼고 하나님의 뜻을 깊게 새기고 있는 저자의 예레미야 산책은 그 어떤 수식도 거부하고 있다. 명쾌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본질을 담고 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핵심으로 육박해 들어간다. 그래서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움직이게 한다. - 김민웅(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이 책은 전체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은 사랑하는 당신의 자녀, 아내, 그리고 백성에게 배반당하고 외면당하면서도 포기할 줄 모르는 신적 집요성과 견고성으로 육화된다는 점을 가슴 깊이 깨닫게 해준다. - 김회권(숭실대 교수)

김기석 목사의 글은 현학적이지 않고, 실존적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열어보려고 혼자서 끙끙대지 않고, 삶의 체험이 다양하고 삶에 대한 관찰이 심오한 시인과 소설가와 철학자와 신학자와 인문학자들과 옛 성현들을 친구삼아 예레미야서를 풀어나간다. - 민영진(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저자의 언어들은 예레미야의 저 처절한 표현만큼 직설적이지 않지만, 아니 오히려 너무나 아름답고 따듯하고 부드러워 읽는 이가 얼른 그 고통을 즉각적으로 느끼지 못하지만, 실은 모두가 다 신음 소리이다. 김기석 목사님만의 풍부하고 생생한 묘사로 살아난 글귀들을 읽으며 독자들은 예레미야와 함께 환상을 보고, 끌려가고, 묶이고, 갇히고, 울어서 눈이 퉁퉁 부어오를 거다. - 백소영(이화여대 교수)

김기석 목사의 영혼을 통과해서 이 땅에 모습을 보인 끙끙거리는 하나님이 비굴하고 처연하며, 하나님의 위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목회자요 설교자로 살아가는 목사들, 그리고 그런 심정으로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모든 깨어 있는 평신도 기독교인들 역시 이 현실에 저항하고 버텨내고 희망하는 데 힘이 되어 주리라 확신한다. - 정용섭(대구성서아카데미 원장)

<끙끙 앓는 하나님>(꽃자리 출판사)의 저자 김기석 목사는 목회자이자 문학평론가이다. 그의 글은 언제나 잔잔하면서도 풍요롭다. 그건 참 묘한 경험이다. 침착함 속에 넘치는 열정과 그저 무심한 듯 지나치는 것 같으면서도 깊숙이 응시 하는 성찰의 힘을 느끼게 된다.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청파교회 전도사, 이화여고 교목, 청파교회 부목사를 거쳐 1997년부터 청파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