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재미있게 배우는 논리와 수학 <천재들의 패러독스>(호메로스 출판사) 김안나 지음
철학과 수학이 과연 어려운 학문인가? 고대철학을 통하여 지혜를 배우다.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8-24 10:53:08

[서울타임뉴스=김수종]<천재들의 패러독스>(호메로스 출판사)에는 서양고대철학을 통하여 정통의 패러독스(paradoxos)와 논리의 패러독스를 익히고 나아가 지혜로 이용하는 응용 패러독스를 체화하게 하는 책이다. 흔히 패러독스는 철학과 수학에 필요한 논리적 사고를 기본으로 한다.

우리가 학교에서 철학과 수학을 배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논리를 배우기 위해서다. 역설에 역설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역설과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예를 들어 “크레타 사람들은 전부 거짓말쟁이다" 그런데 그 말을 한 에피메니데스는 크레타 사람이다. 그럼 에피메니데스의 말은 참인가 거짓인가?

이런 식의 논리로 참과 거짓을 끊임없이 검증하고 고민하면서 세상의 진리라고 하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다시 생각하기를 통하여 논리적인 철학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대 그리스에서는 물론 그 이후 서양의 중세를 거치는 동안 패러독스는 철학과 논리학, 수사학 그리고 수학적으로 지적 게임을 즐기는 지식인들 사이에서 꾸준히 발전해 왔다. 특히 근 현대에 들어오면서 천재적인 수학자들이 가설을 만들고 입증하는데 패러독스를 차용했다.

당신은 지금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어떤 기괴한 취미를 가진 백만장자가 당신에게 이런 제의를 한다. “돈이 필요하군요. 이 약물을 마셔 보겠소? 이 약물을 마시면 며칠 동안 속이 뒤집히고 구역질이 나겠지만 죽지는 않소.

이 약물을 마실 의사가 있다면 내가 1억 원을 주겠소. 물론 돈을 받은 다음에 당신이 약속한 대로 약물을 마실 것인지 아니면 약속을 어기고 약물을 먹지 않을 것인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결정에 달려 있소."

고대 그리스어 paradoxos를 어원으로 하는 패러독스는 ‘예상을 뛰어 넘는다’ 혹은 ‘예측에 반대된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고대 그리스는 지식을 중요시하는 사회였기 때문에 자신의 현학을 자랑하려는 지식인들이 많았다.

이 지식인들을 소피스트라고 한다. 이들은 변론으로 상대의 논리를 제압하곤 했는데 이때 사용했던 수단이 바로 패러독스였다. 발 빠른 전사 아킬레스와 지상에서 가장 느릿느릿한 거북이를 경주시킨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 속도에서 불리한 거북이를 앞서 출발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킬레스가 거북이의 출발점에 도달했을 때 거북이는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조금 앞으로 나 갔을 것이다.

아킬레스가 다시 그 지점으로 움직이는 동안 거북이는 조금이라도 더 나갔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무한히 계속되면 아킬레스는 절대로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결론이 된다. 거북이가 앞서 출발하기만 한다면 아킬레스는 절대로 거북이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유명한 제논의 역설에서부터 수학적으로 신은 존재할 수 없다.

이런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경주를 통하여 당시의 소피스트들은 철학적인 패러독스와 수학적인 공식을 통하여 수학과 철학을 공부하게 했다. 물론 때로는 결론이 황당한 경우도 많았지만, 이를 통하여 스스로를 다시 보게 하고, 철학적 사고를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이다.

또는 결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스스로 자신의 머리를 깎을 수 없는 불쌍한 이발사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최고의 천재 수학자들이 수학적 논리로 풀어낸 재미있고 알쏭달쏭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앞 장에서 소개한 중세 철학자 뷔리당이 했다고 전해지는 말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뷔리당의 당나귀’라고 알려져 있는 궤변일 것이다. 당나귀의 예는 단순하다. 굶주리고 목마른 당나귀가 각각 물동이가 옆에 놓인 두 개의 건초더미 사이의 한가운데 앉아 있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어느 쪽도 더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당나귀는 결정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앉아서 굶어 죽었다는 것이다. 패러독스는 논리적 사고를 기본으로 한다. 라고 앞에서도 언급했다.

스마트한 시대, 다시 말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라고 얘기하고 가르치는, 지금이야 말로 지적기반의 논리력이 필요한 게 현실이 되었다. 단순하게 입시를 위한 철학이나 수학 혹은 논리학이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종합적인 사고와 지혜를 위해서 필요한 학문이다.

따라서 대학 입시를 위해 논리, 논술, 구술을 공부하는 청소년은 물론 지적 게임을 즐기는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하는 것이 남달라지고 사물을 보는 시각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천재들의 패러독스>(호메로스 출판사)에서는 24가지의 수학적 패러독스를 소개한다.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은 정통, 2장은 논리, 3장은 응용, 이렇게 각각의 장마다 8개의 패러독스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다.

<천재들의 패러독스>(호메로스 출판사)의 저자 김안나는 고려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런던시티대학교 대학원 예술비평 석사. 현재 번역, 집필, 출판 기획, 강의를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그 여름의 거짓말』, 『피아노 교사』,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자기만의 방』, 『첫 번째 수업』, 『위대한 편지』 등이 있다.


광역시 충청북도충청남도경상북도전라북도전라남도
서울타임뉴스인천타임뉴스대전타임뉴스대구타임뉴스광주타임뉴스울산타임뉴스부산타임뉴스제주타임뉴스세종타임뉴스태안타임뉴스안동타임뉴스의성타임뉴스군위타임뉴스영양타임뉴스울진타임뉴스문경타임뉴스상주타임뉴스예천타임뉴스영주타임뉴스청송타임뉴스영덕타임뉴스구미타임뉴스김천타임뉴스칠곡타임뉴스봉화타임뉴스여수타임뉴스광양타임뉴스순천타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