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타임뉴스=김수종]일 년에 대략 20번 내외로 국내외 여행을 다니는 나는 사실 어디를 가도 흥미롭고 재미있다.
그래서 무작정 가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지난 10월에는 일본 2번, 충남에 1번, 경북에 1번 여행을 다녀왔다.
간혹 당일치기로 서울산책을 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횟수는 더 많다.
아무튼 여행에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 먹고 자는 것이다.
오가는 교통편과 이동을 하면서 보게 되는 관광지도 감동과 체험과 느낌이 좋아야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하지만, 밥 하나를 먹어도 정말 방금한 따뜻한 밥에 정갈하고 맛난 반찬 하나면 충분하다.
그런데 이 정갈하고 맛난 반찬 하나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당신의 고향 영주에서 맛난 음식이 무엇인가” 물어보면 사실 나는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저는 자친(慈親)께서 해 주시는 배추전과 닭개장이 최고입니다”라고 말할 뿐이다.
정말 생각해 보면 영주를 대표하는 음식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가끔 먹는 ‘순흥묵밥’과 ‘태평추’ 혹은 ‘태평초’로 불리는 묵과 돼지고기 두루치기가 있다. 닭과 풍기인삼이 좋아서 ‘삼계탕’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즐겼다는 통닭의 뱃속에 도라지, 천초 등을 넣고 갖은 양념을 한 후, 식초 또는 술을 조금 넣고 중탕하여 만든 음식인 ‘칠향계(七香鷄)’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리고 예전에 무섬마을에서 여러 가지 나물과 고기 따위를 섞고 갖은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 비빔밥인 ‘골동반(骨董飯)’을 먹은 기억이 있다.
그리고 안동과 영주에서 서로 원조라고 우기고 있지만, 이미 안동에 주도권을 잃은 ‘간고등어’와 아직도 서로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문어숙회’가 있다.
아무튼 음식을 못하기로 소문난 경상도에서는 특히 맛나다고 알려진 음식이 거의 없는 편이다.
근자에 영주시와 경주현대호텔이 손잡고 호텔 요리로 개발한 이산면 예안 김씨 천운정의 여름 별미 ‘건진 국수’ ‘육말’ ‘육설’과 안정면 귀암 황효공 종가의 ‘대추화전’ ‘국화채물’이 관심이 간다.
하지만 ‘건진 국수’를 제외하고는 일상화하여 시중에 상품화하기에는 힘든 품목으로 보인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쉽게 지역의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상품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나는 영주에 친구들과 가면 순흥묵밥으로 아침을 먹고, 점심은 풍기에는 한결청국장, 저녁은 영주에서 한우쇠갈비로 하루를 보낸다.
그럼 영주와 멀지 않은 충북 제천은 어떤가? 제천시는 ‘한방바이오도시’ ‘영화음악도시’ ‘청풍호 호반도시’ 라는 세 가지 큰 틀로 관광객의 시선을 잡고 있다.
특히 한방바이오는 산업적인 측면도 있지만, 제천시농업기술센터가 중심이 되어 “몸에 약이 되는 제천음식의 즐거움, 약채락(藥菜樂)”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건강하고, 즐겁고, 맛있는 제천’이라는 슬로건으로 제천시 대표음식 브랜드 ‘약채락’을 성장 육성하고 있다.
제천시와 지역의 식당이 손잡고 매년 약채락 요리 개발은 물론 약채락 24개 업소 모두가 참여한 ‘약채락 음식 전시, 품평회’를 통해 풍미 가득한 제천의 맛과 함께 건강한 즐거움을 여지없이 선보이고 있다.
약채락 정식, 약초비빔밥, 약초떡, 약채쌈밥, 한방삼계탕 등은 물론 국수, 약채피자, 돈까스, 약곡빵, 한방차, 티테라피 등 각각의 특징을 가진 수많은 업소들의 조금씩 다른 다양한 음식들이 하나의 테마 아래 한 자리에 모여 전시, 품평하고 있다.
시간의 문제일 뿐 장기적으로 보면 “전주하면 ‘전주 비빔밥’, 춘천하면 ‘춘천 닭갈비’가 연상되듯이, 이제 전국민이 제천하면 ‘제천 약채락’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영주도 조선시대 진상품인 ‘소백산 산나물’과 ‘풍기인삼’을 이용한 영주만의 특색이 있는 음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기존 종가의 음식과 결합하여 격과 맛을 갖춘 음식으로 누구나 쉽게 대중적으로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지역에 소문난 20~30개 식당과 함께 영주시와 농업기술센터가 축이 되어 ‘영주 대표 맛 브랜드’는 만들 준비를 할 시기가 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역사문화관광사업의 기본은 먹거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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