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뉴스=김수종] ‘무덤에서 배우는 근현대인물 인문학 프로그램’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망우리공원, 도전! 러닝맨(Learning Man)’이 지난 25일 왕중왕전을 거행해 9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망우리공원은 경기도 구리시와 서울 중랑구를 경계에 두고 독립운동가는 물론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한 획을 그은 50~60여명의 인물이 잠들어 있다. 이중 20명 안팎 인물의 묘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매회 바꾸어 가며 진행됐다.

행사 전반은 각종 개발 사업으로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해 있는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시민들의 기부금과 증여를 통해 보존대상지를 매입하거나 확보해 보존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공동대표 김원, 조명래, 최중기)가 기획했다.

묘역을 찾아 문제를 푸는 새로운 방식의 ‘게임형 역사학습 프로그램’으로 지난 3월 첫 선을 보였고 10월까지 160모둠 900여명이 참가해 우수 모둠 18팀이 왕중왕전에 올라 지혜를 겨뤘다.

11월 25일 왕중왕전은 하루 종일 비가 오는 관계로 망우리공원 초입에 있는 ‘중랑구 어르신 게이트볼 경기장’에서 ‘도전, 골든벨’ 식으로 펼쳐 한성여고(2학년) 학생들이 민족독립상, 중평·하계·태랑중 연합팀이 문화예술상, 동원중(3학년)이 인문사회상의 영예를 안았고, 5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도전! 러닝맨 TF팀 김수종 위원장은“이 프로그램은 매회 청소년들이 3~5명이 모둠을 이루어 망우리공원의 역사인물 묘역을 찾아 해당인물과 관련된 문제풀이 및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게임형 역사와 인문학습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라며“첫 회를 제외하고 매회 조기 마감되는 등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왕중왕전을 무사히 진행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망우리위원회 김영식 위원장은“매회 참가한 학생들도 고맙지만 진정한 우승자는 자원봉사자들이다. 매회 30명이 넘는 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9개월 동안 함께한 4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라며“내년에도 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단점도 발견했다. 청소년들이 즐기며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보완을 하겠다.”고 했다.

행사를 마친 후 강평회에서 대학생 자원봉사자는“5차례 참석을 했다. 우리는 고생을 했다기보다 큰 대접을 받았다. 망우리공원을 통해 근현대사 특히 이념과 관계없이 함께 누운 위인들의 모습에서 화합과 소통의 미학을 배웠다”라며“후배들을 챙겼고, TF운영위원 선생님들의 지도에 잘 따랐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의 공모전에 선정돼 진행했고 교보생명, 서울시청, 서울교육청, 중랑구청, 망우본동 등이 후원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망우리위원회를 4년 전 구성해 현재 8인의 위원이 묘역 인물 연구와 스터디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묘역따라 역사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시민이 참여하는 '망우리 인문학 강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제1기 '망우리역사문화공원 인문학가이드 아카데미'를 통해 전문 해설사를 양성하고 있다.

망우리공원은 1933년 일제강점기 83만 3천㎡에 공동묘지로 조성돼 1973년까지 매장이 진행된 공동묘지다. 1998년 공원화 작업으로 명칭이 '망우리공원'으로 변경됐다.

공원 둘레 4.7킬로미터 순환로에 '사색의 길'로 부르고, 2016년 약 10억 원의 비용을 들여, 망우리공원의 대표적 역사인물 묘역을 연결해 ‘망우리공원 인문학 사잇길’로 조성했다.

민간단체와 자치단체의 이러한 노력으로 망우리공원은 공동묘지라는 어두운 이미지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교육의 장 그리고 앞서간 이들의 삶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성찰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