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 칼럼]영주에서도 덴동어미 화전가, 순흥초군청놀이 살려야 하지 않나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영주시 후보들에게 드리는 제언. 31
김수종 | 기사입력 2018-03-01 19:07:07

[영주타임뉴스=김수종칼럼] 일본 오사카 근처에 있는 효고현 다카라즈카시(宝塚市)는 인구 20만 명의 작은 도시에 연간 120만 명 내외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일본 어디에도 있는 온천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이곳에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바로 민간전철회사인 한큐전철주식회사(阪急電鉄株式会社)’가 지난 1914년에 창립·운영하고 있는 미혼 여성들로만 구성된 브로드웨이 뮤지컬극단인 다카라즈카가극단(宝塚歌劇団)’의 공연 때문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가극단의 힘이다.

쇼핑 혹은 먹을거리나 문화유산, 자연유산도 아니고 공연으로 사람을 불러들인다는 발상이 무척 흥미로운 곳이다. 물론 다카라즈카시에는 온천 이외에 1913년부터 계속되는 다카라즈카 관광불꽃놀이가 유명한 것도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는 하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분명 다카라즈카가극단 때문이다.

극단은 주로 미국 브로드웨이 스타일 뮤지컬에서부터 일본 순정만화, 문학작품을 각색하여 공연한다. 공연은 대부분 다카라즈카 시에 있는 다카라즈카 대극장에서 일부는 도쿄에 있는 다카라즈카 극장(東京宝塚劇場) 등에서 열린다. 출연배우는 전원 다카라즈카음악학교졸업생과 재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혼 등으로 퇴단 후 복귀하는 경우나, 외부 배우가 출연하는 경우는 없다. 또한 단원이 다른 무대나 TV등에 출연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TV가 대중화되면서 일시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1974년 이케다 리요코의 원작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무대화하며 다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이후 극단의 대표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여성극단인 관계로, 남성 역할도 여성이 맡는다. 공연 주제는 고금동서를 모두 망라하며, 역사극, 판타지, SF 등등 다채롭다. 단원 전부는 한큐전철 소속 직원으로 월급을 받는다.

재미난 것은 모든 단원의 개인 프로필은 생일만 공개되고, 나이와 본명은 비공개다. 모두 예명으로 활동하며, 본명은 쓰지 않는다. 물론 예명은 자유롭게 지을 수 있다. 단원은 전원 다카라즈카 음악학교에서 예과 2·본과 2년 교육을 이수한 직업배우들이다.

단원은 전부 생도라 불린다. 극단과 음악학교가 하나였을 당시의 관례가 이어진 것이다. 단원을 생도, 연습장을 교실, 연출가를 선생이라 부른다. 단원은 극단에 입단하면서 남성역과 아가씨 역 가운데 하나를 희망대로 정한다.

창설 초기에는 아가씨 역 쪽이 인기가 높았으나 현재는 남성역 쪽이 인기 있다. 무대 구성은 남성역이 중심이다. 극단의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배우의 스타 시스템을 들 수 있다. 공연하는 작품에서 중요한 배역을 담당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각 조에 소속된 배우 가운데에서 뽑힌 일부 스타로 한정되어 있다.

스타가 관객동원이나 인기몰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각 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자 역 배우는 주연 남자 역, 통칭 톱스타라 불리며, 주인공을 맡는다. 각본도 톱스타에 맞춰 작성된다. 그리고 톱스타의 상대역인 여자 역할 배우는 주연 아가씨 역, 통칭 톱 아가씨 역이라 불린다.

일반 상업 극단과 달리, 톱스타 및 톱 아가씨 역이 계속 주연을 맡게 된다. 톱스타를 정점으로, 밑으로 2순위, 3순위 등 역할이 붙여진다. 톱스타 외에는 능력에 따라 순위가 변동된다. 스타는 용모, 스타성, 인기가 중요한 요소다. 실력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스타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입단 당시에는 하급 레벨이었으나 노력을 거듭하며 인기를 얻어 톱스타로 승진하게 된다.

극단은 현재 하나구미(花組츠키구미(月組유키구미(雪組호시구미(星組소라구미(宙組) 그룹과 특별 그룹인 전과(専科)로 구성되어 있다. 생도는 각각 다섯 그룹 또는 전과 소속으로 나뉘어 있다. 그룹별로 개별 공연을 한다. 필요에 따라 전과에 소속된 생도가 참가하는 형태다. 각 그룹에는 대표인 조장(組長)과 부조장이 있다.

공연은 주로 본 공연(本公演)’이라 불리는 대극장 중심이며 수시로 전국순회공연을 가진다. 순회공연은 오사카 우메다 예술극장(梅田芸術劇場), 후쿠오카 하카타좌(博多座), 나고야 주니치 극장(中日劇場), 도쿄 닛세이극장(日生劇場) 등에서도 열린다.

물론 주요 공연은 다카라즈카 대극장이나 도쿄 다카라즈카 극장에서 상연한다. 각 그룹이 돌아가면서 공연한다. 보통은 전속작가가 각 그룹의 톱스타에 맞춰 작성한 신작을 상영한다. 때로는 해외 뮤지컬 상연이나 과거 작품을 재연하는 경우도 있다.

조별로 순번을 정하여 공연을 갖는 것이 정착되어있다. 본 공연에는 각 그룹의 모든 단원이 출연한다. 통산 공연은 한 달에서 한 달반 정도다. 원칙은 다카라즈카 대극장 공연이 이루어진 후에 도쿄 다카라즈카 극장에서 추후 공연한다.

작품이 대히트하는 경우에도 기간을 연장하지는 않는다. 전속 오케스트라가 따로 음악을 담당한다. 각 그룹 별로 본 공연은 1년에 한두 작품 정도다. 공연과 공연 사이에는 전국 순회공연을 갖는다. 신인들 위주로 편성되는 신인 공연도 다카라즈카 대극장 및 도쿄 다카라극장에서 수시로 열린다.

뜬금없이 일본 지방 소도시와 가극단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볼품없는 소도시가 연극하나로 전국에 이름을 알리고, 기업 지원을 받아 연극학교와 극단운영으로 인구의 6배가 넘은 관광객을 받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물론 대기업 지원이 주요하며, 기업이 연극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하여 볼 필요가 있다.

실은 극단을 운영하는 철도기업은 여객을 운송하는 일로 수익을 얻고, 극단 운영으로 부수입을 얻고 있다. 늘 아쉬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영주에도 지역 색이 짙은 작품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작품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분명하게 보인다. 바로 덴동어미 화전가’ ‘순흥초군청놀이.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고, 지역 특색이 강한 작품이 전국화 될 수 있는 우수한 토양이 된다. 우리도 선비로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할 수 있다. ‘덴동어미 화전가’ ‘순흥초군청놀이로 카네기홀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 영주에서 당장 기업 후원은 힘들다. 하지만 지역 기업의 공동지원과 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은 물론 시민들의 후원으로 유료공연이 가능한 공연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전국순회공연은 물론 해외공연도 고민해 볼 수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일할 사람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지방 소도시에서 공단조성이나 공장유치 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있는 자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시립극단을 만들어 지원하면 어떨까라고 고민하고 제안해 본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이다. 뜻이 있으면 반드시 길은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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