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논쟁으로 얼룩진 한국교회사, 화합 아닌 분열 가속화
개신교 최고 돈벌이 ‘이단 사업’, 이단조작자들의 이단조작史
김명숙 | 기사입력 2018-03-15 11:52:39

[광주타임뉴스=김명숙 기자] 최근 언론을 이용해 허위 내용으로 목사나 교회를 이단으로 만드는 전형적인 조작 수법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와 한국교회 내 무자격 이단감별사에 의한 이단조작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순복음초대교회 전태식 목사에 대해 허위사실을 적시한 월간 종교와 진리발행인 오 모 씨가 지난 2월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오 씨가 전목사와 무관한 사진과 기사를 게재하고 비방한 것에 대해 전파성이 높은 매체인 출판물 및 인터넷을 통해 허위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것으로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결했다.

자칭 이단감별사의 돈벌이 이단연구, 돈 안주면 이단

그동안 한국교회는 직업적(생계형) 이단감별사들에 의해 지나치게 많은 이단 정죄가 횡행했고 이단 조작의 폐해로 인해 극심한 분열과 분쟁을 일으켜왔다는 게 교계의 지적이다. 특히 매달 교회와 단체들로부터 받은 이단대책비가 수천만 원에 달했던 직업적 이단감별사들은 돈을 주면 정통이요, 돈을 주지 않으면 이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종교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국교회사에서 이단시비 논란 대상자들 중 이단으로 규정된 대부분의 경우는 1970년대부터 이단연구 활동을 해온 탁명환(국제종교문제연구소, 월간현대종교) 소장과 그 후계자라 불리는 최삼경(빛과소금교회, 교회와신앙) 목사에 의해 지목되었으며, 이들이 잘못된 잣대와 여론몰이로 상당수 이단 아닌 이단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최 목사는 탁 소장과 함께 현대종교의 편집위원으로 일하면서 이단을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탁 소장 사후 최 목사가 대를 이어 가장 왕성하게 이단감별사로 활동했다. 또 최 목사는 박형택(예장합신 이단상담연구소) 목사, 진용식(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목사, 이인규(평신도이단대책협의회) 권사 등과 함께 활동해왔다.

탁명환 소장과 최삼경 목사가 공모해 이단을 조작했던 대표적 사례로는 박윤식 목사(평강제일교회)’ 사건을 들 수 있으며, 1991년 이들의 공모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가 공개됨으로써 만천하에 드러났다. 당시 공개된 통화 내용을 보면 박윤식 목사를 이단 규정하기 위해 언론 보도와 신학생 시위를 통해 여론을 선동하고, 지인이 소속돼 있는 노회를 통해 이단 규정 청원을 헌의하자는 등의 이단조작 수법과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 2006년 평강제일교회 유종훈 목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당시 녹음된 내용으로 언론에 공개된 부분이지만 탁명환 씨의 지시를 통해, 그것이 통합측 총회를 통해 제기가 되고 급하게 (이단)판정이 된 것이라며, “박윤식 목사님의 설교를 왜곡한 최초의 사람은 탁명환 씨(1980년대)이고, 이를 이어 받아 문제시해 이단판결까지 이끌어 낸 사람은 통합측의 최삼경 씨(1990년대). 그리고 이들의 주장을 아무런 검토 없이 그대로 수용해서 황당하게 확대한 것이 총신대 교수들이다라고 밝혔다. 박윤식 목사에 대한 교단 맞춤 연구를 했던 총신대 교수 19명은 허위의 글들을 잘못 인용해 보고서를 만들었다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이렇듯 최삼경 목사를 비롯한 이단감별사로 활동한 자들은 신학대 교수들까지 이용해 조직적으로 이단날조를 자행해왔다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최 목사는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 부위원장, 한기총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장, 예장통합 이대위원장, 월간 교회와신앙주필 및 발행인 등을 역임하면서 자신의 권력과 언론사를 이용해 이단성 제기를 한 후 수천만 원의 금품을 요구해서 돈을 주지 않으면 이단으로 조작해 정죄한 사실들이 밝혀져 이단 제조기’, ‘종교 마피아로 불렸다.

또 진용식 목사는 최 목사와 함께 교회와신앙에서 몸담아오다가 모 교회를 비판하는 책을 폐기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수수하는데 최 목사가 중재 및 증인 역할을 하는 등 이단과의 부정한 금품 뒷거래를 하다가 들통 나기도 했다. 더구나 진 목사는 학력과 목사안수 과정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그로 인해 신학적 정통성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단이단정죄 아이러니, 이단정죄 체계구조 개선 시급

오랜 세월 이단조작으로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던 최 목사는 자신이 소속된 통합교단으로부터 삼신론(2001)과 마리아 월경잉태설(2010)로 이단으로 제기됐고, 2011년에는 한기총과 합동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됐다. 한기총은 최 목사를 이단·신성모독자로 최종 결론 내리며 교회사를 통틀어 가장 사악한 이단이라는 평가를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박형택 목사와 이인규 권사도 2015년 합동총신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바 있다. 그야말로 이단인 자가 타인을 이단으로 정죄하며 돈벌이 이단 장사를 해 온 셈이다.

급기야 한기총은 201212월 성명서를 내고 이단조작자 최삼경 목사의 잘못된 이단정죄 행위를 지적하고, “최삼경과 그를 따르는 무리들(박형택, 진용식, 최병규, 박용규 등)이 주도한 이단 연구를 전혀 인정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한기총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교회의 이단 대처 사역은 일부 무자격 이단감별사들로 인해 소명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고 이단정죄를 하는 등 폐해가 적잖이 있어왔다. 기독교계에서 이단으로 명명하는 것은 영적 살인임에도 불구하고 통합측은 무자격자인 최삼경이 일방적으로 연구한 것을 갖고 바로 정죄하는 양상을 보여 왔다. 최삼경은 오랜 세월 무소불위의 이단 권력을 휘두르며 한국교회를 농락했다고 비판했다.

교회연합신문 대표인 강춘오 목사는 속칭 이단감별사가 타겟으로 삼은 목사에 대해 문제가 될 만한 표현이나 설교문구를 일부러 찾아내 비판의 글을 쓴 뒤 자신이 속해있는 노회와 총회 이대위에 올리고, 자신이 직접 연구 검토, 승인 까지 거친 뒤 작성된 보고서를 총대들의 무검토 동의한마디로 결의되는 게 한국교회 이단정죄의 일반적인 과정이라며, “한번 이단 시비가 거론되면 기독교 공동체로부터 사형 언도와 같은 처지에 몰리는데 이토록 허술하기 짝이 없는 구조에서 개인의 신앙과 삶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끼치는 이단정죄에 대해 보다 신중함과 정죄 체계구조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기총이 발간한 <한국교회 이단논쟁 그 실체를 밝힌다>에서는 총회가 결의했다고 무조건 이단이나 사이비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그동안 대형교단들이 비윤리적이거나 신학의 부재를 안고 있는 자칭 이단감별사들에 의해 판단되어지고 작성된 엉터리 보고서에 의존해 함부로 이단으로 규정하고 판단해 온 잘못에 대해 깊은 회개와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의 앞날이 희망적이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