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 인근에 있는 월령교에서 눈물을 흘리다
김수종 작가 안동여행기, 4
김수종 | 기사입력 2018-06-09 12:25:31

[안동타임뉴스=김수종] 이어 뒤편에 있는 안동 태사묘(安東 太師廟)’로 갔다. 이곳은 왕건을 도운 고려의 개국공신 김선평(金宣平:新安東金氏 시조권행(權幸:安東權氏 시조장정필(張貞弼:安東張氏 시조)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곳이다. 1481(조선 성종 12)에 관찰사 김자행이 묘우(廟宇)를 세울 터전을 마련하고, 한국전쟁 때 전소된 것을 그 후 복원하였다. 부속건물은 보물각과 숭보당, ·서재, 경모루, 안묘당, 차전각 등이 있다. 정문 경모루로 누각건물인데, 이곳을 들어서면 전면에 숭보당이 있고, 좌우로 동·서재가 있으며, 그 뒤쪽으로 사당이 있다.

보물각에는 보물 제451호로 지정된 삼태사의 유물 1222점이 보관되어 있다. 숭보당 안에는 퇴계 이황이 지은 중건기문 등이 있고, 묘정에는 삼공신비가 세워져 있다. 우리들은 우선 보물각 내부를 둘러본 다음, 사당인 태사묘로 가서 인사를 드리고는 돌아서 나왔다. 사당이 상시 개방되어 있지 않아서 조금은 씁쓸한 곳이었다.

이어 이웃한 신세동 벽화마을로 갔다. 이곳은 지난 2016년부터 시행한 신세동 벽화마을 재생프로젝트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할매네 점빵부터 벽화 보수까지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2017년 연말에 마무리됐다. 이 모두 안동시와 마을 주민, 그리고 청년들의 합심으로 이뤄낸 성과다.

지난 2009년 마을미술 프로젝트로 달동네에서 벽화마을로 탈바꿈한 신세동 벽화마을. 작년 노후화한 벽화를 재정비해 새로운 그림들이 탄생했다. 특히 마을 입구 대형 낙서판은 방문객들의 방문 흔적을 남길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또 마을 전망대와 우물가 주변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마을 내에 이정표를 설치해 관광객들의 편의는 물론 새로운 볼거리를 마련했다.

안동시에서는 작년 10월 마을 입구에 노란 건물을 새로 지었다. 이는 할매네 점빵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마을주민과 청년들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주민 스스로 자립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2015년부터 매월 2회 그림애월영장터를 개최하고 할매네 점빵을 시범 운영해왔다.

이들은 초기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실시하고, 마을주민 30명으로 구성된 그림애문화마을협동조합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할매네 점빵 운영을 위한 주춧돌을 다졌다. 마을주민과 청년, 안동시의 합작품인 셈이다. 할매네 점빵은 20183월 개점했다.

신세동 벽화마을 주민들은 다년간 시의 주민역량강화를 통해 생활문화진흥원 사업인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에 도전, 선정돼 2년차 사업을 진행했다. 그 일환으로 주민들은 마을 인근 안동동부초등학교 학생들과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다.

신세동 벽화마을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로 주민들의 친절함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벽화를 두고 주민들 간의 갈등이 발생했던 다른 지역의 벽화마을과는 달리 이 마을 주민들은 관광객을 언제나 미소로 맞이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신세동 벽화마을에서는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을 통해 본격적으로 마을 이야기를 전하고 안내하는 이야기 할머니를 시작했다.

마을에 관한 궁금증은 이야기 할머니를 통해 해소할 수 있으며, 상시 마을 전망대에서 만날 수 있다. 이런 마을 활동은 올해 각종 언론 매체에도 소개됐다. 이에 따라 선진사례답사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들은 마을 할머니 6명이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는 할매네 점빵에서 커피와 과자를 조금 먹었다. 공동으로 운영하는 관계로 다른 인력이 필요 없고, 저렴한 임대료에 수익이 나면 배분이 가능한 관계로 할매네 점빵과 벽화마을에서는 관광객 방문에 거부감이 거의 없다고 한다. 역시 수입이 생기면 다들 관광객을 반기게 되는가 보다.

나는 커피를 한잔하고는 할머니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정말 기분이 좋은 찻집이다. 잘 되기를 기원한다. 커피를 한잔하고는 신세동 벽화마을까지 둘러본 다음 점심을 하기 위해 안동구시장으로 갔다. 오늘 점심은 보리밥에 안동간고등어구이다. 맛나게 밥을 먹고는 시장을 둘러보다가 간고등어를 하나 샀다. 요즘 고등어가 잘 잡히지 않아 무지 비싸지만, 안동하면 간고등어다. 30CM이상의 고등어 90%가 안동에서 유통된다고 한다. 그 만큼 간고등어하면 안동이다.

이제 안동댐 아래에 놓인 목책교인 월영교(月映橋)’로 갔다. 한 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이 간직되어 있는 나무다리이다. 먼저 간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뽑아 한 켤레의 미투리를 지은 지어미의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하고자 미투리 모양을 담아 다리를 지었다고 한다. 지난 2003년 개통되었으며 길이 387m, 너비 3.6m로 국내에서는 가장 긴 목책 인도교이다. 다리 한가운데에는 월영정(月映亭)이 있다.

월영교를 설명하자면 이야기가 조금 길다. 고성이씨 안동 입향조의 후손인 이굉(1441~1516)은 안동에 귀래정(歸來亭)을 지었다. 이굉은 원이 엄마 편지로 유명한 이응태의 고조부다. 이굉은 1513년 안동으로 내려와 반변천과 낙천이 합수되는 아름다운 곳에 정자를 짓고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뜻과 문장을 취해 귀래정이라 이름을 붙였다.

귀래정은 지리적·건축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정면 3, 측면 2, 배면 4칸의 T자형 건물이며 팔작지붕이다. 앞면에는 대청을 두고 뒷면에는 온돌방을 꾸몄다. 규모가 작고 꾸밈새가 검소하나, 앞면의 큰 마루가 별당으로서 여유와 운치를 더한다. 고성이씨 참판공파 종가(귀래정 종가)가 세상의 관심을 받은 것은 원이 엄마 편지450여 년 만에 빛을 보면서부터다.

19984월 안동시 정상동에 있던 무덤에서 조선 시대 미라와 함께 100점의 복식이 출토됐다. 미라의 주인공은 이응태(1566~1586). 이응태는 바로 귀래정을 지은 이굉의 현손이다. 이응태의 무덤에서는 원이 엄마 편지를 비롯해, 각종 편지와 머리카락과 삼을 섞어서 만든 미투리가 출토돼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원이 엄마 편지는 남편 이응태가 31세에 죽자, 부인이 남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남편의 가슴 위에 얹어 묻은 것이다. 가로 58.5, 세로 34크기의 이 편지는 한글 고어체로 쓰였다. ‘둘이 머리가 희도록 살자다가 어찌 당신만 먼저 가십니까?’ ‘뱃속의 자식이 태어나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는 거지요?’ ‘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세요등의 애절한 내용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미투리는 병든 남편의 쾌유를 기원하며 부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삼과 섞어서 만든 것이다. 안동시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 가면 미투리란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4D로 볼 수 있다.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입구 터에는 원이 엄마 상()이 세워져 있다.

원이 엄마 이야기는 미국의 고고학 잡지 아케올로지’,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적 고고학 저널 엔티쿼티’, 세계적인 인문지리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등에도 사연과 함께 사랑의 고귀함이 소개돼 세계인들의 감동을 산 바 있다. 안동대학교박물관에서는 이 유물들을 ‘450년 만의 외출이란 주제의 특별전을 지금도 하고 있다.

원이 엄마 편지의 감동은 월영교에서 구현됐다. 다리는 원이 엄마가 머리를 잘라 만든 미투리 모양을 형상화했다. 안동시 상아동과 성곡동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목책 인도교로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운치가 있다. 주말이면 하루 3회에 걸쳐 20분간 분수가 가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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