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의회 가이드 폭행 누리집 게시판에 하루에 '70년치 게시글 올라
극도로 분노한 민심...지방의회 출장비,세금낭비 비난여론 쇄도
서승만 | 기사입력 2019-01-09 08:03:22

그만큼 민심이 극도로 분노의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예천군의회의 누리집 게시판에는 지난 14년5개월 동안 올라온 글은 101건에 불과했었는데 말이다.

또한 이런 해외출장이 도마위에 오르자 예천군 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해외출장비도 다시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스스로 의회에서 '셀프인상' 하고 펑펑 쓰는 의회들의 모습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지난달 미국·캐나다 연수 중 가이드 폭행(박종철 부의장), 여성 접대부 요구(권도식 의원)로 물의를 일으킨 경북 예천군의회는 의원 9명의 9박 10일 연수에 1인당 442만원을 썼다.

2017년에는 4박5일 라오스 연수에 1인당 200만원을 썼다. 1년 새 해외연수 기간과 비용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런 문제는 예천군의회만이 아니다.

전국 243개 지방(도·시·군·구)의회의 2017~2019년 예산을 살펴보면 해외출장비 예산이 2년 새 평균 3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내 해외출장 예산은 내가 정한다? 갑자기 2배 올리기도 한다.

올해 전국 지방의원의 해외출장비 예산은 총 145억 2307만원이다(2019년 본예산 기준). 2017년의 112억 2545만원보다 29.4% 늘어난 액수다.

민선 7기(2018년 7월~2022년 6월) 지방의원 정수가 3756명으로 6기(3692명)보다 64명 늘어난 탓도 있지만, 의원 1인당 평균 출장비도 연간 304만원에서 387만원으로 27% 뛰었다.

지방의원 해외출장비가 이렇게 대폭 인상된 것은 의원들이 자신들이 갈 연수를 ‘셀프 심의’하기 때문이다. 2017년 이전에는 달랐다. 행정안전부가 의회 규모나 지역 경제 수준을 고려해, 기준 액수를 정해줬다.

하지만 2018년 예산부터는 관련 예산 권한이 지방의회로 넘어왔다. 의회의 업무추진비ㆍ국외여비ㆍ공통경비 예산의 총합이 일정액을 넘기지 않으면 된다(지방의회경비 총액한도제).

지방자치의 의의를 살려 지방의회에 재량권을 준다는 취지다. 그러자 2016년→2017년 1.8%였던 지방의회 해외출장비 인상폭이 2017년→2018년 19.3%로 급등했다. 예산 자율권을 받자마자 해외출장비부터 올린 것이다.

2018년 6·13 지방선거로 뽑힌 새 지방의원들도 해외출장비 예산을 증액했다. 2018년→2019년 인상 폭은 8.4%다. 지방의원 1인당 연간 해외출장비도 363만원(2018년)에서 387만원(2019년)으로 올랐다.

가난한 지자체라고 말하고 있지만 공익을 위한 언론사 광고 후원하라고하면 돈없다고 하면서도 의원 해외출장비 인심은 넉넉하다. 공공의이익보다는 의원들 개인의 이익에만 여념한다.

올해 지방의원 1인당 해외출장비를 가장 많이 책정한 곳은 인천 동구의회다. 1인당 650만원으로 지난해의 2배다. 경기 파주시의회(인당 585만원), 강원 화천군의회(인당 567만원)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파주시는 29%, 화천군은 33%를 올렸다. 의원 해외출장비를 많이 쓰는 지자체 중에서는 재정이 열악한 곳도 많다.

해외출장비 예산 전국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강원 화천군, 경북 청송군, 경북 봉화군의 재정자립도는 10~11% 수준(2018년 예산 기준)으로,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237위·238위·239위다. 뒤에서 5~7등이라는 얘기다.

재정자립도는 지자체가 필요한 돈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재정자립도가 10%라는 것은 자체 수입으로는 쓰임새의 10분의 1밖에 조달 못 해 중앙정부에 손을 내미는 처지라는 의미다.

'가이드 폭행' 예천군의회 누리집 게시판에, 하루에 '70년치 게시글 올라와 -14년5개월 동안 예천군의회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101건에 불과

8일 하루에만 예천군의회 게시판에 글 489건 폭주 의원직 사퇴 요구하거나 비꼬는 비판 글들 줄 이어 지난 4일 기자회견 이후 예천군의회는 사흘째 침묵하고 있다.

8일 밤 11시께 경북 예천군의회 누리집 게시판에 예천군의원들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와있다.

‘오늘 예천군의회(누리집 게시판)에 30년치 대화글이 달렸네.’ 공무국외여행에서 가이드 폭행 등 논란을 일으킨 경북 예천군의회의 누리집 ‘군민참여-의회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8일 이런 제목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이날 예천군의회 게시판에 비판 글이 폭주하자 이를 비꼰 것이다. 실제 8일 하루에만 예천군의회 게시판에는 모두 489건의 글이 줄을 이었다.

8일 저녁 6시께에는 예천군의회 누리집에 접속이 되지 않는 현상까지 일어났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 대부분은 예천군의회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즉각 사퇴하고 예천을 떠나라’, ‘예천군에서 하던 짓들이 캐나다에서 통할 줄 아셨나요’, ‘고향이 예천이라는 것이 부끄러워’, ‘내가 부끄러워서 회사에서 고개를 못 들고 다닌다’ 등과 같은 글이 줄을 이었다.

‘예천군의회 전 의원 사표내라. 자한당 해산하라’, ‘즉각 사퇴하고 예천을 떠나라’ 등 예천군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글도 많았다. 예천군의원과 함께 예천지역 전체를 비꼬는 게시글도 줄을 잇고 있다. ‘노래방 성지로 달립니다’, ‘예천군 수준이 보입니다’,

‘예천군은 예산으로 보도방이나 운영하라’, ‘여기가 깡패들 모아와 의원 만든다는 예천군인가’, ‘성지순례 왔습니다’ 등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예천군의회 누리집에는 9일 새벽에도 계속해서 비판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예천군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은 높아지고 있지만 의원들은 나흘째 침묵하고 있다. 지난 4일 예천군의회 이형식 의장과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 부의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한 이후 예천군의회는 입을 닫고 있다.

가이드를 폭행한 박 의원이 부의장직만 내려놓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것이 전부다. 는 이 의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예천군의회는 지난달 20일~29일 미국과 캐나다에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왔다.

의원 9명 전원과 의회사무과 공무원 5명 등 모두 14명이 해외연수에 참여해 6188만원을 썼다. 이후 박종철(54) 의원이 해외연수에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권도식(61) 의원은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폭행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가이드는 “폭행사건 당시 현지 경찰에 신고하자 의장과 몇몇분이 무릎을 꿇고 한 번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며 “내가 실수해서 넘어져 다친 것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예천군 의원들은 급하게 돈을 걷어 합의금 명목으로 500만원 가량을 가이드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의원들의 중재로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박 부의장은 가이드에게 적반하장 태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이드는 “호텔에서 합의문을 써 주자 박 의원이 이를 주머니에 넣더니 ‘나도 돈 한번 벌어보자. 너도 나 한번 쳐보라’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 부의장은 지난 4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부의장직 사퇴와 자유한국당 탈당을 선언했다.

물의를 빚은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 9명도 연수비용을 모두 반납하기로 했다. 여기엔 함께 간 직원 5명도 포함됐다. 연수비용은 1인단 442만원씩 총 6188만원으로 모두 예천군 의회가 지원했다. 경찰은 지난 7일 시민단체 활빈단이 박 부의장을 폭행 등의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경북타임뉴스=서승만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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