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야심 차게 준비한 강제수사 카드가 법원에 의해 거부되면서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수사 동력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새벽,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원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사건의 피해 결과가 중한 것은 분명하나,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특히 영장심사 단계에서는 피의자가 검찰의 증거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고 증인신문권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 수사의 핵심은 MBK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과 기업회생 신청을 예견하고도 투자자들을 속였는지 여부다.
검찰은 MBK 경영진이 지난해 2월, 신용등급 강등 직전에 1,164억 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ABSTB) 등을 발행해 증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채권을 판매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계획된 ‘사기’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은 고의성 등 주관적 구성요건에 대해 검찰의 논리보다 피의자 측의 반박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보았다.
김 회장을 제외한 임원들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1조 원대 부채를 자본으로 둔갑시킨 분식회계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2,500억 원의 차입 사실을 감사보고서에서 누락하고 신용평가사에 대출 특약 조건을 알리지 않은 업무방해 혐의 등도 영장에 적시됐다.
에 대해 MBK 측은 “회생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검찰이 오해한 것”이라며 “법원의 결정은 우리의 입장이 타당하다는 것을 인정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영장 기각으로 검찰의 수사 계획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반부패수사3부는 기각 사유를 면밀히 분석한 뒤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법원이 ‘혐의 소명 부족’을 명시한 만큼 보강 수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통 공룡 홈플러스의 운명이 걸린 이번 사태가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무리한 수사로 기록될지 재계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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