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G20 정상회담, 한국의 성과와 그 이후
[경제시론]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기사입력 2009-05-24 10:12:25

런던에서 개최된 2차 G20 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회의가 끝난 후 해외언론에서 각 나라별로 어느 나라가 얼마나 더 많은 이득을 보았는가에 대한 평가표를 제시한 적이 있다.



한국은 대부분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간정도 이득을 획득한 것으로 표기되었다.



한국이 다른 나라들에 맞서서 관철시켜야할 뚜렷한 이해관계를 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 자체만이 아니라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 1차 G20 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 한국이 얻은 성과들은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적지 않았다.



그동안 금융선진국에게만 허용되던 금융안정포럼(FSF)의 회원국이 되었고 이제 다시 금융안정위원회(FSB)의 회원국이 되어 향후 세계 금융질서의 관리와 감독에 참여하게 되었다.

국제금융시장 규칙 '준수자'에서 '제정자'로

뿐만 아니라 전세계 은행감독의 기준과 규정을 좌우하는 바젤위원회(BCBS)의 회원으로도 가입되었다. 한국이 국제금융시장에서 규칙준수자의 역할에서 규칙제정자의 자리로 이동한 것이다.

한국이 제안하여 세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보호주의 저지(Stand-still)도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1년 더 연장되었다.



더 나아가 아예 WTO가 감시하여 합의를 어기는 국가는 보고를 통해 구체적으로 거명(name and shame)하여 국제적 압력을 행사하도록 강화되었다. 무역활성화를 위해 무역금융을 확대하는데에도 정상들이 합의하였다.



무역이 가장 중요한 경제적 기반인 한국으로서는 경제회복에 가장 필요한 사안들을 관철시킨 것이다.

한국은 자국 이득만이 아니라 저소득 국가들을 위한 공적지원금(ODA) 확대에도 국제사회의 동의를 이끌어 내어 국제적 위상을 제고했다.



신흥국들의 지위를 확대하기 위한 국제금융기구의 개혁을 위해서도 한국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한국은 G20 의장단의 일원으로서 자국이기주의적 횡보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소리없이 국가이득을 확보하고 국제사회가 주요사안들에 합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여하였다.



한국의 외교능력이 한 단계 더 성숙한 증거이다.

지적(知的) 리더십, 준비된 정상회담

한국이 이처럼 G20회의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철저한 준비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리더십은 기본적으로 재력이나 군사력이 바탕이 된 국력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조건을 구비하지 못한 한국은 지적인 리더십에 특화하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중요이슈를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전략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관련부처와 기관에 담당기구가 조직되어 있고 여기에 민간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지혜를 모으도록 체계적인 대비체제를 운영해왔다.



그리고 전략적인 조화를 위해 총괄지휘는 G20 공조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

이제 2차 정상회담이 끝났지만 금년내로 3차 정상회담을 가지기로 합의되었다.



금년 11월 이후부터는 G20 재무장관 회의 의장국이 된다. 3차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어디에서 개최되건 한국은 의장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정말 중요한 본선이 남아있는 셈이다. 정부내외의 모든 전문가들이 힘을 합해 지금까지보다



더 철저한 준비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이 이러한 노력을 기울여서 추구해야할 목표는 무엇일까. 첫째는 무엇보다 조속한 경제회복이다.



해외의존도가 70%를 넘는 한국경제의 앞날은 국제사회의 경제적 회복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한국이 주요 국제현안관련 규칙제정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G20 정상회담이 아예 국제현안을 해결하는 국제기구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러한 바람은 한국의 노력만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 각국이 이 기구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필요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2차 정상회담의 성과로 G20의 미래는 더욱 밝아진 셈이다.

ODA 확대 등 선도적 모습으로 국제 위상 강화해야

향후 G20가 지속적인 국제사회의 규칙제정자가 되고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실질적 기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첫째, FTA의 적극적 추진으로 보호주의 배격을 실천해야 한다.



한국은 이번 정상회담시에 EU와의 FTA체결을 공식선언할 예정이었으나 관철시키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대외시장 확대만이 아니라 보호주의에 역행하는 국제공조의 전범을 보임으로 국제공조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지금까지 논의되거나 추진되어온 여타 국가들과의 FTA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적개발원조(ODA)를 증액해서 저소득 국가의 고통해소에 기여해야 한다.



한국은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지원에 인색했다. OECD 국가들의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의 공적개발원조가 평균적으로 GNI 대비 0.28%인데 반해 한국은 0.07%만을 제공해왔다. 따라서, 2010년까지 ODA를 500억 달러 증액하려는 한국의 계획을 조금이라도 앞당겨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셋째, 파리클럽의 가입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파리클럽은 부실채권이 쌓여 갚을 수 없게 된 개도국에 대해 일부 탕감해주고 나머지를 갚을 수 있도록 조건과 일정을 조정하는 채권국 모임이다.



현재 한국과 채무관계로 파리클럽의 도움을 받아야할 국가는 없지만, 한국이 상징적으로라도 심각한 채무국에 도움을 주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국제사회에 리더십을 보일 수가 있다.

올 가을 G20 재무장관회의 의장국 데뷔… 실력발휘 찬스 잡아야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주로 도움을 받아온 국가였다.



그 결과 국제사회에서도 수동적으로 주어진 규칙을 준수하는 역할만을 감당해왔다.



그동안 한국의 소득이 급속히 늘어나고 경제규모가 증가해도 국제사회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왔다.



그러나 이제는 적극적인 규칙제정자로 국제적 경제협력 조건 조성에도 우리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특히 이번 가을부터 수임하게 되는 G20 재무장관 회의의 의장국으로서의 지위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적기에 찾아온 기회이다.



철저한 준비를 통한 지적 리더십 확보에 더하여 국제사회의 책임에도 적극성을 보일 때에만 이러한 기회는 향유될 수 있을 것이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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