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교육경비 삭감 반대 '누가 이들을 집회로 내 몰았나'
박정도 | 기사입력 2015-11-09 15:30:21

원주시학부모협의회는 9일 원주시청 광장에서 2016년도 원주시 교육경비 삭감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원창묵 원주시장에게 호소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박정도 기자
원주시 교육경비 삭감은 ‘교육여건 퇴보 행위’

아이들 꿈을 밟아가며 문화를 누릴 맘은 추호도 없다.

[원주=박정도 기자] 연이은 가을비가 그친 원주시청 공원 광장에 ‘X’자 테잎을 붙힌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들은 ‘2016 원주시 교육경비 삭감’에 대해 재조정을 요청하기 위해 모여든 관내 초등학교 학부모연합회원들이다.

9일 11시 시청 앞 광장에 집회신고를 하고 교육경비 삭감 재조정을 외치는 학부모들은 ‘내 아이들이 보다 낳은 여건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 뿐이다.

삼삼오오 모여든 부모들이 서로 반갑게 웃음을 보이며 인사를 나눴다. 그것도 잠시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되자 얼굴에 웃음은 사라졌다.

9일 원주시청 광장에서 열린 '2016년 교육경비 삭감'을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한 학부모들이 집회 홍보판을 들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정도 기자

원주시학부모연합회 간부들이 집회 무리 앞에 나란히 섰다. 마이크를 돌아가며 외치는 구호에는 같은 말이 계속 되풀이 됐다. 그건 아이들의 교육여건 회복이었다.

“명륜동에 세워지는 문화공간이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가”

“우리는 아이들의 교육여건을 퇴보시키면서까지 문화를 누리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평소 집회를 참여해보지 않은 이들은 구호가 맞지 않고 일사 분란함은 없었으나 진지함만은 누구 못지 않았다.

원주시학부모연합회 라정숙 부회장은 “경비삭감은 도내에서 그나마 앞선 교육여건을 후퇴시키는 행위다. 그건 아이들의 꿈을 밟는 행동이다”고 외쳤다.

이어 또 다른 연합회 간부는 “시장이 해결을 못하면 도지사가 해결하라. 옛 원주여고 부지를 매입해서라도 해결하라”며 “어떤 정책을 펼치더라도 아이들이 피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여한 학부모들이 집회 도구를 들고 서 있다. 입에 'X'자 표시를 한 마스크를 쓴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박정도 기자

이번 사건은 결국 시가 문화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예정한 옛 원주여고 부지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원안은 강원도 교육청 소유 옛 원주여고 부지와 강원도 소유 옛 종축장 부지 교환안건이 나왔으나 교육청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 시는 부지 매입을 위해 120억원을 마련해야 했고 결국 교육경비 부분에 칼을 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은 “교육감과 시장이 서로 완력 싸움을 하는 것 같다. 누구하나 숙이고 들어가지 않으려하고 ‘나는 만날 준비가 돼있다’, ‘언제든지 찾아와라’는 식의 말만 되풀이 한다”고 비판했다.

원 시장은 6일 열린 학부모연합회 간부와의 간담회에서 “애초 이야기가 나왔던 교육청 소유의 옛 원주여고 부지와 강원도 소유의 옛 종축장 부지 교환 문제만 해결 되었더라도 지금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애초 문제점을 지적하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일부 부모들은 “민선 5기 공약을 통해 2014년까지 10%대까지 올렸던 예산을 민선 6기 공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경비를 조정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결국 민선 5기 공약은 선심성 공약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원 시장의 답변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결국 문화커뮤티니센터 건립도 자신의 공약이니까 어떻게든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집회가 중후반으로 치달으며 학부모단체는 호소문을 낭독하며 단체장들을 강하게 비반했다.

최 지사가 지난 선거 때 종합문화센터 건립이라는 공약이 시 교육경비 삭감으로 이어지며 원주지역 학생들만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빼앗겼다는 것이다.

또 민병희 교육감에게는 3만5000여명의 학생들을 볼모로 학부모들을 앞세우는 행정을 펼치지 말고 양심적으로 모든 대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원창묵 원주시장에게는 감정적으로 나서지 말고 정치력과 시정의 모든 역략을 집중해 교육경비를 정사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현장에 나온 한 언론기자는 “이제 와서 이렇게 한들 서로의 고집을 꺾고 원위치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단체들은 해결 때까지 어떤 조치든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단체장들과의 마찰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회에 참여한 학부모들 뒤로 현장 통제를 위한 경찰과 시청 직원들이 집회를 지켜보고 있다./ 박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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