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뉴스=박근범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창업 지원 플랫폼 '모두의 창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공식 용어인 '유출' 대신 '노출'이라는 표현을 반복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정부 e브리핑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2일 진행된 중기부 브리핑에서 노용석 제1차관은 구체적인 피해 항목을 설명하며 "일부 정보가 노출됐다", "개인정보나 상세 도전신청서는 노출되지 않았다", "세 가지 정보가 암호화된 형태로 노출됐다" 등 '노출'이라는 단어를 5차례나 거듭 사용했다.
![쿠팡이 처음 보낸 개인정보 노출 통지
[문자메시지 캡처]](/files/news_article_images/202606/1700225_20260624081307-33829.720px.jpg)
'유출'과 '노출'의 법적 차이… 책임 회피 위한 의도적 선택인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유출'과 '노출'의 무게감은 완전히 다르다. 법에서는 개인정보의 '분실·도난·유출'에 대해 처리자의 엄격한 의무와 과징금 부과, 손해배상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반면 단순 '노출'의 경우 웹상에 드러난 정보를 삭제하거나 차단하는 조치 수준에 그친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중기부의 이 같은 태도가 향후 규제 기관의 조사와 책임 추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노출된 정보가 제3자나 비인가자에게 넘어간 것이 확인되어야 유출이 성립된다"며 "중기부가 '노출'을 주장하는 것은 해킹 여부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워 책임을 덜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런 입장을 고수하면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중기부가 아닌 규제 기관(개보위)이 직접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쿠팡엔 "노출 말고 유출로 고쳐라" 6천억 때리더니… 정부의 '내로남불', 이러한 중기부의 행태는 최근 민간 기업을 향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앞서 개보위는 지난 11일, 3,75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6,24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개보위는 쿠팡이 초기 통지에서 '노출'이라는 표현을 쓰자 "이미 유출을 확인했음에도 '노출'로 통보해 국민의 혼선을 초래했다"며 '유출'로 수정해 재통지하라고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SK텔레콤이 개인정보 탈취 사고 당시 '유출 가능성'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도 엄중 경고하며 1,347억 원의 과징금을 처분했다.
기업들에게는 엄격한 법리 적용을 요구하며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물리던 정부가, 정작 자체 플랫폼의 관리 소홀로 발생한 공공 영역의 유출 사고에는 '노출'이라는 방어막 뒤에 숨으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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