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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현장] ‘6·3 선거’ 잠실 개표소 봉쇄 한 달째… 투표함 갇혔는데 정치권·경찰은 ‘방관’



중앙선관위 [재판매 및 DB금지]
중앙선관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타임뉴스=이승근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잠실 개표소)의 ‘봉쇄 시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력한 행정과 공권력의 소극적 대응, 정치권의 눈치 보기가 맞물리면서 국가 선거의 핵심 세물(貰物)인 투표함이 공공 체육시설에 통째로 갇히는 초유의 사태가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1일 현장 취재를 종합하면, 핸드볼경기장을 에워싼 시위대들은 투표함이 이송된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27일째 모든 출입구를 전면 점거하고 있다. 이들은 투표함과 투표지의 외부 반출을 온몸으로 막아서고 있지만, 이를 통제해야 할 책임 기관들은 제각각 뒷짐만 지고 있다.

‘명목상 보관 주체’ 선관위의 무능… 봉쇄 12일 지나서야 경찰에 조력 요청, 공직선거법상 투표함의 관리와 보관 책임은 명백히 선관위에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미 잠실 개표소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력을 상실했다. 

선거 부실 관리 책임론으로 해체 위기까지 몰린 선관위는 시위대의 눈치만 보며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선관위가 경찰에 물품 이송 조력을 공식 요청한 것은 봉쇄가 시작된 지 무려 12일이 지난 지난달 16일이었다. 뒤늦게 지난달 26일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이 시위대와의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으나, 신변 안전을 우려한 경찰의 만류에 허무하게 발길을 돌리는 등 무기력한 모습만 노출했다.

“우리가 무슨 죄냐” 불똥 맞은 체육계, 문체부까지 나섰지만 ‘묵묵부답’, 정치적 갈등과 무관한 체육단체들은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았다. 경기장 운영 주체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아무런 권한 없이 상황이 정리되기만을 기다리는 처지다.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체육계는 기자회견을 열고 업무 정상화를 위한 공권력 투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지난달 22일 선관위에 ‘투표함을 조속히 반출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며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선관위 측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체육계의 피해만 고스란히 누적되고 있다.

표심 의식한 정치권·책임 회피 경찰… ‘참정권 방패’ 뒤에 숨은 공권력, 여야 정치권과 경찰 역시 난처한 기색을 숨긴 채 관망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시위가 ‘참정권 침해에 대한 항의’라는 명분을 띠고 있어, 자칫 강경 진압에 나섰다가 불어닥칠 정치적 역풍과 책임론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16일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시위대 간의 진입 합의가 여당 의원들의 중재로 한차례 성사되는 듯했으나, 단 한 명의 시위자가 문을 가로막고 격렬히 저항하자 공권력은 힘없이 무너졌다.

경찰은 현재 적극적인 강제 해산 대신 인파 및 안전 관리에만 치중하고 있다. 미신고 집회라는 위법성에도 불구하고 충돌 시 발생할 부상자와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 때문에 몸을 사리는 것이다. 

현장 경찰관 폭행 등 명백한 불법 행위는 엄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지만, 공공질서 유지를 핵심 임무로 하는 경찰이 위법 상태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승근 기자 이승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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