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마지막 회 전국 시청률 23.0%, 순간 최고 시청률 27.1%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에서도 글로벌 비영어권 TV 부문 3주 연속 1위에 오르고 73개국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 소지섭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시 총을 든 전직 특수요원으로 출연한 이 드라마는 네이버웹툰 ‘김부장’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작화를 맡은 정종택 작가는 목원대 웹툰학과 07학번 동문이다. 목원대 웹툰애니메이션게임대학도 정 작가의 ‘김부장’을 주요 졸업생 연재작으로 소개하고 있다.
빠른 장면 전환과 묵직한 액션, 회차마다 위기를 끌어올리는 웹툰 특유의 연출은 독자의 몰입도를 높인 데 이어 영상화 과정에서도 작품의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소지섭의 앞선 넷플릭스 흥행작 ‘광장’ 역시 목원대 동문이 그린 동명 웹툰에서 출발했다. 원작 작가인 오세형 작가는 목원대 02학번 동문으로, 목원대가 공개한 졸업생 작품 명단에도 ‘광장’이 올라 있다.
지난해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은 조직을 떠났던 남자가 동생의 죽음을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복수극이다. 절제된 대사와 선 굵은 액션을 앞세워 공개 사흘 만에 49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2위에 올랐고, 공개 둘째 주에는 1위를 차지했다. 첫 주부터 세계 44개국 ‘톱10’에도 진입했다.
‘광장’에 이어 ‘김부장’까지 흥행하면서 목원대 출신 작가들의 웹툰이 약 1년의 시차를 두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주요 콘텐츠로 재탄생한 셈이다.
두 작품의 성과는 웹툰이 단순히 드라마와 영화에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영상 제작의 ‘설계도’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웹툰에는 인물과 세계관, 대사뿐 아니라 화면 구도와 장면 전환, 인물의 움직임까지 시각적으로 구현돼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에서 독자층과 대중성을 검증받은 웹툰이 드라마와 영화, 게임 등으로 확장되면서 캐릭터와 서사를 설계하고 회차별 장면을 연출하는 창작자의 역량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목원대의 웹툰 교육 역시 작화 기술에 머물지 않고 캐릭터 설정과 세계관 구축, 이야기 구조, 컷 구성, 장면 전환과 회차별 연출을 종합적으로 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목원대는 1999년 대전지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웹툰·만화·애니메이션 관련 전공을 개설했다. 이후 20여 년 동안 창작 인재를 배출했고, 2023학년도에는 웹툰애니메이션게임대학을 신설해 웹툰학과와 애니메이션학과, 게임콘텐츠학과가 콘텐츠 기획·제작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을 구축했다.
웹툰학과에는 네이버웹툰 등 주요 플랫폼에서 작품을 연재하는 현직 작가들이 교수진으로 참여한다. 학생들은 한 컷의 작화 완성도뿐 아니라 독자가 첫 장면에서 작품에 관심을 갖고 다음 회까지 읽도록 만드는 이야기 구성과 연출 방법을 함께 배운다.
작품 기획 단계부터 영화나 드라마의 콘티를 제작하듯 인물의 동선과 시점, 화면 구도를 설계하고, 회차 마지막에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이는 연출도 훈련한다. 플랫폼 연재를 넘어 드라마와 영화, 게임 등 다른 매체로 확장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육이다.
전영재 목원대 웹툰학과장은 “학생들에게 한 컷의 완성도만 묻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동선과 장면 전환, 회차 마지막의 흡인력까지 영상 콘티를 짜듯 설계하도록 지도한다”며 “예술성과 함께 독자가 재미를 느끼는 상업적 완성도를 중시해 온 교육이 다른 매체로 확장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목원대 동문의 웹툰이 영상 콘텐츠로 확장된 사례는 ‘김부장’과 ‘광장’에 그치지 않는다. 99학번 윤미경 작가의 ‘하백의 신부’는 2017년 드라마로 제작됐으며,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꼬마비 작가의 ‘살인자ㅇ난감’과 ‘S라인’도 영상화돼 주목받았다.
졸업생들의 성과는 재학생의 공모전 수상과 플랫폼 진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목원대 웹툰학과 학생들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주요 대학 웹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수상작은 네이버웹툰 정식 연재 기회로 연결됐다.
입시 경쟁률도 높게 나타났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 웹툰학과 실기전형에는 60명 모집에 992명이 지원해 16.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부장’과 ‘광장’의 흥행은 목원대에서 교육받은 창작자의 작품이 지역과 대학의 경계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원천 IP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졸업생이 산업 현장에서 성과를 내고 그 경험과 노하우가 후배 창작자 교육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형성되고 있다.
이희학 목원대 총장은 “지역대학의 경쟁력은 오랜 기간 축적한 교육 체계와 졸업생의 성과로 증명된다”며 “졸업생이 콘텐츠 산업 현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그 경험이 다시 후배들의 교육과 성장으로 이어지는 창작 생태계를 더욱 촘촘하게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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