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단체 성명서]최근 태안군 주요 인사와 일부 지역사회에서 화력발전소의 계속 운영 또는 수명 연장과 연계된 ‘발전 5사 통합본사 태안 이전’을 지역경제와 군민 생존의 핵심 대안으로 주장하고 있다.
사단법인 환경행동연합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공기관 유치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사단법인 환경행동연합 로고]
그러나 실현 가능성과 경제적 효과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통합본사 이전 구상을 마치 태안군의 유일한 생존전략인 것처럼 내세우는 데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
특히 화력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건강 이상과 환경오염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전소 존치와 세수 확대만을 강조하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뒤바꾸는 일이다.
지역의 존립은 특정 기업의 본사나 발전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주민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지속가능한 지역산업, 행정에 대한 신뢰가 지역 공동체 존립의 근간이다.
환경행동연합은 분명히 밝힌다.
오늘의 세수를 위해 내일의 주민 건강과 생명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주민의 건강보다 가치 있는 세수는 없다.
1. 화력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희생부터 직시해야 한다
태안화력발전소가 들어선 이후 원북·이원·소원 지역 주민들은 국가 전력 생산을 위해 장기간 환경적·사회적 부담을 감내해 왔다.
발전소 주변에서는 온배수 배출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 어패류 폐사와 이상징후, 비산먼지와 대기오염, 토양·지하수 오염 가능성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대책위와 환경행동연합이 확보한 주민 건강검사 자료에서도 일부 주민에게 중금속 고노출 결과가 확인됐다. 다만 개별 검사 결과만으로 화력발전소와 질환 사이의 인과관계를 곧바로 확정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것이 독립적이고 정밀한 역학조사다.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행정기관의 판단은 오염과 건강영향이 없다는 결론과 같지 않다. 충분한 조사 없이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행정기관이 해야 할 일은 조사를 종료하는 것이 아니라 조사설계를 보완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다.
충청남도는 고노출 주민에 대한 지속적인 건강관리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추가 정밀 역학조사 계획은 없다는 취지로 회신한 바 있다.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고노출자가 존재하고 지속 관리가 필요하다면, 노출물질과 경로, 건강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후속조사가 뒤따라야 한다. 주민의 건강 이상을 개인적 문제로만 돌린 채 발전소의 경제적 효과와 세수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2. 발전 5사 통합본사 이전의 실현 가능성과 효과부터 검증하라
발전 5사 통합은 국가 에너지정책과 공공기관 운영체계 전반에 관한 사안이다. 통합 여부와 본사 소재지는 정부 정책, 관련 법령, 공공기관 이전 원칙, 전력산업 구조개편, 노사관계와 지역 간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국가적 정책과제다.
그럼에도 구체적인 정부 방침이나 법적 근거, 이전 절차와 경제성 분석 없이 ‘통합본사 태안 이전’을 군민의 생존 또는 태안군 존립의 유일한 대안처럼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최소한 다음 사항부터 공개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첫째, 정부 또는 관계기관이 발전 5사 통합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고 있는가.
둘째, 통합본사 이전이 법률상·정책상 가능한가.
셋째, 이전에 따른 예상 고용인원과 지방세수, 지역소비 효과는 얼마인가.
넷째, 발전소 수명 연장 또는 석탄화력 존치가 통합본사 이전의 전제조건인가.
다섯째, 화력발전으로 인한 환경·건강 비용을 경제적 편익에서 차감했는가.
여섯째, 석탄화력 폐쇄 이후의 정의로운 전환과 노동자·주민 지원대책은 마련돼 있는가.
객관적 근거 없이 희망적 전망만을 반복하는 행위는 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 행정과 선출직 공직자는 시민의 불안과 지역소멸 위기를 이용해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대한 지지를 동원해서는 안 된다.
3. 태안의 미래 자산은 화력이 아니라 바다와 주민이다
태안은 540.5㎞에 이르는 해안선과 천혜의 해양생태계, 오랜 어업문화, 수산자원과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자산은 특정 발전소의 운영기간이나 일시적 세수보다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가치가 있다.
태안의 미래는 다음과 같은 방향에서 찾아야 한다.
청정해양과 연안생태계 보전, 지속가능한 수산업과 어업인 소득 증대, 해양·생태관광의 고도화, 친환경 에너지 전환산업 육성, 발전소 폐지(휴지)지역에 대한 환경 복구, 주민 건강과 환경복원을 중심으로 한 공공투자 등
환경행동연합은 재생에너지 사업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청정하거나 공익적인 사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해상풍력, 태양광, 해사채취 등 모든 대규모 개발사업은 주민수용성, 해양생태계 영향, 경제성, 사업자 구조와 이익배분, 행정절차의 적법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화력발전의 대안이라는 이유만으로 어업인의 생존권과 해양환경을 희생하는 또 다른 대규모 개발사업을 정당화해서도 안 된다.
4. 발전소 지원금은 피해주민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환경행동연합은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발전소 지원금은 발전소로 인해 직접적인 환경·건강 피해를 겪는 주민의 생활 안정과 건강 회복, 환경개선을 위해 우선 사용돼야 한다.
대규모 건축물이나 보여주기식 시설사업은 시간이 지나면 보수하거나 다시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주민의 건강과 생명은 한번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은 다음 원칙에 따라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
직접 피해주민 우선 지원, 주민 건강검진과 치료지원 확대, 환경오염 조사와 복원사업 우선 배정, 지원금 집행내역과 수혜자 전면 공개, 주민대표 선정과 의사결정 절차의 투명성 확보, 시설·법인 재산의 부기등기 등 사후관리 강화,특정 단체나 일부 지역 인사에게 편중되지 않는 공정한 절차, 지원금이 주민의 건강과 환경문제를 덮거나 일부 단체와 지역 유력자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발전의 기준은 예산을 얼마나 많이 집행했는지가 아니다. 직접 피해주민이 얼마나 실질적인 지원을 받았는지, 주민들이 얼마나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됐는지가 기준이어야 한다.
5. 새 군정과 태안군의회에 공개 검증을 촉구한다
환경행동연합은 윤희신 태안군수와 김영인 태안군의회 의장, 관계 선출직 공직자들이 과거 군정의 사업과 행정절차를 무비판적으로 계승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다.
과거 추진된 사업과 관련해 각종 의혹과 고발, 재판 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은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이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할 문제다.
환경행동연합은 법적 판단이 확정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판결문, 공문서, 내부자료와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제기된 절차적·행정적 문제에 대해서는 새 군정이 독립적인 검증에 착수해야 한다.
특히 화력발전과 해상풍력, 해사채취 등 주민 건강과 생존권에 직결된 사업에 대해서는 관계 공무원과 사업자, 전문가, 피해주민이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와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
행정은 주민을 정책 홍보의 대상이나 동원 가능한 지지세력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위원회와 주민협의체 역시 행정 또는 사업자의 결정을 추인하는 형식적 기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군정은 주민에게 결론을 강요하기 전에 자료를 공개하고, 반대 의견을 듣고, 객관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
환경행동연합의 요구
사단법인 환경행동연합은 태안군과 태안군의회, 충청남도, 관계기관에 다음 사항을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원북·이원·소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독립적인 건강영향 정밀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하나 중금속 고노출 주민에 대한 재검사와 장기 추적관리, 전문진료와 치료지원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발전소 주변 대기·토양·지하수·해양환경과 석탄회 처리시설에 대한 통합 환경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전면 공개하라.
하나 화력발전소 전·현직 근로자와 협력업체 노동자를 포함한 직업성 중금속 노출조사를 추진하라.
하나 발전 5사 통합본사 이전 주장의 법적 근거와 실현 가능성, 고용·세수 효과, 환경·건강 비용을 공개 검증하라.
하나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의 집행내역과 수혜구조를 공개하고 직접 피해주민 중심으로 제도를 개편하라.
하나 화력발전, 해상풍력, 해사채취 등 주요 사업에 대해 주민참여형 공청회와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라.
하나 과거 군정에서 추진된 주요 개발사업의 주민수용성, 환경영향, 경제성 및 행정절차를 원점에서 재검증하라.
맺는말
지역경제는 주민을 위해 존재한다.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희생해 얻은 세수는 진정한 지역발전이라고 할 수 없다.
태안군이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 전에 과거의 환경·건강 피해와 행정적 오류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환경행동연합은 화력발전소 존치나 발전 5사 통합본사 이전이라는 단일한 구호가 태안의 미래를 대신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태안의 존립 기반은 화력발전소가 아니라 주민이며, 태안의 미래 경쟁력은 오염을 감수한 세수가 아니라 생명력 있는 바다와 건강한 공동체에 있다.
“건강보다 세수, 환경보다 개발이라는 낡은 선택을 이제 끝내야 한다.”
사단법인 환경행동연합은 객관적 자료와 과학적 조사, 법률과 행정절차에 근거하여 주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성명 내용 문의: 010.6357.7896(사무총국)] 전자우편: parksem0822@nate.com
[본 성명서는 사단법인 환경행동연합의 공식 입장입니다. 개별 사건의 형사·행정상 책임은 관계기관의 수사와 사법적 판단을 통해 확정돼야 하며, 성명서에 인용된 수치와 자료는 관련 공문서·검사자료·판결문·연구자료의 원문 확인을 전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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