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대학교는 공과대학 유기재료공학과 진형민 교수 연구팀이 아주대학교, 경희대학교, 가톨릭대학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고재현성 표면증강 라만분광(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Advanced Science(임팩트팩터 14.1)' 7월 14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진형민 충남대 교수와 김장환 아주대 교수, 최삼진 경희대 교수, 김연희 가톨릭대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김진만(충남대), 김원식(아주대), 김완선(경희대)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를 맡았다.
SERS는 금속 나노구조에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증폭시켜 극미량의 분자를 검출하는 초고감도 분석기술로, 암과 감염병, 대사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조기 진단 분야에서 차세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SERS 기판은 나노구조의 배열 방향에 따라 측정 신호가 달라져 정량 분석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의료 현장 적용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계의 뇌산호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나노구조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 블록공중합체 자기조립 과정에서 나노미터 단위의 규칙성은 유지하면서 장거리 배열 질서만 선택적으로 낮춘 '고엔트로피 라멜라 나노패턴'을 구현해 광학적 균일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10나노미터(nm) 이하의 균일한 금 나노갭 어레이는 기존 장거리 정렬 구조보다 약 1.5배 높은 SERS 신호를 구현했으며, 빛의 편광 방향이나 입사 각도 변화에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분석 성능을 보였다. 또한 대면적 웨이퍼에서도 높은 신호 균일성과 재현성을 확보해 연구실 수준을 넘어 실제 산업화와 의료 현장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플랫폼을 실제 질병 진단에도 적용했다. 정상 임산부와 자간전증 환자의 소변 시료를 AI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기존 SERS 기판보다 우수한 분류 정확도를 나타냈으며, 자간전증을 비침습적으로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혈액 채취 없이 소변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차세대 분자진단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는 나노구조의 '무질서'를 결함이 아닌 기능적 설계 요소로 활용해 측정 신뢰도와 분석 정확도를 동시에 높인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아울러 고감도와 고재현성, 편광 독립성, 대면적 공정성을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AI 기반 정량 분자 분석과 현장형 질병 진단 플랫폼 개발의 핵심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형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구조의 무질서를 광학적 균일성과 측정 신뢰도를 높이는 설계 요소로 활용한 새로운 접근"이라며 "대면적 나노패터닝 기술과 AI 분석을 접목해 자간전증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의 비침습 조기 진단과 정밀의료 분야로 활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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