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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석은 특혜가 아니다

  ▲김중환 성균관 광주 향교 의전‧장의.

▲김중환 성균관 광주 향교 의전‧장의.
[전남광주타임뉴스] 보석을 말하면 누군가는 법을 피하게 해 달라는 요구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것은 보석의 본뜻과 다르다. 보석은 유죄를 없애 주는 제도가 아니다. 재판을 멈추게 하는 제도도 아니다. 피고인이 법정의 통제 아래 재판을 받도록 하되, 구속 외의 방법으로 신체의 자유와 방어권을 보장하는 형사절차상의 제도다.

보석이 허가되면 법원은 피고인에게 재판 출석, 주거 제한, 보증금 또는 담보 제공, 출국 제한, 사건 관계인 접근 금지 등 필요한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 조건을 위반하면 보석은 취소될 수 있다. 따라서 보석은 ‘무조건 풀어주는 일’이 아니라, 법원의 관리와 책임 아래 재판을 계속하는 방식이다. 

백수를 앞둔 고령의 나이에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이다.

그의 유무죄는 재판에서 증거와 법률에 따라 판단될 일이다. 다만 고령의 피고인에게 구속을 계속하는 것만이 재판의 출석과 진행을 보장할 유일한 방법인지, 보석 조건을 통해 필요한 우려를 관리하면서 재판을 이어 갈 수는 없는지는 별도로 검토할 문제다.

고령의 피고인에게 보석은 편의가 아니다. 실질적인 방어권의 문제다. 변호인과 충분히 소통하고 건강을 관리하며 법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충실히 밝힐 기회를 보장하는 일은 재판의 공정성과도 연결된다. 

필자는 가정의례와 전통예절, 지역공동체의 일을 맡아 오며 공동체의 품격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해 왔다. 사람에 대한 예는 사회적으로 칭송받을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비판의 대상이 됐을 때에도, 늙고 약해졌을 때에도, 한 사람을 함부로 단정하거나 수단처럼 다루지 않는 데 예의범절 본뜻이 있다.

법은 책임을 물을 때 엄정해야 하지만, 동시에 법이 마련한 보석 제도를 통해 불필요한 구속을 줄일 수 있는지 살피는 일 역시 법치의 원칙이다.

보석은 법을 피하는 길이 아니다. 법의 통제 아래 재판을 받는 길이다.


오현미 기자 오현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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