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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9기 태안군정 진단 ⑥]군의회 3년 전 "고치라"고 했던 자원봉사 조례...12년 봉사자들 왜 거리로 나왔나..

[타임뉴스=이남열기자]태안군 자원봉사 조직을 둘러싼 갈등이 단순한 봉사단체 내부 갈등을 넘어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자원봉사 영역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제도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2014년 10월 30일 최초 태안읍자원봉사단 설립 사진]

2014년 설립돼 12년간 활동해 온 태안읍자율봉사단 관계자들과 시민사회는 2026812일 태안군의회와 만나 태안군 자원봉사활동 지원 조례개정과 민간 자원봉사단체의 자율성·창의성 회복 방안을 논의한다.

토론에는 태안읍자율봉사단 송영희 회장과 김경애 사무국장, 류금례·신정옥·조원상 회원 등 10여명과 사단법인 환경행동연합 박승민 총장 등 관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단순하다행정이 봉사를 관리하는 것인가, 행정이 주민의 자발적인 봉사를 지원하는 것인가.”

[2023년 11월 24일 태안군 자치조례 입법평가 정책 토론회 '연구자 한국자치법규연구소 최인혜 소장'] 

태안군의회는 이미 2023년 문제를 알고 있었다

이번 논란에서 주목되는 것은 태안군의회가 이미 2022년 자체 연구용역을 통해 군의 위탁 관련 조례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조사했다는 사실이다.

태안군의회 입법정책개발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는 당시 21개 부서에 걸친 위탁 기본조례 1개와 개별조례 92, 93개를 검토 대상으로 삼았다.

2023년 11월 김영인 현 의장 주최로 개회한 최종보고회 662쪽의 연구 보고서 목적 역시 명확했다.

보고서는 법령과 충돌하는 조례와 입법이 미비한 조례를 찾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자치행정의 법적 안정성과 법치행정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행정권한의 주체를 위임·위탁 방식으로 변경하려면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대법원 판례까지 제시했다.

당시 검토 대상에는 태안군 자원봉사활동 지원 조례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자원봉사 조례를 콕 집어 "법령 불합치"

당시 조례는 자원봉사센터를 법인으로 운영하거나 비영리법인에 위탁하도록 하면서 필요할 경우 군수가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군수에게 센터 지도·감독권과 위탁취소 권한을 두고, 수탁자가 자체 운영규정을 만들 때에도 군수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연구진의 판단은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상 비영리법인에는 사법인뿐 아니라 공법인도 포함되는데 태안군 조례가 이를 '민간'으로 한정한 것은 법령과 불합치한다고 판단했다.

더 나아가 제12'지도·감독', 13'위탁 취소', 14'자체 규정'은 이미 태안군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에 규정된 사항이므로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는 단순한 시민단체의 주장이 아니다.

태안군의회가 비용을 들여 실시한 입법정책 연구용역에서 이미 제시된 공식적인 조례 정비 의견이다.

[2026년 6월 29일 민선 7,8기 가세로 전 군수와 부인 퇴임 인사]

그런데 2023년 7월 2회에 걸친 전 군정 조례 개정 방향은 어디를 향했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20237월 태안군은태안군 자원봉사활동 지원 조례를 두 차례 개정했다.

그 과정에서 자원봉사발전위원회의 위원 임명·위촉권이 군수에게 있다고 명시되고, 부군수가 위원장을 맡으며 군청 자원봉사 담당 팀장이 간사를 맡는 구조로 강화했다.

센터 사업에는 우수자원봉사자 선정 및 활동보상,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마을 봉사활동 운영 등 군수체제로 전환하는 방식을 추가했다.

따라서 2022년 연구용역이 요구했던 '상위법과의 정합성 및 중복적인 행정통제 규정의 정비'와 실제 2023년 개정이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를 이번 의회 토론에서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연구보고서는 애초 민간위탁 제도의 취지를 민간의 자원을 활용해 행정서비스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원봉사 조례 개정의 결과가 민간의 자율성을 넓힌 것인지, 반대로 행정의 인사·조직·사업 영향력을 확대했는지는 조문뿐 아니라 실제 운영 결과로 검증해야 한다.

[2025년 4월 25일 태안군자원봉사센타장 이원희 전 의회 사무과장 취임 장면]

3년 뒤 현장에서 터진 갈등

그 검증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 현장에서 갈등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태안읍자율봉사단 측은 2014년 설립 이후 회원들의 자발적인 의사결정과 자부담을 토대로 봉사활동을 이어왔으나, 최근 기존 봉사자들과 행정·센터 중심의 새로운 봉사체계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20262월을 전후해 읍·면 단위 신규 봉사조직이 구성되면서 기존 장기 봉사자들과 충돌이 발생했고, 일부 봉사자들은 “2021년 이전과 같은 자율적 봉사활동 체제로 돌려달라1인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따라서 12일 열리는 토론의 쟁점은 누가 어느 봉사단의 대표성을 갖느냐가 아니다.

2023년 조례 개정이 실제 현장에서 자원봉사의 자율성을 확대했는가, 아니면 행정에 대한 조직적 종속성을 강화했는가가 본질이다.

[2026년 2월 23일 태안읍자원봉사단 단원 모집 태안군읍사무소 게첩]

새마을회·주민자치회·이장단까지 같은 방식이었나

여기에서 검증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민선 7·8기 태안군정에서는 자원봉사센터뿐 아니라 새마을운동 태안군지회, 주민자치회, 186개 마을 이장 조직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조직을 둘러싸고 조례 제·개정, 보조금, 위원 위촉, 사업 승인, 임명·면직 등을 통한 행정 영향력 확대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따라서 각각을 별개의 사건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조례 인사·위촉 예산·보조금 지도·감독 주민조직'으로 이어지는 공통적인 행정조직 재편 방식이 존재했는지를 민선 9기 의회가 검증해야 한다.

다만 이를 곧바로 '선거조직' 또는 '관변조직'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조례 제·개정과 보조금 지원 자체는 적법한 행정수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권한이 누구에게 집중됐고, 실제로 어떻게 행사됐으며, 그 결과 민간조직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는가이다.

특정 후보 캠프 참여, 선거운동, 행사 동원, 보조금·사업 배분의 편중 등이 객관적 자료로 확인된다면 그때 비로소 정치적 조직화 여부에 대한 별도의 검증이 가능하다.

[태안읍자원봉사단을 대표해 1인 시위에 나선 송영희 회장]

민선 9기 윤희신 군정과 초선 의회가 답할 차례

이번 토론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2022년 태안군의회가 비용을 들여 632쪽에 달하는 연구용역을 완료했고, 연구진은 법령 불합치 조례를 찾아 정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연구 수행 절차 역시 '전수조사 법리 검토 법령 충돌 분석 합리적 정비방안 제시'로 설계됐다.

그럼에도 3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자원봉사 현장에서 같은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면 이제 질문은 전임 군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민선 9기 윤희신 군정과 새롭게 구성된 태안군의회가 이미 확인된 제도적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다.

12일 토론회에서 필요한 것은 과거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보다 명확한 원칙이다.

보조금을 받는다고 해서 민간의 자율성까지 행정에 반납하는 것은 아니다행정은 자원봉사를 지휘하는 조직이 아니라 주민의 자발적인 봉사를 지원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태안읍자율봉사단이 요구하는 '원상회복' 역시 단순히 특정 단체의 과거 지위를 되돌려 달라는 요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2014년 창립 당시부터 유지해 온 자율적 의사결정, 자발적 참여, 창의적 사업기획이라는 민간 자원봉사의 기본원칙을 제도적으로 다시 보장하라는 요구로 접근해야 한다.

민선 9기 태안군정과 태안군의회가 해야 할 일도 그래서 명확하다.

2022년 의회 연구용역 2023년 조례 개정 2026년 현장 갈등을 하나의 시간축 위에 올려놓고, 무엇을 고쳤고 무엇을 고치지 않았으며 무엇이 오히려 강화됐는지를 조문별로 공개 검증하는 것이다.

그 결과 군수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이 확인된다면 이를 분산하고, 자원봉사자 스스로 조직과 사업을 결정할 수 있도록 조례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상위 법령인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제2조 기본방향 "자원봉사활동은 무보수성 자발성 비영리성 비정파성 비종파성의  원칙 아래 수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제3조 정의 제1호 "자원봉사활동이란 개인 또는 단체가 지역사회 국가 및 인류사회를 위하여 대가없이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위는 말한다." 라로 정의됬다. 

이제 새 군정은 "행정이 봉사를 관리할 것인가, 주민의 자발적 봉사를 지원할 것인가?" 에 있고 12일 토론회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남열 기자 이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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