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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12년, ‘연구도시’를 ‘창업도시’로

[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2014년 3월 26일 전국 최초로 개소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12년간 약 1500개 기업을 발굴·육성하며 대전의 연구개발 역량을 창업과 투자, 글로벌 시장으로 연결하는 지역 창업 허브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는 대전 ‘창업도시’ 사업 운영기관을 맡아 기업 발굴부터 성장과 투자, 지역 정착까지 잇는 창업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센터 운영 현황과 지역 창업생태계 구축 성과, 창업도시 사업, 오는 9월 열리는 스타트업 투자 위크(SIW) 추진계획 등을 공개했다.

센터에 따르면 매년 200~300개 안팎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고 있으며, 지난 12년간 약 1500개 기업을 지원했다. 지난해 지원기업은 투자유치 288억원, 매출 915억원, 신규고용 423명의 성과를 냈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난 12년간 확장해 온 역할의 핵심은 ‘연결’이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을 창업으로 연결하고, 기업 성장 과정에서는 투자사와 대·중견기업을 붙여 시장 진입을 지원한다. 이후 해외 투자자와 기관까지 연결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구조다.

대전의 연구개발 인프라는 이 같은 창업생태계를 뒷받침한다. 센터는 대전에 정부출연연구기관 27곳이 집적돼 있다는 점을 활용해 공공기술 사업화와 연구원 창업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10개 출연연의 기술사업화 담당자들과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공공기술이 연구성과에 머물지 않고 사업화와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역할이다.

센터의 주요 사업도 지역 창업생태계 구축과 오픈이노베이션, 공공기술 사업화, 투자유치, 글로벌 진출 등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춰 구성돼 있다.

▲건물 하나 아닌 ‘궁동 전체’가 창업 공간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생태계 전략은 유성구 궁동 스타트업파크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대규모 건물 하나에 기업을 모으는 방식과 달리 궁동 일대 여러 건물을 활용하는 ‘분산형’ 스타트업파크다. 대전시가 지원한 공간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지원한 공간을 연결해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현재 대전 스타트업파크에는 136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센터는 스타트업의 입주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대학과 연구기관, 투자사, 기업을 궁동 일대에서 연결하고 스타트업의 활동이 주변 상권과 지역경제에도 이어지는 구조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센터의 대표 행사인 ‘스타트업 투자 위크’에서도 확인된다.

대형 전시장에 스타트업을 모아 투자자를 기다리는 대신 투자사를 대전으로 불러 기업과 일대일로 연결한다. 투자상담 장소도 별도의 행사장에 한정하지 않고 궁동 일대 카페와 점포를 활용한다.

행사 참가자에게 제공하는 커피와 식사 등의 쿠폰도 주변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센터 측은 스타트업파크 조성 초기 궁동 일대에 40~50개가량이던 공실 점포가 현재 10개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공식 상권통계가 아닌 센터 측이 현장에서 파악한 수치다.

▲투자사를 대전으로…지난해 1200건 상담

2023년 시작한 스타트업 투자 위크는 올해 4회째를 맞는다.

참가자는 2023년 약 3000명에서 2024년 5000명, 지난해 62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75개 투자사에서 약 500명이 참여해 스타트업과 약 1200건의 투자상담을 진행했다.

센터는 행사 참여기업들이 최근 3년간 약 9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900억원 전체가 스타트업 투자 위크를 통해 직접 발생한 투자액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도 설명했다.

올해 스타트업 투자 위크는 9월 1일부터 3일까지 궁동 스타트업파크 일대에서 열린다.

사업 규모도 확대됐다. 지난해까지 대전시 지원과 센터 국비 일부를 합쳐 약 2억원 규모로 추진했지만 올해는 4억원 규모의 국비사업으로 전환됐다.

센터는 지난해 약 80개였던 연계 프로그램을 올해 50여 개로 조정하고 투자와 기업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창업도시 대전’ 첫 모집에 509개 기업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은 올해 ‘창업도시’ 사업으로 한 단계 확대됐다.

대전은 대구·광주·울산과 함께 창업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시가 총괄기관을 맡고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기관을 맡았다.

핵심은 개별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학과 연구기관, 투자사, 기업, 창업지원기관을 연결해 기업의 창업과 성장, 지역 정착까지 이어가는 것이다.

첫 모집부터 기업들의 신청이 몰렸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5일까지 진행한 기업지원 모집에 509개사가 신청했고 이 가운데 75개사가 선정됐다. 전체 경쟁률은 약 6.9대 1이었다.

일부 지원 분야에서는 경쟁률이 12~13대 1까지 올라갔다.

신청기업은 정보통신 분야가 약 47%로 가장 많았고 바이오·생명 분야가 약 19%를 차지했다. 기계·소재와 전기·전자 분야 기업들도 참여했다.

선정기업에는 자금뿐 아니라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투자사 등 22개 기관이 참여해 인재양성과 기술지원, 사업화, 투자 등을 연계한다.

센터는 AI와 우주·방산, 바이오, 로봇 등 대전이 가진 기술 역량을 창업으로 연결하고 기업이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4개국 연결…지역 스타트업 세계시장으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기업 지원은 해외시장까지 이어진다.

센터는 현재 24개국을 담당하는 17명의 전문가를 활용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뿐 아니라 외국인의 대전 창업을 위한 교육도 운영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몽골 등과 연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센터 측은 대전의 글로벌 창업생태계 순위가 올해 처음 세계 200위권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창업기업의 경영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스타트업파크에서 인사와 경영, 아이디어 발굴, 커뮤니케이션 등을 다룬 교육과 포럼, 세미나 등 446건이 진행됐다.

창업교육 대상도 대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확대하고 있다.

센터는 지역 11개 대학 사업단과 협의체를 구성해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4개 고등학교 학생 100~200명을 대상으로 스타트업파크와 연계한 기업가정신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창업 실패 이후 다시 도전하는 기업을 위한 재도전 지원도 병행한다. 센터는 재도전 캠퍼스를 운영해 창업자가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사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500개 기업 다음 과제는 ‘성장과 정착’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난 12년간 약 1500개 기업을 발굴·육성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지원기업 숫자보다 이들 기업의 성장과 지역 정착을 확인하는 데 있다.

지원기업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생존했는지, 투자유치가 기업 성장과 고용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해외시장에 진출한 기업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성장한 기업 가운데 얼마나 많은 기업이 대전에 남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센터도 장기간에 걸친 지원기업 추적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박대희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는 간담회에서 지원기업 성과를 지속적으로 누적하고 있지만 예산과 개인정보보호 문제 등으로 장기간 추적·관리하는 데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3월 26일 전국 최초로 개소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12년 만에 개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기관에서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과 투자사,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지역 창업 허브로 역할을 확대했다.

올해는 ‘창업도시 대전’ 운영기관을 맡으면서 역할의 범위도 더 넓어졌다.

지난 12년이 기업을 찾아내고 키우는 과정이었다면 이제 성과를 판단할 기준은 한 단계 달라진다. 발굴한 기업이 실제 시장에서 성장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세계시장에 진출한 뒤 대전에 뿌리를 내리는 선순환 구조를 얼마나 만들어내느냐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창업도시 대전’의 다음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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