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이남열 기자]태안군 ‘숨은자원찾기’ 사업을 둘러싼 논란의 본질은 87만2,080원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만 있지 않다.
태안군 186개 마을 주민들이 수개월에 걸쳐 폐비닐·농촌쓰레기·재활용품 등을 모으고 분류하는 실제 노동을 담당하는데도, 수거 일이 되면 행정과 새마을운동 태안군지회가 주도하는 ‘하루 행사’ 포장, 현행 구조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실제 사역자 개인계좌로 지급된 인건비까지 다시 새마을 조직 계좌로 반환받아 운영해 온 정황이 법정에서 드러나면서 이제 태안군은 단순한 보조사업 정산을 넘어 누가 일했고, 누구에게 지급된 돈이며, 누가 다시 회수했고,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감사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 ▶중앙: 가세로 전 군수 ▶좌측: 임병윤 지회장 ▶죄측 끝: 고나희 사무국장 ▶우측 끝: 임해환 의원]
4개월 동안 모으는 사람은 주민...사진 찍는 날은 ‘군지회 행사’?
숨은자원찾기는 어느 날 갑자기 쓰레기 754톤이 운동장에 나타나는 행사가 아니다.
각 마을 주민과 부녀회원 등이 수개월 동안 생활·농촌폐기물과 재활용품을 수집하고 분류·보관한 뒤 정해진 날짜에 한꺼번에 집결시키는 구조다.
그런데 지난 8월 7일 태안신문은 2026년 제2차 숨은자원찾기 사업을 보도하면서 “태안군과 새마을운동 태안군지회가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8개 읍·면에서 방치된 영농폐기물과 재활용품을 집중 수거하는 대장정을 마무리했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1,325명이 참여해 총 754톤을 수거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 지점에서 질문한다.
754톤을 실제로 모은 주체가 누구인가.
186개 마을 주민들이 수개월 동안 수집·분류한 결과라면 행정이 하루 또는 며칠간 집하장을 마련하고 수거차량을 투입한 행위를 전체 사업의 성과처럼 홍보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법정에서는 군 임병윤 지회장은 태안읍 남·여 새마을협의회와 자신들은 별개의 조직이라고 선을 그었다. 책임을 물으니 읍·면 조직이고, 성과 홍보 때가 오니 군지회라고 한다. 전문가는 의식의 문제라고ㅈ분류했다.
‘봉사활동’이라더니 행정문서에는 분명히 ‘사역 및 인건비’
더 큰 문제는 돈이다.
2026년 7월 21일 태안읍사무소 담당 공무원이 각 마을 관계자들에게 전달한 행사 안내에는 “마을별 대표 2명(새마을지도자·부녀회장)을 선정해 3일간 사역 및 인건비 지급”이라고 명시됐다.
심지어 “새마을 회원이 아닌 분들은 인건비 수급이 불가하다”는 안내까지 포함됐다.
따라서 숨은자원찾기가 공익적 봉사활동이라는 것과 특정 사역에 대해 개인에게 인건비가 지급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신정옥 전 부녀회장 사건에서도 태안읍사무소는 2024년 3월 29일 11일분 88만 원에서 고용보험료 7,920원을 공제한 872,080원을 개인계좌에 지급했다.
그러나 이 돈은 같은 날 태안읍 새마을 남·여 지도자협의회 계좌로 다시 송금됐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충남도·태안군 관련 자료 등을 통해 해당 금원이 단체 보조금이 아니라 개인의 사역과 관련한 인부임·인건비라는 점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회측 법정 서면에서 “관행”이라는 세 글자 언급
부당이득금 소송 변론과정에서 재판부가 인건비 성격과 반환 문제를 묻자 군지회 측에서는 ‘관행’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오히려 태안군 감사가 필요한 이유가 명확해진다.
한 사람의 우발적인 송금이 아니라 여러 해 반복된 관행이었다면 그 규모와 사용처를 행정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몇 명에게 얼마가 지급됐는가. 누구의 요구로 다시 입금됐는가. 어느 계좌로 모였는가. 반환받은 돈은 회계장부에서 어떤 항목으로 처리됐는가. 상품권을 구입했다면 언제, 얼마를 구입했고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배부했는가.
그리고 그 돈이 정치인 참석 행사나 정치적 활동과 관련된 지출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면 금액·수령자·사용일·증빙을 전수 확인해야 한다. ‘좋은 취지의 봉사단체’라는 설명만으로 답이 될 수 없다.
공적 예산에서 나온 개인 사역비라면 1원이라도 흐름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상품권·행사비·정치활동 의혹...사실상 지회 홍보 태안군은 왜 감사하지 않나
특히 반환받은 인건비 등이 상품권 구입이나 조직 운영에 사용되고, 나아가 정치인들과 연계된 행사 또는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자금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있다면 태안군은 이를 방치할 사안이 아니다. 감사가 필요하다.
태안군은 최소한 최근 수년간 숨은자원찾기와 관련해 △개인별 인건비 지급 총액 △반환 인원과 반환액 △반환 계좌 △상품권 구입액과 배부대장 △군지회 및 읍·면 협의회 회계처리 △보조·지원예산과 자체자금의 혼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지회측 공무수행사인 신분은 사재가 늘었다는 제보가 쏱아진다. 태안군이 감사해야할 이유이며 사실 확인 결과 상당한 재산을 축척했다면 공개하면 의혹은 해소된다. 새 군정이 감사를 하지 않는 것만이 가장 나쁜 선택이다.
186개 마을의 노동이라면 186개 마을에 권한 돌려줘야
더 근본적인 해법은 사업 자체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것이다. 태안군에는 186개 리가 있다.
쓰레기가 발생하는 곳도 마을이고, 폐비닐을 모으는 곳도 마을이며, 수개월 동안 분류하고 보관하는 사람도 주민들이다.
그렇다면 행정은 차량·장비·안전·처리비용을 지원하고, 실제 사업의 주도권과 정당한 인건비는 각 마을공동체와 실제 사역자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훨씬 자연스럽다. 각 마을에도 독거노인, 저소득층이 있다. 사실 군지회보다 속속들이 아는 것은 각 마을 부녀회다.
오히려 186개 마을이 스스로 수거계획을 세우고 주민들이 지역 특성에 맞게 운영하도록 한다면 자율성과 창의성, 책임성이 동시에 살아날 수 있다. 지원은 하되 지배하지 않는 행정이다.

[제10대 태안군의회 의원들]
초선 임해환 의원, 군 지회 비위 의혹 깊은 내막까지 알고 있다 ‘바꿔야 할 책임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임해환 의원의 역할도 주목된다.
임 의원이 새마을 조직과 숨은자원찾기 사업의 운영방식, 마을 주민들의 실제 노동, 인건비 반환 논란 등의 사정을 소상히 알고 있다면 이제 의회에서의 역할은 명확하다. 알고 있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행정사무감사와 자료요구를 통해 최근 수년간 숨은자원찾기 인건비의 지급·반환·사용내역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조례와 예산구조를 고쳐 사업의 권한을 186개 마을공동체에 돌려주는 데 나서야 한다.
대의민주주의는 선거에서 끝나는 제도가 아니다. 주민에게서 위임받은 권한으로 행정과 단체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래서 군민이 선택했다.
‘숨은자원찾기’가 아니라 ‘주민의 노동 찾기’부터
이번 사건 질문은 단순하다. 186개 마을 주민이 4개월 동안 일했는데, 왜 하루 행사에서는 다른 조직이 주인공이 되는가. 개인에게 지급된 인건비라면 왜 다시 조직계좌로 돌아가야 했는가. 그 돈은 어디에 쓰였는가. 그리고 행정은 왜 그 구조를 오랫동안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두었는가.
민선 9기 태안군정이 이전 군정과 다른 길을 가겠다면 답은 거창하지 않다.
마을의 일은 마을에 돌려주고, 주민의 노동대가는 주민에게 돌려주며, 공공예산은 장부와 증빙으로 설명하면 된다.
186개 마을을 행정과 특정 민간단체의 하부조직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공동체로 돌려놓는 것.
그것이 관치에서 자치로 가는 첫걸음이며, 주민이 선출한 의회가 존재하는 이유다. “성과는 위에서 가져가고 책임은 아래로 내려보내는 구조, 이제 끝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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