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이남열기자]쿠팡이 납품업체에 할인 비용을 전가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거부하고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면서 조사 절차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본격화됐다.
공정위는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과 관련한 자료 확보를 위해 쿠팡 현장조사를 추진했으나, 쿠팡은 “현장조사 사실을 7일 전까지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쿠팡이 근거로 든 조항은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다. 해당 조항은 원칙적으로 행정조사를 실시하려는 경우 조사 대상자에게 7일 전까지 조사 개요를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상 조사에는 공정거래법의 조사 절차가 준용되기 때문에 행정조사기본법상 사전통지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규모유통업법 제38조는 조사와 의견청취 절차 등에 대해 공정거래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를 근거로 사전통지 없는 현장조사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논란이 주목되는 이유는 쿠팡이 과거에는 같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건에서 공정위 현장조사에 응했다는 점이다.
쿠팡은 올해 2월 납품업체에 납품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 등을 요구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21억8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당시에는 현장조사를 거부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입장이 달라졌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치권이 최근 한국 공정위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쿠팡 제재 등을 두고 ‘미국 기업 차별’이라는 비판을 제기한 이후 쿠팡의 대응이 강경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한국 규제당국의 조사 방식 등을 ‘강압적 조사 전술’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 정치권의 입장과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에서 “전례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다만 현행법상 현장조사 거부에 대해 부과할 수 있는 제재는 최대 과태료 2억 원 수준에 그쳐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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