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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③] 태안지역 특정 언론은 감시자인가, 사업 참여자인가

[타임뉴스=이남열 기자]지역언론은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감시하고 지역의 주요 사업을 주민에게 전달한다. 지역사회 현안에 참여하고 공론장을 만드는 것 역시 지역언론의 중요한 기능이다.

그러나 언론사 대표와 편집 책임자가 취재·보도해야 할 지역사업의 운영조직에 직접 참여하고, 다시 그 조직이 지방정부의 행정지원과 지방의회의 제도적 지원을 받는 구조로 발전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언론은 어디까지 지역사회 활동의 참여자가 될 수 있으며, 어느 지점부터 감시자와 사업당사자의 경계가 무너지는가.

[2026년 8월 16일 '안면도 사계절축제지원협의회' 창립총회 =SNS캡처=] 

20268월 출범한 안면도 사계절축제 지원협의회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핵심 질문이다.

앞서 본지는 협의회의 인적 구성을 분석한 결과 태안신문 발행인 겸 대표가 회장을 맡고 편집 책임자가 운영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독자권익위원회와 경영지원위원회, 시민기자 경력 인사들까지 주요 직책에서 다시 만나는 구조를 확인했다.

그런데 태안신문의 과거 보도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러한 지역 현안 참여는 이번 축제지원협의회에서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2024년(전 군정) 전창균 개발위원회장 ·관 파트너십 확대

태안신문이 보도한 2024태안군 개발위원회가 묻고 가세로 태안군수가 답하다기사에는 당시 태안군개발위원회와 태안군의 관계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다.

기사 작성자는 신문웅 기자였다.

[2024년 5월 태안신문 발행인 겸 대표인 전창균 개발위원회장 =태안신문 보도사진 캡처=]

당시 전창균 태안군개발위원회 회장은 간담회의 의미를 설명하며 태안군개발위원회를 태안 발전의 파트너로 규정하고 민·관 파트너십 확대를 기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가세로 당시 태안군수 역시 개발위원회를 군민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각계각층 대표들의 조직으로 평가하면서, 군정 현안에 대한 군의 설명을 듣고 이를 군민에게 올바르게 확산해 달라는 취지로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전 회장을 비롯한 개발위원과 가 군수, ·과장 등 군 간부공무원 50여 명이 참석해 2시간 넘게 군정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도됐다.

주목할 대목은 당시 개발위원회가 단순히 군의 설명을 듣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속 위원들이 참여하는 지역 직능·사회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군정 현안을 선정한 뒤 질문을 사전에 태안군에 전달해 답변을 준비하도록 했다고 해당 기사는 설명했다.

가 군수는 이 자리에서 군정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내용이나 오해를 해소하고 진실을 개발위원들에게 설명해 이를 군민들에게 확산시키기를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언론의 역할을 다시 물어볼 필요가 있다.

행정이 설명하고 사회단체가 확산한다...언론은 무엇을 검증했나

지방정부가 주민대표들과 정책간담회를 갖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행정활동이다그러나 언론의 역할은 행정기관의 설명을 주민에게 전달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2024년 5월 태안신문 발행인 겸 대표인 전창균 개발위원회장 질의에 답하는 가세로 전 군수 =태안신문 보도사진 캡처=]

군수가 자신의 군정을 진실이라고 설명했다면 언론은 그 설명이 실제 행정문서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사업이 정상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면 사업비와 계약, 인허가 및 추진실적을 확인해야 하고 주민과 충분히 소통했다고 밝혔다면 반대 주민의 목소리까지 취재해야 한다.

그런데 언론사 관계자가 행정의 파트너 역할을 하는 사회단체의 책임자를 동시에 맡는다면 이러한 검증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가.

바로 이 지점에서 지역언론의 사회참여와 편집 독립성 사이의 경계가 등장한다.

안면도 관광개발을 묻던 언론...2년 뒤 축제조직 운영자로

2024년 당시 간담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현안 가운데 하나가 안면도 관광 활성화였다.

태안신문 보도에 따르면 안면도 지역에서는 튤립박람회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지역경기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안면도에서 상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는 원예박람회 준비기간 동안 이를 대체할 상시적인 축제와 향후 축제장 활용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군에 주문했다.

가세로 군수는 당시 안면도 관광지 개발과 관련해 3·4지구의 골프장·관광숙박시설 인허가 상황, 1·2지구 개발계획 재검토, 삼봉해수욕장 연결데크, 승언2호 저수지 수변공원,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등을 설명했다.

그리고 2년여가 지난 2026안면도의 사계절축제를 명칭에 내건 별도의 지원협의회가 출범했다.

그 회장은 당시 태안군개발위원회 회장이었던 전창균 태안신문 대표가 맡았다.

2024년 해당 간담회를 기사로 작성했던 신문웅 태안신문 편집국장도 2026년 협의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이것만으로 2024년 간담회와 2026년 협의회 설립이 하나의 사전 계획에 의해 연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안면도 상시축제 필요성을 군에 요구하고 보도하던 인적 관계가 2년 뒤 직접 축제지원조직의 운영주체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취재 대상에서 사업 참여자

이 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법 여부가 아니다언론의 위치가 변했다는 사실이다지역 관광사업을 취재하고 행정기관에 정책을 질문하는 위치와 직접 지역축제 지원조직을 운영하는 위치는 같지 않다.

전자는 감시자였다. 후자는 이해당사자가 될 수 있다.

특히 협의회가 앞으로 태안군이나 충남도로부터 보조금을 받거나 군의회가 관련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공공시설 사용, 행사비, 홍보비, 축제 위탁사업 등이 연결된다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태안신문이 그 사업을 기사화할 때 자사 대표와 편집 책임자가 사업조직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공개할 것인지도 언론윤리의 중요한 문제가 된다.

독자권익위원회 30명 같은 조직으로

인적 중첩은 대표와 편집국장으로 끝나지 않는다지난 3월 출범한 태안신문 제8기 독자권익위원회와 사계절축제 지원협의회 명단을 대조하면 이은경·김관래·오창·임병윤 등 최소 4명이 중복된다.

더구나 단순 위원 참여가 아니다.

           

[2026년 3월 태안신문 제8기 독자권익위원회 이은경 위원장 =태안신문 보도사진 캡처=]

태안신문 독자권익위원장인 이은경 위원장은 축제지원협의회 감사, 독자권익위원인 김관래 위원은 협의회 사무국장을 맡았다오창·임병윤 위원도 협의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

독자권익위원회는 태안신문 스스로 밝힌 것처럼 독자의 권익을 보장하고 독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신문이 보다 올바르고 유익하게 나아가도록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다.

그렇다면 자사 대표와 편집 책임자가 참여한 지역사업에 대해 독자권익위원회가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독립적인 견제가 가능한 구조인지도 질문할 수밖에 없다.

경영자문위원 22·시민기자까지 연결...사업자측 행보

또 다른 연결도 확인된다.

사계절축제 지원협의회 부회장을 맡은 정재봉 안면읍발전협의회장은 830일 본지 취재 과정에서 약 25명으로 구성된 태안신문 경영지원위원회에 자신도 참여하고 있으며 금원을 납부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금원의 성격과 금액, 경영지원위원회의 정확한 운영규정 및 태안신문과의 회계관계는 정확히 알수 없다는 답변이다. 협의회 운영위원인 김종범 안면읍체육회장도 과거 태안신문 시민기자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숨은자원찾기 사역비 인건비를 받아 정치활동으로 사용해 부당이득금반환 피고인 새마을 군지회 임병원 회장도 참여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확인된 관계를 구조화하면, 발행인·대표 편집 책임자 독자권익위원 경영지원위원 시민기자 출신이라는 서로 다른 태안신문 관계망의 인사들이 사계절축제 지원협의회에 그라운드에서 부팅하는 형태.

이를 우연한 지역 인맥의 중첩으로 볼 것인지, 특정 언론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 네트워크가 지역사업 조직으로 확장된 것으로 볼 것인지는 추가 자료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더 민감한 지점은 의회

여기에 지방의회까지 연결된다면 문제의 성격은 한 단계 달라진다.

태안신문 제8기 독자권익위원 명단에는 현재 태안군의회 오동원 의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사계절축제와 관련한 지원조례 제정 움직임이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실제 오 의원이 관련 조례를 발의하거나 제정 과정에 관여한다면 조례안을 통해 정확한 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누구와 친한가가 아니다.

공적 권한이 실제로 행사되는가다.

지방의원이 조례를 만들고 그 조례가 특정 축제 또는 민간조직에 예산지원 근거를 제공하며, 그 지원대상 조직의 회장이 의원이 독자권익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언론사의 대표라면 그 관계는 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

군수·군의장까지 명예회...감시의 삼각형은 작동할 수 있나

사계절축제 지원협의회 조직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윤희신 태안군수와 김영인 태안군의회 의장이 명예회장으로 참여하고, 태안군 담당부서 관계자들이 행정지원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박승민 사무총장은 "이들을 지원하는 공적 조직이란 2018년 10월 대한민국 최초 군수가 직접 운영ㆍ관리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제정된 태안 로컬푸드 육성 및 직매장 운영에 관한 조례』『태안 로컬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15조 직매장의 운영 및 관리 부서인 남면 로컬푸드, 태안읍 먹거리통합지원센타와 관계를 맺은 것"으로 의심했다.

2018년 당시 가세로 전 군정이 만들어 놓은 구조가 그대로 운영된다면 흥미로운 역설이 생긴다.

"언론은 행정을 감시한다의회는 행정과 예산을 감시한다행정은 민간보조사업을 관리·감독한다." 

그런데 언론사 대표·편집진, 지방정부 수장, 지방의회 수장과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하나의 민간협의회 안에서 동시에 활동하게 된다.

그렇다면 향후 이 협의회에 예산이 투입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누가 사업을 추진하고, 누가 심사하며, 누가 감독하고, 누가 취재할 것인가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전창균 회장 겸 태안신문 발행인이 되어야 한다.

지역언론의 사회참여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다

지역신문이 지역발전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거나 축제를 후원하고 공익사업을 제안하는 것은 언론의 사회적 역할 가운데 하나다.

지역사회가 어려울수록 언론이 주민과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도 필요하다그러나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

사업 참여와 보도는 구분돼야 한다자사 대표가 참여하는 사업을 보도한다면 그 관계를 밝혀야 하고, 공공예산이 투입된다면 다른 사업과 똑같은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비판할 문제가 발생하면 자사 대표가 회장이라고 해서 보도를 피해서도 안 된다.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지역언론은 어느 순간 감시자가 아니라 자신이 참여한 사업을 홍보하는 매체가 될 수 있다.

2024·관 파트너십에서 2026축제지원협의회까지

따라서 이번 사안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한 사람의 정치적 의도를 추측하는 일이 아니다.

시간표를 복원하는 것이다2024년 태안군개발위원회는 안면도 상시축제와 관광 활성화 방안을 군에 주문했다당시 개발위원회장은 전창균 대표였고 태안신문 신문웅 기자가 이를 보도했다.

20263월 태안신문 제8기 독자권익위원회가 출범했다20268월 안면도 사계절축제 지원협의회가 출범했고 전창균 대표가 회장, 신문웅 편집국장이 운영위원을 맡았다. 독자권익위원과 경영지원 관계자, 시민기자 출신 인사들도 주요 직책에 참여했다.

그리고 이제 군의회 차원의 조례 제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각각 따로 보면 지역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활동일 수 있다.

그러나 한 줄의 연표 위에 놓으면 질문은 달라진다언론이 지역 현안을 취재한 것인가지역사업을 제안한 것인가.아니면 이제 직접 사업의 운영주체가 된 것인가.

답은 돈의 흐름에서 확인된다

향후 이 논란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가장 확실한 기준은 결국 예산이다.

사계절축제 지원협의회가 순수 민간회비로 활동하는지, 태안군이나 충남도의 보조금을 신청하는지, 별도의 축제예산이 편성되는지, 관련 조례가 만들어지는지 확인하면 조직의 실질적 성격이 보다 분명해진다.

특히 확인해야 할 것은 축제별 사업비·민간행사사업보조·민간경상사업보조·행사운영비·홍보비·광고비·시설비·공공시설 사용허가·행사대행 계약이다.

그리고 태안신문이 관련 사업의 광고·홍보비를 받는지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자료가 확보되기 전까지 특혜라고 단정할 이유도 없지만, 자료가 공개되기 전부터 아무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릴 수도 없다.

보도자료가 기사가 되는 사회보다 한 단계 더 나간 문제

본지는 앞서 기관이 만든 홍보자료가 별도의 검증 없이 언론기사로 반복되는 지역언론 구조를 지적한 바 있다이번 사안은 그보다 한 단계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보도자료를 받아쓰는 것을 넘어 언론사가 보도대상이 될 사업의 운영에 직접 참여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행정과 언론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정보는 많아질 수 있다그러나 감시의 거리는 짧아진다.

지역언론의 신뢰는 얼마나 많은 기관장과 가까운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권력과 사업으로부터 필요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민에게 불편한 사실까지 전달할 수 있는가에서 나온다.

안면도 사계절축제 지원협의회를 둘러싼 검증 역시 결국 여기로 귀결된다.

지역언론은 지역사업의 파트너인가아니면 그 사업을 주민의 눈으로 감시하는 언론인가두 역할을 동시에 맡겠다면, 그 이해관계를 독자에게 어떻게 공개할 것인가.

이제 태안신문 스스로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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