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대전의 2차 공공기관 이전 전략을 40여 개 희망기관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산업·연구 생태계에 파급력이 큰 5개 안팎의 핵심 앵커기관을 선별해 집중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핵심기관별 정치적 책임자를 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기관별 책임제’를 도입하고, 대전시와 정치권의 역할을 나눠 유치전에 나서야 한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은 31일 오후 대전시의회 3층 소통실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과 대전의 미래’ 정책토론회를 열고 2차 공공기관 유치 전략과 대전 혁신도시 완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의 핵심은 ‘몇 개 기관을 유치할 것인가’에서 ‘어떤 기능의 기관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로 전략을 전환하는 데 맞춰졌다.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연구개발 역량을 기술사업화와 창업, 기업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공기관을 선별하고 실제 유치 과정까지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제를 맡은 김민석 대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전이 과학기술·지식재산·기술창업·벤처성장 등 4대 기능군과 연계된 공공기관을 전략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료에 따르면 대덕특구는 2024년 기준 정부출연연구기관 27개와 KAIST 등 7개 교육기관, 11개 기타 연구기관을 비롯해 총 3063개 기관과 9만9715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과학기술이 창업을 거쳐 기업의 스케일업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전환율은 약점으로 분석됐다.
이에 연구개발 성과를 지식재산으로 연결하고 이를 기술창업과 벤처성장까지 이어지게 하는 구조를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보완하자는 전략이 제시됐다. 단순히 공공기관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대전의 기존 혁신생태계에서 부족한 기능을 채우는 기관을 유치하자는 것이다.
곽현근 대전대 교수는 공공기관 유치 전략을 ‘무엇을 유치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전국 광역자치단체가 지역 전략산업과 공공기관 연계, 주거·교육·교통 등 정주여건 개선, 산학연 협력 등 유사한 전략을 내놓고 있어 대전이 과학기술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거나 많은 희망기관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에 40여 개 희망기관을 단순 나열하기보다 대전의 산업·연구 생태계에 파급력이 큰 5개 안팎의 핵심 앵커기관을 선별해 유치 역량을 집중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유치 주체별 역할도 구분해야 한다고 봤다. 대전시장과 시 집행부는 이전 대상기관을 직접 설득하면서 이전 부지와 입주시기, 정주·직원 지원뿐 아니라 대전 이전이 해당 기관의 업무성과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지역 국회의원은 정부의 배치원칙과 주무부처를 설득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특히 여러 정치인이 같은 기관을 반복적으로 방문하기보다 핵심기관별 정치적 책임자를 정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기관별 책임제’를 제안했다.
개별 기관 유치전에 앞서 정부의 공공기관 ‘배치 규칙’을 선점해야 한다는 전략도 제시됐다. 대전은 1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제외된 뒤 2020년 혁신도시로 지정된 만큼 후발 혁신도시에 대한 정책적 보정 원칙을 정부의 2차 이전 배치기준에 반영하도록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을 대전으로 가져와야 하는 논리도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단순히 ‘과학기술도시 대전’이라는 강점을 내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R&D 성과가 특허와 사업화, 창업, 투자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시로 대전의 역할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이를 ‘대한민국 기술사업화의 수도’로 제시했다. 연구기관을 추가로 집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성과를 기업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강화해 공공기관 이전의 명분을 지역의 요구에서 국가 R&D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확장하자는 구상이다.
유세종 대전시 2차공공기관이전 대응TF 단장은 과학기술→지식재산→기술창업→벤처성장을 하나의 성장경로로 연결하고 이를 6대 클러스터로 구현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대전의 반도체·바이오·국방·우주항공·양자·AI 분야와 공공기관 기능을 연계해 대전이 국가 첨단산업에 기술을 공급하는 ‘전국 단위 딥테크 기술공급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는 결국 2차 공공기관 이전을 ‘기관 수 확보’ 경쟁에서 ‘기능과 역할’ 중심의 유치전으로 전환하고, 핵심기관 선별과 기관별 책임제, 후발 혁신도시 보정 논리 등을 실제 유치 전략으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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