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김민숙 대전시의회 의원이 사실상 무산된 3칸 굴절버스 사업에서 전체 계약금의 80%에 가까운 금액이 지급된 과정을 집중 추궁하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계약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았다”며 감사에서 적법성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일 대전시의회 제299회 제1차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허 시장을 상대로 3칸 굴절버스 도입 과정과 계약금 집행, 차량 납품 중단에 따른 예산 환수 대책을 따져 물었다.
핵심 쟁점은 차량 납품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계약금 집행이었다.
허 시장은 선금 19억4000만원을 지급한 뒤 8억3200만원을 완금 처리하고, 남은 금액에 대해 다시 70%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허 시장은 “합산해 보니까 결국 80% 가까이가 됐다”며 “일반적인 사업 계약 방식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방식으로 진행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과 집행 과정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분명하게 갖고 있다”며 “적법성 여부는 지금 감사가 진행 중이니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초 계약서에는 전기버스를 ‘일식’으로 계약했지만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차량을 나눠 선금과 완금이 지급됐다며 계약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차량 납품과 검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완금을 지급한 근거가 무엇인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입찰 과정도 쟁점으로 제기했다. 김 의원은 입찰 제안서의 차량 제원과 계약업체가 취급하려던 중국 CRRC 차량의 제원이 사실상 일치한다며 맞춤형 발주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이를 사실로 단정하지 않고 감사를 통해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허 시장은 “교통수단은 시민들을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며 “도입 과정이 좀 더 철저했어야 하고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이 투명하고 계약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시장으로서 느끼는 바”라고 밝혔다.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허 시장은 “3단 굴절버스가 사실상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전임 시장 시절에 있었던 일이지만 시민들께 굉장히 송구스럽다”며 “이 사업을 계속 이어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약업체가 사실상 부도에 가까운 상황에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허 시장의 설명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사업에는 당초 185억원의 예산이 잡혔고 현재까지 100억원을 조금 넘게 집행했다. 차량은 1호차만 반입됐으며 나머지 차량은 납품되지 않은 상태다.
사업 중단에 따른 지급금 회수도 과제로 남았다. 허 시장은 1차 준공금의 경우 보증보험 기간이 만료돼 별도의 소송을 통해 회수해야 하고, 2차분은 서울보증보험과 협의해 보험 처리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 의원은 사업 종료 시 정거장 철거와 차고지 원상복구, 교통영향평가 등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능하면 소송을 통해 1차분을 환수할 수 있도록 챙겨 달라”고 요구했다.
차량 도입과 시험운행 과정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김 의원은 굴절버스의 중량에 따른 도로 파손 우려와 정원 대비 부족한 좌석, 내구연한 적용 기준, 차고지·충전시설 미비, 운전 인력 등을 문제로 꼽았다.
특히 보험사와 보험 가입 협의만 이뤄진 상태에서 실제 보험 가입이 완료되지 않은 채 시험운행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시 교통공사 측에 무보험 시험운행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허 시장도 3칸 굴절버스가 대전의 교통수단으로 적합했는지에 의문을 나타냈다. 도입했다면 도심보다는 광역교통망인 BRT에서 활용하는 방안이 효과적이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업 무산 이후 대체 교통대책에 대해 김 의원은 굴절버스 운행을 전제로 도안대로 등에 관련 시설을 마련한 만큼 시민 불편을 줄일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 시장은 도시철도 1·2호선과 광역철도망 구축에 맞춰 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하고 마을버스와 자전거 등을 연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 24%대인 대중교통 분담률을 40% 가까이 높이는 목표도 밝혔다.
김 의원은 “비록 굴절버스 사업이 민선 8기에서 시작됐더라도 지금부터의 모든 결정은 민선 9기 시정에서 이뤄진다”며 “매몰비용을 최소화하고 시민들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시장의 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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