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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83만명 성공” 뒤에 버려진 입장권은 없었나…태안원예치유박람회 다시 결산해야

[타임뉴스=이남열 기자]“183만명이 다녀간 성공적인 국제박람회.”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가 폐막한 뒤 지역사회에 알려진 대표적인 성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숫자는 언론사의 독자적인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된 수치가 아니다. 박람회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충청남도는 지난 5월26일 “2026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성료, 183만명 다녀가”라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했다.

[2026년 4월 국제원예치유박람회를 방문한 충남도 태안군 행정관료들]

충남도는 여기서 4월25일부터 5월24일까지 30일간 1,831,068명이 행사장을 찾았다고 발표하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성황리에 폐막”, “대한민국 대표 치유박람회로 우뚝”이라는 자체 평가까지 내놨다.

문제는 지역 언론이 이 발표를 얼마나 검증했느냐다. 본지 취재 과정에서는 행정기관의 ‘183만명 성공’이라는 발표와 상당한 거리가 있는 주민과 입점상인들의 증언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충남도가 박람회 추진 단계에서 제시했던 목표 관람객은 182만명이었다. 

도의회 공식 업무보고에도 30일간 참여규모를 182만명으로 설정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사업비는 221억원으로 제시됐다. 먼저 집계표부터 공개해야 한다. 

그런데 폐막 직후 충남도가 발표한 최종 관람객은 183만1,068명이다. 목표보다 1만1,068명, 약 0.6% 많다.

마치 자를 대고 목표선을 조금 넘어선 것처럼 보이는 결과치를 계산했다. 물론 숫자가 목표치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조작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먼저 집계표부터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183만명을 ‘성공 개최’의 핵심 근거로 사용하려면 충남도와 조직위는 최소한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유료 입장객은 몇 명이었는가, 무료 입장객은 몇 명인가, 그중 실제 게이트를 통과한 입장권은 몇 장인가, 초청권·무료권은 몇 장인가. 이 자료가 공개돼야 183만1,068명이라는 숫자를 검증할 수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사전 입장권 판매 과정이다. 본지가 태안지역 주민 등을 취재한 결과, 박람회를 앞두고 태안군 관내 186개 행정리에 마을별 약 150~300장 안팎의 입장권 구매를 요구받았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일부 지역에서는 구매한 입장권을 실제 관람에 모두 사용하지 못했고 결국 남은 입장권을 폐기했다는 증언도 확인됐다. 이 부분은 단순한 ‘박람회 홍보’와 전혀 다른 문제다.

행정조직 또는 지역 조직망을 이용해 사실상 일정량의 입장권 구매를 요구했다면 자율적인 사전판매였는지, 사실상의 할당판매였는지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본지가 확보한 증언만으로 태안 186개리 전체가 동일한 방식으로 구매했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충남도와 태안군이 답하면 된다. 태안 관내 186개리별 사전판매 수량을 공개하면 된다.

주민들의 증언을 단순 계산하면 규모도 작지 않다. 186개 마을에 각각 150장이라면 2만7,900장, 300장이라면 5만5,800장이다.

일반 단체권 공식가격은 1만3천원이었다. 다만 실제 각 마을 구매량과 적용가격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이 숫자를 실제 판매액으로 환산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판매액보다 사용률이다.

마을에 판매된 표 가운데 실제 몇 장이 박람회장 입구에서 사용됐는지를 대조하면 된다. 그 결과 미사용 입장권이 대량으로 확인된다면 ‘입장권 판매실적’과 ‘실제 관람객’은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여기에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제도가 하나 더 있다. 조직위는 입장권 판매에 대해 유치보상제도를 운영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사전예매의 경우 신청자가 구매대금을 완납하면 조직위가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특히 유치보상금이 지급된 입장권은 환불할 수 없고 구매한 입장권의 부분환불도 불가능하다. 이 제도 자체가 위법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마을단위 입장권 구매와 유치보상제가 동시에 운영됐다면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누가 입장권 판매를 주도했는지 확인도 필요하다. 그 근거에 있어 입점상인들이 말하는 박람회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행정기관의 보도자료에서 박람회는 ‘성황’이었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직접 영업했던 일부 입점상인들의 평가는 다르다는 것이 본지 취재 내용이다.

일부 상인들은 높은 입점비용을 부담하고 행사장에 들어갔지만 기대했던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고, 일부는 “파산을 걱정해야 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이 목소리는 183만명이라는 관람객 숫자와 쉽게 양립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183만명이 실제 행사장을 찾았다면 하루 평균으로 계산해도 약 6만1천명이다. 그 정도 인원이 30일 동안 행사장을 찾았는데도 한정된 식음·판매업자가 심각한 영업난을 겪었다면 그 이유 역시 밝혀야 한다.

183만명이라는 숫자와 상인들의 장부를 함께 놓고 봐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박람회 공식 홈페이지에는 별도로 ‘언론보도’ 메뉴가 마련돼 있었다.

현재 총 173건이 등록돼 있는데, 폐막 성과를 알린 “183만명 다녀가” 자료의 작성·제공 주체 역시 ‘충청남도’로 표시돼 있다.

실제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충남도가 사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성황리에 폐막했다”는 표현과 183만1,068명이라는 숫자가 그대로 등장한다.

‘성황’이라는 형용사는 행정기관의 평가이고, ‘183만1,068명’은 조직위가 발표한 통계다. 진정 언론이라면 ‘183만명’이 허위인지 아닌지 원자료로 가려야 한다. 선전만 하고 비판을 피하는 행정구조는 국민의 피해가 반볻된다. 

그래서 본지는 검증을 요구한다. 출입게이트 일별 집계자료, 입장권 종류별 발행량과 판매량, 사전판매권 가운데 실제 사용된 표와 미사용 표를 구분하면 된다. 무료·초청 입장객 숫자도 공개하면 된다.

186개리별 판매수량과 유치보상금 지급내역도 공개해야 한다. 이 자료를 합산했을 때 183만1,068명이 나온다면 행정의 발표는 객관적인 통계로 확인된다.

반대로 차이가 발생한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공공예산이 투입된 국제행사의 관람객 숫자는 홍보문구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행정통계여야 한다.

그런데 군의회는 벌써 ‘다음 박람회’를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태안군의회는 지난 8일 오동원 의원이 2027년 사계절 꽃축제·지방정원 조성·국제박람회 정례화 촉구'안을 대표발의했고 그 건의안을 의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태안군 의회 8일 열린 제323회 태안군의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오동원 의원 대표발의 중]

2027년부터 사계절 꽃축제를 개최하고 박람회장을 지방정원으로 조성하는 한편 국제원예치유박람회를 4년마다 정례 개최하자는 내용이다. 오 의원은 박람회가 “태안의 원예·치유·관광자원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음 국제박람회를 논의하기 전에 이번 박람회의 정책 결산이 먼저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성공했다면 먼저 수치부터 산출해 성공을 증명하면 된다. 증명이 있다면 218억원 규모의 예산을 누가 소비했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183만명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 무엇이 남았는가도 중요하다. 이번 박람회의 평가는 관람객 숫자로 끝나서는 안 된다.

참고로 충남도의회 초기 추진자료에 나타난 총 사업비는 221억원이다. 이 돈을 쓰고 173건의 보도자료를 행사 주관자가 확장했다면 오동원 의원이 확인할 일은 '맞는가'부터 검증해야 한다. 

이남열 기자 이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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