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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기획] 태안군 재선충 방제, ‘민·관 실행협력체계’가 성패 가른다...

[타임뉴스=이남열기자]태안군이 2027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된 태안의 피해 확산을 막으려면 행정기관과 전문가, 민간 산림업계, 환경단체, 산주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 실행협력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은 9월 29일 군청 중회의실에서 윤희신 군수와 관계 공무원, 산림 전문가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제 자문위원 위촉식과 ‘2027년 태안군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 기본계획 수립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태안군 남면 몽산포 해수욕장 일원 =출처 태안군=]

군 발표에 따르면 태안지역 전체 산림면적은 1만8,520㏊다. 이 가운데 소나무류 면적은 1만3,278㏊로 전체 산림의 71.7%를 차지한다. 충남 평균 33.3%보다 두 배 이상 높아 재선충병이 확산될 경우 산림 생태계와 해안 송림, 관광지 경관까지 동시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태안군은 전담 TF를 구성하고 방제 예산 확보와 피해목 제거에 나섰다. 2023년부터 2026년까지 감염목과 고사목 3만8,673본을 제거하고 누적 1,609㏊에 예방나무주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거한 나무의 수만으로 방제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신규 감염목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제거지역에서 재발한 비율은 얼마인지, 예방나무주사 면적에 중복 산정이 없는지까지 공개돼야 한다.

산주 동의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유림 방제의 핵심 변수는 산주 및 입목 소유자와의 협의다. 특히 모두베기와 수종전환, 벌채 산물의 반출·매각은 재산권 및 향후 산림경영과 직접 연결된다.

다만 산주가 동의하지 않으면 모든 방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 제8조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소유자 등에게 방제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방제명령을 받은 사람이 방제를 소홀히 하거나 긴급한 확산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방제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조문정보)

반면 모두베기와 후속 조림, 입목 매수, 벌채 산물의 처분은 산주 및 입목 소유자와의 권리관계를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현행 특별법도 지방자치단체가 모두베기 방제를 하려는 경우 입목을 매수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따라서 2027년 기본계획에는 △필지별 소유자 확인 △산주 연락 및 협의율 △입목 매수와 보상기준 △벌채 산물 소유권과 처분권 △수종전환 선택 절차 △연락두절·상속 미정리 산지 대책이 포함돼야 한다.

자문위원회 넘어 ‘민·관 실무협의체’로

이번에 구성된 방제 자문위원회가 일회성 의견수렴 기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실제 방제사업을 조정하고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상설 민·관 실무협의체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민·관 협력체계에는 다음과 같은 역할 분담이 요구된다. 태안군은 피해조사와 방제명령, 예산·인허가, 산주 정보 확인 등 행정업무를 총괄한다. 충남도는 국·도비 확보와 시·군 간 방제조정, 관계기관 협력체계를 지원한다.

산림 전문가와 전문기관은 피해도 분석, 방제방법 선정, 설계·감리와 방제 효과 검증을 담당한다. 한국원목생산업협회와 회원사는 산주 상담, 전문 장비·인력 투입, 벌채와 산림바이오매스 자원화를 맡는다.

환경행동연합 등 민간 환경단체는 현장 모니터링, 산주·주민 의견수렴, 안전·환경관리 점검에 참여한다. 산주와 지역주민은 방제방법과 후속 조림, 벌채 산물 처리 과정에서 실질적인 이해관계자로 참여한다.

협의체에는 기관명만 올릴 것이 아니라 각 기관의 업무 범위와 책임자, 처리기한, 예산 부담, 분쟁조정 절차까지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월별 방제실적과 산주 협의율, 잔재물 처리량도 정기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사진 9월 21일 '충청남도'와 ‘산림바이오매스 자원 활용을 위한 민·관 상생협력 업무협약’ 체결] 


충남도 업무협약, 태안에서 실행력 증명해야

충남도와 사단법인 한국원목생산업협회는 지난 9월 21일 ‘산림바이오매스 자원 활용을 위한 민·관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재선충병 방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벌채 산물의 신속한 수집과 자원화, 산주 협의 지원, 전문 장비·인력 배치,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이력관리, 수종전환 조림 등이 담겼다.

충남도는 행정절차와 시·군 협력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한국원목생산업협회는 산주 상담과 입목 처리, 장비·인력 투입, 작업장 안전관리를 담당한다. 협약서에는 양측이 민·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정례회의와 수시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단법인 환경행동연합은 이번 충남도 협약의 서명 당사자는 아니지만, 후속 지역협력 과정에서 산주 의견수렴과 현장조사, 환경·안전 감시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제 충남도 차원의 협약을 태안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후속 업무협약이 필요하다. 태안군과 한국원목생산업협회, 환경행동연합 등이 참여하는 협약에는 대상지역과 기관별 역할, 산주 권리보호, 부산물 귀속, 안전관리 및 사업정보 공개 원칙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

필요한 것은 ‘방제 실행표’다

태안군이 2027년 기본계획을 통해 공개해야 할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나 홍보문구가 아니다. 어느 지역에서 언제까지 피해목을 제거할 것인지, 산주와의 협의는 얼마나 진행됐는지, 투입할 예산과 장비는 충분한지, 제거한 나무는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제 실행표’가 필요하다.

특히 민·관 실무협의체는 △읍·면별 피해 현황 △방제 우선순위 △산주 협의율 △피해목 제거량 △벌채 부산물 처리량 △후속 조림면적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2027년 태안군 재선충병 방제사업의 성패는 용역보고서의 분량이나 자문위원 수로 결정되지 않는다. 태안군의 행정력, 충남도의 지원, 민간 전문업체의 현장 능력, 환경단체의 감시, 산주의 참여가 필지별 방제 현장에서 실제로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다.

이남열 기자 이남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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