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이남열기자]정치는 메시지라고 한다. 그렇다면 언론에서 사진의 선택 역시 메시지다.
태안신문은 지난 2일 「충남도 찾은 ‘꽃지축제 지원협의회’...꽃지해안공원 지속 활용 ‘확답’ 받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지난달 22일 충남도청을 방문한 태안꽃지축제지원협의회가 박수현 충남도지사를 만나 꽃지해안공원의 지속적인 활용과 후속축제 지원을 요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까지라면 하나의 지역사회단체 활동에 관한 보도다.
그러나 한 걸음 들어가면 특별한 구조가 나타난다. 협의회장은 전창균 태안신문 대표다.
그리고 태안신문은 협의회의 단체면담 사진과 함께 박수현 지사와 전창균 회장 두 사람만 마주 앉은 사진을 별도로 크게 게재했다. 문제는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편집부가 왜 이 사진을 선택했고, 전 대표는 자신의 신문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했느냐는 것이다. 기사에는 "박 도지사를 향해 실행계획 및 예산반영을 확실히 못박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윤희신 군수 취임'을 언급한 점도 포착된다. 그러면서 충남도에 요구한 내용도 매우 구체적이다.
2027년 꽃지 후속축제를 충남도가 중심이 돼 추진할 것, 전담부서를 지정하고 도·군 실무협의체를 가동할 것, 관련 사업비를 충남도 본예산에 실질적으로 반영해 달라는 요구다.
모두 공공정책과 행정조직, 결국은 공공예산과 관계되는 요구였다. 지역신문 대표가 지역발전을 위해 이런 요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신문의 지면을 통해 자신이 회장으로 활동하는 단체의 요구와 도지사의 반응을 다시 보도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때 독자가 알아야 할 것은 단순히 ‘전창균 지원 협의 회장’이라는 직함만이 아니다.
‘전창균 회장은 태안신문 대표를 겸임한다’는 이해관계 역시 해당 기사 안에서 투명하게 드러나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핵심이다. 특히 태안신문의 헤드라인 “확답 받아”라는 제목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제목이다. 태안신문은 “꽃지해안공원 지속 활용 ‘확답’ 받아”라고 제목을 뽑았다.
그러나 같은 기사 본문에 소개된 박수현 지사의 발언은 “도 재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축제를 이어가자는 취지에 공감한다”, “방향을 잡아가자”, “앞으로 의견을 전해 달라”는 내용이다.
따라서 실제로 충남도가 2027년 사업 추진·전담부서 설치·본예산 반영까지 확정적으로 약속했는지, 아니면 축제 지속이라는 방향성에 공감했다는 의미인지는 행정문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차이는 결코 작지 않다.
일전 축제지원협의회 발족 보도에도 윤희신 군수와 김영인 의장이 '명예회장으로 참여한다'고 보도하였으나 당사자들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냈다. 즉 수락이나 동의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결과적으로 태안신문은 당사자 의사없이 보도에 나선 전례가 있다. 이와 연계해 박 지사의 '공감'을 '확답'으로 끌어낸 점은 독자로서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박수현 지사의 ‘공감’과 '방향'을 언급했다. 반면 태안신문은 ‘확답’을 언급했다. 독자들이 ‘예산 확정’으로 오인될 수 있는 문구를 자의적으로 선택했다고 볼수 있다.
특히 그 제목을 작성한 언론사의 대표가 바로 지원을 요구한 당사자라면 '더욱 엄격한 문구의 선택 및 표현이 요구되는 항목임에도 불구하고'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밖에 없다.
언론이 권력 가까이에 설 때 가장 최근의 드라마 「Vikings」에서 라그나르는 권력에 대해 이런 취지의 경고를 남긴다.
권력은 위험하다. 최악의 사람을 끌어들이고 가장 훌륭한 사람조차 타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을 지금의 태안신문에 그대로 대입해 누군가를 ‘타락했다’고 규정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 경고가 말하는 거리의 원칙이다. 언론은 권력을 취재하기 위해 권력자와 만난다.
그러나 언론사 대표가 사업단체의 대표가 되어 도지사를 만나고, 예산과 행정지원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자신이 대표로 있는 신문이 다시 보도한다면 시민은 질문할 권리가 있다.
“지금 당신은 기자인가, 사업단체의 대표인가.” 두 역할을 동시에 맡는 것이 반드시 잘못이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두 역할이 겹치는 순간, 그 사실을 독자에게 더욱 명확하게 밝혀야 하는 책임이 따른다. 그것이 권력과의 접촉을 지양해야 하는 언론사의 책무다.

[본지의 '태안신문 전면 보도' 알림은 '독자의 미디어 비평 체킹'을 위해 게제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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