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세계적으로도 진귀한 상록활엽수 원시림이 있는 쓰시마 다테라야마(龍良山)에 오르다.
김수종 작가 10월 조선통신사를 생각하며 쓰시마의 산천을 걷다. 2
김수종 | 기사입력 2017-11-09 10:38:26

[서울타임뉴스=김수종] 25() 아침이 밝았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는 바로 남쪽으로 길을 잡아 은어맞이(もどし,아유모도시)자연공원으로 갔다. 이른 시간이라 너무 조용한 관계로 일단은 공원 내부의 계곡과 출렁다리 및 캠핑장 주변을 잠시 산책했다.

이곳은 쓰시마에서는 보기 드문 거대한 화강암이 자랑인 곳이다. ‘세가와(瀬川)’의 맑은 물을 중심으로 대자연의 경관을 살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자연레저공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이곳을 흐르는 세가와는 쓰시마에서 제일 높은 산인 야타테야마(矢立山,649M)’와 두 번째 높은 다테라야마(龍良山,559M)’에 둘러싸인 우치야마(內山)분지에서 발원하고 있는 비교적 긴 하천이다.

이어 우리들은 세계적으로도 진귀한 상록활엽수 원시림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영산(靈山)으로 보호되어온 다테라야마(龍良山)에 올랐다. 나는 오랜만에 등산을 했다. 그래서 사실은 힘들었다. 등산로 주변에는 수령 200년이 넘는 거목들과 대륙계와 일본계의 식물이 혼재하고 있었다.

대자연의 신비 속에 구실잣밤나무와 조록나무 등 거목이 되기 힘든 수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더욱 감동적이었다. 쓰시마 주민들은 섬 중부에 있는 시라타케(白嶽)’아리아케산(有名山)’과 함께 이곳 다테라야마(龍良山)’를 신령스러운 산으로 숭상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더 신기한 기분으로 산에 오른 것 같다. 원시림 숲을 걷다니! 기분 최고다.

왕복3시간 정도 걸리는 등산이었다. 중간에 박우물 선생이 잠시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지만, 허리까지 아픈 나에게는 힘든 산행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중간 중간에 수백 년 된 고목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다. 정상부에서 바라본 남서쪽의 바다는 일품이었다.

하지만 정상부에 나무가 많아 시야가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조금 아래로 내려와 너럭바위 위에 올라서니 사방이 잘 보이고 좋았다. 등산인구가 많지 않은 일본에서는 산을 찾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역시나 오늘 등산에도 산을 오르는 사람은 우리 일행들뿐이다.

그래도 즐겁고 재미나게 등산을 했다. 음악이 있는 등산은 모두를 무척 행복하게 했다. 나는 무리를 했는지 허리도 아팠고, 신발이 문제인지 양말이 문제인지,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서 애를 먹었다.

천천히 하산하여 계곡을 잠시 둘러보고는 점심을 먹기 위해 은어맞이(もどし,아유모도시)자연공원 인근에 있는 란테이(らん)’라고 하는 아주 오래된 전통식당으로 갔다. 이곳에서 정식과 함께 로쿠베(ろくべえ)’라고 하는 고구마로 만든 올챙이국수를 닮은 우동을 먹었다.

쓰시마의 특산음식 중에 하나인 로쿠베는 고구마를 잘게 부수어 발효시킨 후 물에 풀어서 전분과 섬유만을 건져 눌러 뽑아낸 짧은 면에 뜨거운 장국을 부어 먹는 음식이다. 쫄깃한 면발과 지친 위장을 풀어주듯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이 매력적이다. 특히 음주 후에 해장음식으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우리들은 단체로 갔고, 음식이 먼저 나와 있어서 약간은 불어버린 밍밍한 로쿠베를 먹어야 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다음에는 혼자 와서 제대로 한번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이 식당에서 란테이(らん)’라는 이름으로 고구마 소주도 팔고 있었다.

생산은 본토에서 하고 이곳 식당의 이름을 부착하여 특산주로 팔고 있는 듯 했다. 아무래도 시니세(老鋪,しにせ, 노포)’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나 자랑처럼 보였다. 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이제 다시 북섬으로 방향으로 돌려서 올라간다.

우선 북섬과 남섬을 이어주는 다리인 만제키바시(万関橋)’ 앞에 차를 세우는 다리 위를 걸어서 건너면서 좌우를 살핀다. 나는 이곳 다리 위에서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 때로는 두렵고 겁이 난다. 생각보다 유속이 빠르고 거친 물결이다.

백여 년 전 이곳은 러일전쟁의 격전장이었다. 눈을 감고 바라다보면 당시 이곳을 건설했던 군인들의 모습도, 이후 전투하던 장병들의 모습도 보인다. 그래서 더욱 무섭고 두려운 곳이다. 하지만 현재는 그냥 평안한 바다일 뿐이다. 그래도 빠른 유속과 여러 겹의 소용돌이가 사람들에게 옛 기억을 되새김하고 있는 듯하여 방문할 때 마다 슬픈 생각이 든다.

이어 북섬의 남쪽 끝에 있는 에보시타케(鳥帽子岳)전망대로 갔다. 이곳에서 오늘 따라 더 맑은 아소만을 바라다본다. 참 전망이 좋고 시원한 날이다. 이런 날 전망대로 올라 온 것이 기쁨이다. 한참 동안 시원한 바람을 맞고는 아래로 내려와서 입구에 있는 노점에서 찹쌀을 많이 넣은 붕어빵(たいやき)’과 커피를 사서 먹었다.

그리고는 이웃한 바다에 잠긴 도리이()가 멋진 해신을 모신 와타즈미(和多都美)신사를 둘러보고는 북쪽에 있는 센뵤마키야마(千俵蒔山)’풍력발전기바람의 언덕노을의 언덕을 둘러보기 위해 출발했다.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옷을 단단히 입고 갔다.

이곳은 예전에 봉화대가 있었고 한반도가 바로 보이는 곳이다. 오늘은 바람도 많고 풍광도 멋지다. 특히 첩첩히 보이는 산과 북쪽의 사스나만과 서쪽의 사고만((佐護湾)’이 바람과 노을 등과 만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나는 특히 해질 무렵 사고만 쪽으로 떨어지는 노을이 좋아서 자주 이곳을 찾는 편이다.

오늘도 나름 해떨어지기를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바라다보고는 내려왔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지 전에 목욕을 할 생각으로 북동쪽에 있는 나기사노유()’로 갔다. 시간이 많지 않아 30분 정도 샤워를 하고는 바로 나왔다.

저녁식사 예약을 히타카츠에 있는 신설 호텔에 부탁을 한 관계로 6시 무렵에 식당으로 갔다. 뷔페식으로 하는 저녁식사에는 음식이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새로 생겨 준비가 미흡한 점이 있는지 갑자기 몰려온 손님들을 감당하는 것이 힘들었나 보다.

음식이 금방 바닥나고, 다시 준비할 틈도 없이 이내 다시 바닥이 나고를 반복하면서 사람들이 짜증을 냈다. 한국과는 달리 물자도 사람도 부족한 곳이라 대량으로 무엇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곳이다. 따라서 즉각적인 대응이 안 되는 관계로 많은 손님들이 화가 난 것 같았다.

다행스럽게도 많이 먹지 않는 나는 허기를 면할 정도로 먹은 것으로 만족하고는 나왔다. 이어 숙소에 짐을 두고는 다시 나와서 아웃도어파트너스여행사 윤단경 대표가 경영하는 식당인 ‘TOKISEKI(토끼새끼)’ 3층으로 가서 술을 한잔했다. 한국트레킹학교 윤치술 교장 부부, 지리산행복학교의 신희지 교무처장과 질녀 및 제자, 페루에서 온 박우물 선생 등등 몇 사람이 더 모였다.

사실 오늘은 음력 96일 내 생일이다. 0005분에 서울에 있는 아들 연우에게서 誕生日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문자를 받았다. 외국에 나와 있고 가족이 서울 집에 있는 상황이라 별 생각 없이 지나가려고 했는데, 그냥 오늘의 저녁 술자리로 생일축하를 받은 느낌이다.

맥주와 쓰시마 특산 사케(淸酒)시라타케(白嶽)’를 몇 병 마시고는 파장했다. 허리가 아파서 하루 종일 힘들었는데, 더 어려운 술자리까지 피곤하다. 사실 일찍 몸을 뉘이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참석하여 겨우 끝을 냈다. 이제 숙소로 가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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