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쓰시마에 있는 ‘조선통신사의 길, 사스나(佐須奈) 코스’를 걷다.
김수종 작가 10월 조선통신사를 생각하며 쓰시마의 산천을 걷다. 3
김수종 | 기사입력 2017-11-09 11:12:56

김수종
[서울타임뉴스=김수종] 25일() 아침에는 정말 억지로 일어났다. 허리가 아파서 몸은 천근만근이다. 어제 발가락에 상처까지 생겨 임시방편으로 반창고까지 부착했다. 아침 먹고는 바로 북섬 중상단에 자리한 미야마(深山)의 천세교(千歲橋)’앞으로 갔다. 이곳에서 출발하여 영문U자 모양으로 걸어가는 트레킹로인 조선통신사의 길, 사스나(佐須奈) 코스를 걷기 위해서다.

최종 목적지는 사스나 소방서 앞이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귀국하는 조선통신사들이 마지막으로 걸었던 길이다. 예전 조선통신사들은 인근 사스나항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아무튼 우리들은 대부대를 이끌고 천세교 앞에서 출발했다.

서서히 가을이 깊어가는 곳이라 곳곳에 수확을 준비하는 농부들이 보인다. 특히 버섯을 키우거나 꿀을 따기 위해 간혹 지나는 차량과 사람들이 있다. ‘사고천(佐護川)’의 좌측 상류를 따라서 계속 올라갔다. 생각보다 물도 많고 맑다. 최근에 비가 와서 그런지 공기까지 좋은 편이다.

중간 중간에 박우물 선생이 기타로 반주와 노래까지 불러주니, 마치 군악대의 연주처럼 힘을 얻어서 행군을 하는 군인들처럼 힘차게 나간다. 다들 너무 걸음이 빨라져서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날 정도이다. 그래서 조금 속도를 늦춘다.

다들 지칠 무렵 윤치술 선생이 자신이 개발한 등산스틱 사용과 걷는 방법인 마더스틱워킹(Mother-Stick Walking)’법을 강의했다. 나는 몇 달 전에 세 시간 동안 강의를 들었는데도 재미가 있어 귀를 세우고는 다시 잘 들었다. 나는 강의 종료 직후에 조만간 선생을 다시 만나 실습체험을 두어 시간 받기로 했다.

윤치술 선생은 스틱을 제대로 사용하여 어머니의 품속으로 들어가듯이 편안하고 여유 있는 산행을 즐기자는 뜻에서 마더스틱워킹이라 칭했다고 한다. “동양인의 체격조건과 한국산의 특성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방법으로 산행에서 에너지 소모를 줄여 체력을 유지하면서도 행복한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헤엄과 수영이 다른 것처럼, 누구나 등산은 가능하지만 헤엄을 치는 사람과 수영을 하는 사람의 차이는 분명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스틱사용과 등산법이다. 마더스틱워킹은 바로 산에서 스틱을 통하여 수영을 배우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아울러 헤엄을 치면 몸이 망가지고 쉽게 지치지만, 수영을 하면 몸이 좋아지고 장거리를 편하고 갈 수 있으면서도 덜 지치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걷는 방법과 스틱 사용법을 배우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

마더스틱워킹은 등산을 하면서도 몸을 보호하는 걸음걸이 방법이다. 평지와 오르막에서 발의 모양은 일자로 놓고 보폭을 줄이며 걸음을 뗀다. 우랑우탄 같은 팔자걸음이나 큰 걸음은 에너지 소비가 많음으로 동작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상체와 머리는 진행방향으로 조금 숙이는 것이 좋다.

우선 자신의 키에서 30~40CM를 줄인 길이의 스틱을 준비한다. 스틱은 어깨보다 조금 넓게 짚는다. 스틱을 앞으로 내던질 때 팔목을 꺾어 살짝 앞으로 자연스럽게 밀어준다. 이때 상체를 앞으로 숙여 스틱에 몸을 약간 기댄다는 느낌을 받는 게 좋다.

통상 다리와 몸에 80~90%의 힘이, 스틱에 10~20%정도의 힘이 들어가면 된다. 이 균형 비율은 개인이 걸으면서 조절하면 된다. 아울러 팔은 구부린 상태를 유지한다. 진행방향 쪽으로 스틱이 약 5~10도 정도 기울었을 때 팔꿈치를 펴면서 스트랩(Strap, 스틱의 머리에 달아매는 천으로 만든 띠)을 뒤로 밀어준다.

팔꿈치가 쭉 펴지기 전에 다시 스틱을 편하게 앞으로 던진다. 평지와 오르막, 약간의 내리막에서는 걷는 원리나 자세는 비슷하다. 급한 내리막은 경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발의 모양은 11자보다 약간 벌리고 보폭을 줄이면서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이때는 과속을 막고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팔자걸음이 도리어 바람직할 수도 있다. 주의할 점은 팔이 펴진 상태로 스틱을 밀지 않도록 하자. 스틱을 약간 몸 쪽으로 기울인 상태를 유지해 땅과 수직으로 서지 않도록 주의한다. 몸이 스틱보다 앞에 있게 되면 무릎에 하중이 실리므로 꼭 스틱을 몸보다 앞에 두는 것을 잊지 말자.

너무 재미나고 멋진 강의였다. 트레킹을 하면서 음악연주와 노래 및 등산에 관한 강의까지 정말 신나는 걷기행사인 것 같다. 조금 급하게 걷기는 했지만, 중간에 노래공연과 트레킹 강의까지 마치고는 3시간 10분 정도 만에 걷기를 마쳤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은 우선 식당으로 갔고, 식사 간격을 두기 위해 나머지 일행들은 버스를 타고는 예약한 식당 인근에 있는 한국전망대로 갔다. 쓰시마 최북단에 위치한 이곳에서 한국까지는 49.5의 거리로 날씨가 좋은 날은 부산시의 고층빌딩과 산세를 볼 수 있다. 눈앞에 있는 한국을 바라다보면 쓰시마가 정말 국경의 섬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전망대는 오랫동안 사회, 역사, 지리, 문화적으로 깊은 관계에 있는 한국의 이미지를 담아 만든 팔각정 모양의 건축물이다. 서울에 있는 탑골공원 정자를 기준으로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공수한 재료와 자재로 전문가를 초빙하여 한국양식으로 지었다.

전망대 입구에서 조선역관사 조난위령비가 있다. 지난 1703년 음력 25일 아침, 108명을 태운 조선통신사의 역관사 배가 쓰시마를 향해 부산을 출발하였으나, 기상악화로 인해 이곳 앞 바다에서 조난되어 전원이 사망하는 비참한 해상사고가 있었다.

사고의 역사적 배경이 선린우호를 바탕으로 한 국제교류였다는 것을 반영하여 지난 1991년 위령비가 세워졌다. 그리고 전망대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섬인 우니지마(海栗島)’에는 항공 자위대 기지가 보인다.

한국전쟁 당시에 일본을 방어한다는 의미에서 항공 레이더기지를 만든 것이 현재에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재미나게도 쓰시마 최북방의 작은 섬에 있어서 간혹 해상 자위대 주둔지로 착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전망대 바로 아래 언덕에는 한국이 원산지인 이팝나무 3천여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봄에는 특히 꽃이 장관을 이룬다. 물론 매년 봄 이팝나무 꽃 축제도 열리고 있다. 이제 점심을 먹기 위해 이웃한 도요()’로 가서 초밥정식으로 식사를 했다.

처음 와 보는 곳인데, 단체손님이 많은 것을 보면 주로 여행사를 상대하는 식당 같다. 하지만 나름 맛이 있고 식당 옆에 바다가 펼쳐져 있어 전망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행복하게 점심을 마쳤다.

이제 마지막으로 히타카츠항구에 있는 면세점에 갔다가 이웃한 아지로(網代)연흔(漣痕)’을 보러 갔다. 해변을 따라 물결 모양을 조각한 듯한 울퉁불퉁한 바위가 있는데 이를 연흔이라 한다. 진흙 성분이 많은 깊지 않은 바다의 잔물결 흔적이 화산분출이나 지진 등으로 융기하면서 화석화된 것이다.

이곳은 나름 규모도 커서 태고의 바다 속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연흔과 함께 하트스톤(Heart stone)’도 나름 예쁘고 멋진 곳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이 사랑고백을 하기 위해 하트스톤을 보러오기도 한다.

이것으로 나의 12번째 쓰시마 여행도 마치고자 한다. 이제 수속을 마치고는 오후 240분 배를 타고는 부산으로 향한다. 이번 쓰시마 여행을 통하여 재미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트레킹 동우회 사람들도 반가웠다. 그리고 오랜 만에 뵌 윤치술 선생과 페루에서 온 박우물 선생 등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며칠 동안 고생한 고광용 이사에게도 고맙다. 이번여행에서도 조선통신사에 대한 생각을 간간히 했다. 특히 최근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발전적인 교류가 다시 필요함을 느낀다. 아무래도 문화와 경제교류가 더욱 중요한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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