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김수종
[영주타임뉴스=김수종칼럼]현재 지방 소도시는 대부분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극단적인 통합이나 눈을 뒤집는 획기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으면 살길이 별로 없다. 경북 북부지역의 경우라면, 안동`영주`예천`봉화군의 광역통합과 통합시청을 가장 낙후된 청량산 북쪽에 둔다거나, 지역 고교까지 의무교육을 실시하면서 의무의료`급식까지 강제하지 않으면 점점 인구는 줄고 성장 동력도 사라지게 된다.

현금 지급 이후 추가적인 생존지원 대책이 별로 없는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출산장려금이나 노인`장애인 복지정책 등으로 소도시가 쉽게 다시 성장하고 살아나지는 않는다. 이런 획기적인 고민 중에 하나가 바로 지역경제구조를 기존의 시장경제제도에서 조금은 이탈한 것 같은 지역(공생)순환경제로 만들어 내는 것일 것이다.

그래야만 지방에 살고 있는 어린이`여성`노약자`청소년`취약계층등도 소외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 겸 사회철학자인 칼 폴라니(Karl Polanyi)사회적 경제를 통해 시장경제가 이익 창출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만들어냈지만 공존과 공생을 위한 전통적 경제의 지혜를 살려 지역 중심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요즘식으로 말하자면 지역(공생)순환경제를 주장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지방에 투자되는 수많은 재정과 민간기업의 투자금은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세금으로 중앙정부나 투자수익금으로 기업 본사로 회수된다. 우리가 흔히 지역에 대규모 리조트가 생기면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지역민이 잘살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리조트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쓰는 돈은 아쉽게도 리조트 내에서만 쓰이고는 다음 날 아침이면 서울에 있는 리조트 본사로 송금되고 만다. 고용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본사 직원이 지방으로 파견을 와 있기는 하지만, 상시적으로 지역에 눌러 앉지 않는 관계로 별로 인구 유입도 없다. 지역 인력을 고용하여 일을 한다고 해도 대부분 비정규직에 임시직인 청소나 경비인력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계절별 일용직이다.

따라서 지역에는 저임금과 오폐수만 넘쳐날 따름이다. 대규모 관급 공사의 경우에도 사실은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있는 대기업 중심의 건설사에 일이 배당되고, 지역은 하청공사를 주로 하는 작은 기업이 부분적으로 일에 참여할 뿐이다. 요즘은 주로 장비만을 많이 쓰지 대형공사라고 해도 인력 투입은 많지 않다. 그 인력이라는 것도 대부분 임시 혹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지나지 않는다.

지역에 있는 돈도 마찬가지다. 돈은 대부분 지역에서 돌지 않고 바로 서울로 다시 올라간다. 오죽하면 100원을 풀면 2~3개월이면 80원이 다시 서울로 간다고 한다. 이래서 지역(공생)순환경제가 필요한 것이다. 지역에 있는 대형마트를 이용하지 않고 작은 상점을 주로 이용하기, 식당 역시도 프렌차이즈 보다는 지역 전통 식당 이용하기. 제과점도 지역 빵집을 이용하기 등이 필요한 시대다.

그렇다고 이런 소비자 운동이 당장 실효를 거두기는 힘들다. 그래서 대안으로 준비한 것이 대형마트 유치거부운동이나, 대형 리조트 거부운동, 대토목공사 거부운동 등이다. 여기에 뜻있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기존 은행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협동조합이나 마을금고를 중심으로 지역화폐를 만들고 가맹점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소비자운동을 하는 형태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거부하고 지역 화폐만을 사용하는 관계로 돈이 종국에서는 지역에서만 돌고 더 이상 외부 유출 없이 지역(공생)순환경제가 되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안팎의 경쟁력도 문제지만, 이것을 지킬 수 있는 지역경제 규모도 과제다. 원칙적으로 이런 지역(공생)순환경제는 서로 간에 경쟁을 최대한 배제하고 이익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이다.

경쟁보다는 공생을 고민하고 공생과정을 통하여 사람을 중시하며 관계 개선을 통해 상호발전을 도모한다. 따라서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해결하지 않고 있는 과제를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 이런 지역순환경제는 청년 실업문제와 중년의 고용불안 해소, 청년`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점점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에 따른 계층`세대 갈등해소, 고령사회에 대한 대책, 삶의 질 개선 등의 분야에서 지역사회를 바르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우리가 안고 있는 다양한 경제적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창출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보다 공고하게 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순환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경제 주역들의 바르고 건강한 활동과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앙`지방정부의 정책의지와 지원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순환경제개념에 대한 새로운 인식 확산 및 상호협력`실천력 구축, 의회의 조례 제정과 정부차원의 지역순환경제 지원센터 설립을 통한 관리도 중요하다.

여기에 주민들의 마인드 함양을 위한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교육과 각계의 전문가와 주민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지원활동 등이 필요할 것이다. 아무튼 이런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하여 지역주민들이 하나의 공동체로 묶일 수 있도록 하고, 이들 공동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단위의 소규모 시장경제를 완성하여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고 규모를 키우는 일이 필요하다.

우선 지역화폐를 통하여 돈이 외부로 심하게 유출되는 것을 막고, 지역을 공생하는 순환경제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 중심에 시민들이 있고, 주변으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담당하는 정치인이 앞장서고, 협동조합과 소비자운동단체 및 지역순환경제 지원센터 등이 굳건히 자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지방소도시가 제대로 살 수 있는 날이 오는 것이다.


2018-03-19 12:25:54
[김수종 칼럼]지역순환경제를 통하여 돈이 지역에서 꾸준히 잘 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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