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타임뉴스- 김수종 기자]개인적으로 영주아카데미 관련 소식을 가끔 듣는다. 때로는 감동적이고 능력 있는 강사가 섭외되어 오기도 한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실망스러운 사람들이 와서 강연을 하고 간다고 전해 듣는다.

사실 요즘 전국의 모든 시군에서 열리고 있는 시민아카데미는 대부분 장성아카데미의 아류라고 할 수 있다. 이미 1050회를 넘기고 있는 장성아카데미는 정말 놀랍게도 매주 목요일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모시고 진행된다.

강연 전 지역 예술인들의 30분 오프닝 공연과 함께 90분 특강으로 운영되며 강연을 듣길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장성군은 장성아카데미를 통하여 공무원 교육은 물론 시민사회교육에도 크게 도움을 받고 있다.

강사들 사이에서는 장성군에 한번 다녀오면 격이 한층 오른다고 할 정도로 최고 수준의 강사만을 섭외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영주도 조금 격을 높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정말 수준 높고 의미 있는 강사를 많이 불러 지역을 바꾸고 공무원의 생각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작년 초 예천군은 예천출신으로 우석대 교수인 안도현 시인을 초청하여 예천아카데미를 개최했다. 당시 안 시인은 따뜻한 세상, 가슴 찡한 시라는 주제로 시를 통한 가슴 따뜻한 감동의 시간을 가졌다. 안 시인은 1961년 예천에서 출생했다.

문학특기생으로 원광대 국어국문학과,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매일신문 낙동강’ 1984년 동아일보 서울로 가는 전봉준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내 생애 가장 빛나던 순간> <그런일>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시> <기러기는 차갑다> <간절하게 참 어이없이> <그리운 여우> 어른을 위한 동화<연어>등 다수가 있다.

1회 시와 시학상 젊은 시인상, 13회 소월시 문학상 대상, 10회 모악 문학상, 12회 이수 문학상, 2회 윤동주 문학상 문학부문 등을 수상했다. 사실 이런 분들이 강사로 와서 강연해야 지역에도 도움이 되고, 사람들의 생각도 많이 바뀐다.

앞으로는 보다 의미 있는 강사진의 섭외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지난 2016년 연말 안 시인은 안도현 시인의 내 고향 발견 기행행사에서 많은 독자들과 고향인 호명면 황지리를 방문해 내성천에서 자란 추억을 얘기하고 연탄시인보다는 내성천 시인으로 불러달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예천군이 주관했던 당시 행사는 안 시인과 기자 및 독자 37명이 참가해 시인의 작품 속에 나오는 공간과 지역의 대표 관광지를 둘러보며 시인의 강연을 듣고 독자와 함께 시인의 작품을 낭독하는 알찬 시간을 가졌다.

기행단은 첫날 일정으로 시인이 어릴 적 겨울에 외가에서 먹었던 추억 가득한 태평추(돼지묵전골)’로 함께 점심을 하고 시인이 태어났던 호명면 황지리 생가터와 당시의 우물을 둘러봤다. 이어 도정서원과 용문면 금당실 전통마을 곳곳을 탐방했다.

또한 저녁시간에는 예천청소년수련관 갤러리에서 탐방 참가자들과 예천의 문학인들이 함께 모여 안 시인의 강연을 듣고 시낭송의 시간도 가졌다. 이튿날은 용문사와 초간정, 회룡포와 삼강주막 등 지역 대표적인 관광지를 둘러봤다.

참가자들은 시인의 `발견`이라는 작품 속에 나오는 내성천을 둘러봤다. 행사에 참가한 독자는 이번 기행은 시인이 동행하면서 시가 태어난 자리를 함께하는 행사라서 인문학과 문화, 관광이 접목된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여행이었다고 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시인과 함께한 내 고향 탐방 기행은 문학을 널리 알릴뿐 아니라,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명소 관광도 함께 이뤄져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라고 했다.

또한 작년 10월 경상북도 주관한 행사에는 풍산은 3일과 8일에 장이 서는데, 학교를 가려면 반드시 장터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흥청대던 장날 풍경은 마치 잔칫날 같았습니다.” 지난 13일 안동 풍산읍 풍산장터와 14일 예천 용궁면 용궁시장을 잇따라 방문한 예천 출신 안 시인은 금세 어린 시절 추억에 젖어들었다.

안 시인이 풍산과 용궁장터를 찾은 것은 지역출신 유명작가의 사연과 추억이 함께하는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통시장 이야기 인문기행은 경북도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국 최초로 실시하는 시범사업이다.

지역출신 유명 작가들이 유년시절 추억이 담긴 전통시장과 인근 역사·문화 명소를 방문해 이야기 중심의 인문기행을 실시함으로써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전통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13일부터 이틀간 안 시인이 안동·예천·영주지역 전통시장을 둘러봤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안겨준 안 시인은 예천 호명면에서 태어나 안동 풍산초등을 다녔다.

그의 어린 시절 놀이터는 단연 풍산장터였다. 집 채 만 한 소들을 거침없이 우시장으로 몰던 소장수의 모습과 입으로 불을 뿜는 차력사의 모습이 그의 상상력을 키웠다. 그는 장이 서지 않는 날은 앙상한 구조물 사이가 우리들의 놀이터였고 자전거를 처음 배웠던 곳도 풍산장터였다고 추억을 소환했다.

안 시인의 인문기행은 첫날 안동 풍산시장, 봉정사, 이천동 석불 방문에 이어 이튿날 예천 용궁시장, 회룡포, 금당실 마을을 돌아 영주 풍기인삼시장, 무섬마을 등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밥도 먹고 물건을 사면서 향토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전통시장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11월초에는 상주 출신 성석제 소설가가 상주·문경 전통시장을 찾았다. 영주에서도 지역 출신의 작가나 예술가, 교수, 다양한 전문가 등을 초대하여 강연도 제대로 구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런 분들과 함께 하는 여행프로그램도 기획하여 진행하는 것이 역사문화관관은 물론 지역 재래시장에 방문객을 늘리고 이야기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 관광지 중심의 여행에서 벗어나 최근에 지정된 등록문화재를 포함한 근대문화유산 순회여행이나, 공공건축물 투어 같은 것을 적극적으로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런 경우에는 역사학자나 건축가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조경가나 동식물학자, 생태학자, 임업학자, 연예인들과 함께 하는 인근의 산과 강 걷기 여행도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8-07-04 13:02:42
[김수종 칼럼]전문가 초청 및 안내로 강의도 여행도 수준을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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