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서승만 칼럼] 같은 허위학력 표시이지만 무엇이 다른것인가? 법의 형평성,공정성 문제...'알파고' 도입해야 하나?
서승만 기자 smseo67@naver.com
기사입력 : 2018-12-29 15:44:58
학력우대풍조,방통대 졸업을 아주대졸업으로...방통대가 어때서? 

수원지검, 허위학력 표시 조명자 수원시 의장에 “고의성 아니다" 무혐의 처분(방통대 졸업을 아주대졸업으로...방통대가 어때서?)

고양지청, 허위학력 표시 김필례 전 고양시 의장 “고의성 인정" 법원 기소

↑6.13 지방선거 당시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이 유권자에게 배포한 선거공보. 방송통신대를 졸업했지만 아주대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학력이 허위 표시돼 있다. 검찰이 공직선거법 허위학력 표시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전·현직 시의장을 놓고 “무혐의와 기소"로 각각 다른 처분을 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타임뉴스=서승만칼럼] 수원지검이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선거공보에 방송통신대 대신 아주대를 졸업한 것처럼 허위학력을 표시한 혐의로 고발된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더불어민주당)에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허위학력 표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면죄부를 부여했다.

검찰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공직선거에서 선관위를 거쳐 모든 유권자에 배포된 공식 선거공보물에 기재된 허위기재 사항까지 후보자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면 기소를 할 수 없다는 것이어서 검찰 기소독점권에 따른 처분의 공정성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반면에 고양지청은 공직선거법상 같은 허위학력 기재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고양시 김필례 전 시의장(바른미래당)은 법원에 기소되어 현재 1심 재판 중에 있다.

수원시 조명자 시 의장은 방송통신대학 졸업이지만 “아주대학교 졸업"으로, 고양시 김필례 전 시의장은 항공대학교 경영학박사 학위가 없으면서도 “경영학 박사"로 기재한 명함을 배포하여 각각 시민으로부터 고발을 당했었다.

지난 달 10일 수원지검 공안부 박성욱 검사는 6.13지방선거후 선거공보에 허위학력 등을 기재한 혐으로 고발된 조의장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고양지청 공안담당 최선경 검사는 11.17 김필례 전 의장에 대해 ‘경영학 박사와 박사과정 대학원 수료와는 큰 차이가 있다’며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법원에 기소를 하였다.

↑ '경영학 박사학위' 학력허위기재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여 재판을 받고 있는 고양시 김필례 전 시의장 한편, 고양지원은 김 의장에 대해 두 차례의 심리를 마쳤다.

지난 주 2차 공판에서 김필례의장은 “다른 사람이 모르고 인쇄했으나 배포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결정적인 유포를 인정하는 발언이 나와 방청석이 술렁거렸다.

다름 아닌 “허위 명함을 이틀 동안 SNS상에 올렸다가 내렸다"는 말을 하였기 때문이다.

김의장은 경·검찰 및 선관위 조사에서 줄곧 “200매를 인쇄하여 10매 정도만 돌리고 190매는 소각했다"며 소각사진을 제기하여 선처를 주장해 왔었다.

조의장은 방송통신대 졸업 후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나 선거공보에 방통대 졸업 사실은 빼고 ‘아주대학교 졸업’(유아교육학 석사)으로 학력을 기재했다.

방통대가 아니라 아주대를 졸업한 후 같은 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오인할 수 있게 선거공보물이 제작된 것이다.

조 의장은 검찰조사에서 “디자인업체에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이라는 표현 중 ‘교육’이라는 글자만 빼고 괄호 안에 석사 전공을 표시해달라고 했으나 업체에서 착오로 ‘교육대학원’이라는 글자를 통째로 빼면서 ‘아주대학교 졸업’(유아교육학 석사)으로 학력을 잘못 기재한 것"이라며 범죄혐의를 부인했다.

최종 선거공보물에 학력을 허위기재한 것은 맞지만 디자인업체의 실수에 의한 것으로 고의성은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선거공보물 초기 수정본에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으로 기재돼 있고 디자인업체 사장도 피의자가 의도적으로 ‘교육대학원’이라는 글자를 (통째로)삭제해달고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점을 볼 때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선거공보물 최종본을 검토한 선거관리위원회가 학력 기재부분에 대해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아 피의자는 이 부분은 문제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허위 학력 표시가 사전에 의도된 것도 아니고 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았다는 조의장 주장을 그대로 수긍한 셈이다.

조의장은 검찰조사에서 “2017년8월 호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방통대 졸업 부분은 더 이상 기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대학원 석사, 박사학위 취득에 대한 학력부분만 기재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이 외면했을 뿐 조의장이 의도를 갖고 방통대 대신 아주대 졸업으로 학력을 허위기재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많다.

먼저 조의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시의회 홈페이지 프로필에 학력을 ‘아주대학교 졸업(유아교육학 석사)’으로 표시했다.

조 의장의 호서대 박사학위 논문 역시 지난 7월 경향신문 취재결과 일명 ‘모자이크 표절’수법을 사용해 타 논문을 인용표시 없이 짜깁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시의회 의장 선출을 앞두고 있던 조의장은 논문 표절 의혹이 일자 “졸업생이라서 로그인이 안 되고 있는데 학교측으로부터 표절이 아님을 증명하는 서류를 받아 곧 보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6개월이 다 되가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해명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조 의장은 박사학위 논문 표절의혹(▶관련기사- [단독]수원시의회 민주당 의장 후보, 2017년 박사논문 표절 의혹)이 보도되자마자 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아주대학교 졸업 부분을 황급히 수정했다.

조의장이 선거전부터 학력을 허위로 표시할 의도를 갖고 있었고 들통이 나면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의회 홈페이지 프로필 수정 전후 캡처 화면은 고발장에 증거로 제출됐음에도 검찰은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았다. 또 경향신문이 입수한 선거공보물 중간 수정본(5월27일자)에도 학력이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대신에 ‘아주대학교 졸업’으로 표시돼 있었다.

최종본 제작과정에서 업체가 실수로 학력을 허위기재한 게 아니라 조 의장이 최소한 중간 수정본 검토단계부터 학력이 허위로 기재된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의 시의회 홈페이지 프로필. 지난7월 경향신문이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기전(좌측)에는 ‘아주대학교 졸업(유학교육학 석사)’로 표시돼 있던 학력사항이 논문표절 의혹 제기후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으로 변경됐다.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은 이 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조의장이 권선동 지역 유권자를 겨냥해 선거명함과 SNS에 ‘경기언론인 의정대상’을 ‘권선경기언론인 의정대상’으로 수상경력을 허위로 조작해 게재했다는 고발사실에 대해서도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조의장이 명함을 제작하면서 실수로 단체이름이 잘못 기재된 자료를 넘겨줬으나 인쇄 직전 해당 부분을 삭제해 실제 유권자에게 배포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조 의장 진술의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고발인 측에 전화를 걸어 “혹시 아직도 경력이 허위기재된 명함을 갖고 있느냐"며 증거 수집 책임을 고발인측에 떠넘기기도 했다.

공안부 검사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선관위를 상대로 조사를 해보지도 않고 고발인측에 조의장의 진술을 반박할 증거를 갖고 있느냐고 물어본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중앙선관위측도 “지역별 선관위직원들이 후보자별로 선거운동 기간 중 사용한 명함을 회수해 보관하고 있다"며“검찰이 선관위에 보관중인 명함과 비교하면 허위기재 여부를 금방 판단할 수 있는데 왜 그랬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고발인측이 이 같은 사실을 알려준 후 뒤늦게 지역 선관위에 사실조회를 했다.

조 의장이 선관위에 제출한 명함파일에는 권선경기언론인연합회 의정대상’으로 수상경력이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에도 “선관위에 제출된 명함파일은 수정전 파일"이라는 조의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검찰논리대로라도 조 의장은 선관위에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선거비용을 보전 받은 셈이지만 이에 대해서도 어떤 판단도 내려지지 않았다.

SNS에 수상경력이 허위 게재된 부분도 “다른 지역 유권자나 일반인 관점에서 ’권선경기언론인 연합회’보다 ‘경기언론인연합회’의정대상이 보다 권위있는 상으로 보일 것"이라며 수상경력을 속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 의장이 수상경력을 속일 이유가 없었다면 왜 애당초 ‘권선경기언론인연합회’라는 실재하지 않는 유령단체 이름을 명함에 새기려 했는지 의문이다.

↑ 조명자 수원시 의회 의장이 6.13 지방선거 당시 선거비용 보전을 위해 회계자료에 첨부한 명함 파일. 권선경기언론인연합회에서 의정대상을 받은 것으로 경력이 기재돼 있지만 해당 단체는 실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사진 = 경향신문)

결국 검찰은 조 의장에게 불리한 증거는 모두 외면 한 채 ‘실수’ 혹은 ‘고의가 없었다’는 조의장의 진술에만 의존해 ‘받아쓰기식 수사’를 진행한 셈이다.

검찰이 짜맞추기 수사를 통해 조의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원지검이 조 의장에 대한 불기소 결정 사실을 고발인 측에 지연통지한 이유도 석연찮다.

수원지검 공안부는 이재명 경기 지사를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기 하루 전인 지난10일 조의장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려놓고도 고발인측에 수사결과 통보는 지난 21일 했다.

6.13지방선거 사범에 대한 공소시효(12월13일)가 만료되고 이 지사 사건에 대한 언론보도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후 늑장통보가 이뤄진 것이다.

오랫동안 공안부에서 선거사범 수사를 했던 한 변호사는 “후보자는 보통 불리한 사실에 대해 무조건 몰랐다고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게 일반적이지만 조의장에 대해서는 검사가 너무 티나게 봐주기 수사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인구 100만이 넘는 경기도의 대도시에서 일어 난 허위학력기재에 따른 공직선거법 적용이 검찰에 의해 고무줄법으로 전락된다면 누가 검찰을 정의의 사도로 믿을 수 있겠는가?

타임뉴스=서승만편집국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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