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칼럼] 삼성의 노조 탄압, 그 악랄함이 충격을 던져주는데... 
서승만 기자 smseo67@naver.com
기사입력 : 2018-12-31 10:10:25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전 노조원 염호석씨 시신 탈취 뒤 화장하고 삼성 뒷돈 받은 전 양산경찰서 과장·계장 기소...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서승만 칼럼니스트
[서승만 칼럼] 4년전 사건의 전모 밝혀져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삼성의 체면은 그냥 내팽겨친것인가?

이미 4년이 지난 과거사 일이지만 사실진상규명에 의해 인권침해 국가폭력으로 노조와해 문제를 밝혀 낸 사건이다.

삼성전자 서비스 양산 센터에서 근무하던 염호석은 노조 가입 후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일을 주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고, 건당 수익이 생기는 직업의 특성상 힘든 시간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도 안 되는 한 달 40여 만원으로 퇴근 후 알바까지 해야 했던 노조원은 죽어서도 편하지 못했다.  

노동자를 쥐어 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기업의 기본 소양처럼 되어왔다. 

삼성의 무노조 정책의 핵심은 노조가 필요 없을 정도로 모든 사원이 행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 무노조 방식 역시 일본 기업을 따라하기는 했지만, 초대 이 병철회장의 의지처럼 노조조차 필요 없는 행복한 회사라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에 씁쓸한 일기도 하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하모 전 경남 양산경찰서 정보보안과장을, 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김모 전 양산서 정보계장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사라진 유골 가려진 진실; 염호석 시신 탈취한 삼성과 비호한 경찰, 노조 붕괴시키려던 삼성의 악랄함인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사법부는 삼성의 편에 서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조직적으로 노조 파괴를 일삼은 정황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구속조차 시키지 않는 사법부의 행태에 국민들 공분이 커지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유족을 회유해 장례가 삼성 뜻대로 이뤄지도록 돕는 대가로 뇌물까지 챙긴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하 전 과장은 염씨의 장례가 노조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막으려는 삼성 측을 위해 김 전 계장 등 경찰관들을 동원했다. 

 당시 하 전 과장 부하 직원들은 브로커 이모씨와 함께 경남 양산경찰서 정보보안과장과 정보계장이 노조가 아닌 삼성 뜻대로 장례를 치르도록 유족(염호석씨 아버지)을 설득했다.

염씨 부친을 설득해 염씨 장례가 가족장으로 치러지도록 하고 삼성 측이 염씨 부친에게 건네는 합의금 6억8000만원도 직접 배달했다. 

이후 하 전 과장은 이씨에게 “노조원들이 시신 운구를 막고 있다”는 112 허위신고를 하게 하고 이를 빌미로 경찰을 출동시켜 2014년 5월18일 염씨 시신을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밖으로 운구했다.

염씨 시신이 부산으로 옮겨진 다음에는 검시 담당자가 아닌데도 화장에 필요한 ‘검시필증’을 발급받은 다음 부산 행림병원에 허위빈소를 차린 후 노조원들 모르게 5월20일 경남 밀양 공설화장장에서 염씨 시신을 화장케 했다. 

하 전 과장은 양산서가 염씨 사망사건과 관련이 없어 검시필증을 발급받을 수 없었는데도 “수사상 필요하고 유족 요청이 있다”는 취지로 당직 경찰관이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게 한 다음 강릉경찰서에서 검시필증을 추가로 발급받았다.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리고 그 이전 2013년의 최종범씨도 함께 보면 왜 이런일이 벌어졌는지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14년 5월 강원 강릉시의 한 해안도로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염호석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제 시신을 찾으면 (노조) 지회의 승리의 날에 화장하여 뿌려달라’는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장례는 노조 몰래 치러졌다. 무슨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삼성전자 서비스 양산 센터 직원 사망에 수백명 규모의 경찰이 출동할 이유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경찰 만이 아니라 검찰까지 현장에 나타나 직접 지휘까지 했다. 검찰까지 나서서 왜 그런 일을 하는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

정규직도 아닌 직원 사망에 경찰이 대규모로 출동하고 검찰이 현장 지휘를 하는 이 기괴한 상황은 '삼성'과 '노조탄압'이라는 단어가 함께 하지 않는 한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경찰이 출동하면서부터 기이한 일은 벌어지기 시작했다.

염호석의 사체를 옮기는 과정에서 말 그대로 탈취하는 일이 벌어졌고 굳이 장례식장을 옮길 이유도 없었지만, 염호석의 아버지는 누군가를 만나고 온 후 이상한 행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캡샤이신 액을 집중적으로 뿌리고 경찰이 호위하는 상황에서 영구차는 떠났다.

하지만 두 대의 영구차 중 앞서 경찰의 비로를 받으며 떠난 영구차에는 염호석의 사체는 없었다. 

남겨진 영구차에 염호석의 사체가 있었고, 동료들의 시선을 빼앗은 후 염호석은 장례 절차도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밀양 화장장에서 급하게 화장이 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태 배후에는 삼성 측의 뒷돈을 받은 경찰 간부들이 있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삼성 측 돈을 직접 받은 김 전 계장의 구속영장을 지난 17일 청구했지만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으며 범행 당시 김 전 계장의 지위와 역할 등을 고려했을 때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법의 허무맹랑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와 별도로 가족과 노조원들의 만류에도 장례를 강행했던 염 씨의 아버지도 재판을 받고 있다. 

아들 장례식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됐던 노조원의 재판이 열리는 법정에서 삼성 측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거짓 증언을 한 혐의가 드러나 지난 9월 불구속기소 됐기 때문이다.

더디고 소극적인 과거사 진실규명

그렇다면 4년전의 일이 왜 지금에 와서야 관련 경찰관이 기소가 된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 부분이다. 더딘 과거사 진상조사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인권침해의 국가폭력 진상규명이 그래서 서둘러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밀양 송전탑·삼성전자서비스 노조 탄압 등 과제 산적해 있고 이와 관련해 경찰청진상조사팀·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기한이 연장은 피할 수없게 됐다.

그래서 올해 경찰, 검찰, 법원이 일제히 과오를 반성하며, 과거 사건과 활동 등을 되짚는 진상조사에 나섰다. 

전문 임기제 공무원 조사관 10명, 경찰조사관 10명 등 20명이 참여한 진상조사팀은 1년간 활동하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진상조사 결과는 절반도 나오지 않았다. 애초 사건 발생 시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고통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는 피해자의 눈물은 그래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노조원 염호석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는 것은 거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삼성은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것 이 모든 것에는 삼성이 있다.

유일하게 구속된 삼성 최 전무가 6억이라는 거액까지 들여 사망한 노조원의 사체를 강탈하려 한 이유는 분명 있었을것이다.그들에게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염호석 사망으로 인해 삼성의 노조 탄압과 파괴 공작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을 뿐이다.  

무노조를 앞세우며 어렵게 만들어진 노조를 탄압하고 파괴하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공을 들여왔는지 모든 것은 이렇게 그의 죽음과 더불어 성명히 남겨져 있다.

노조원과 비노조원을 분리하고, 노조원들을 고사 시키는 작전을 써왔다는 것은 그들이 작성한 문건에 그대로 드러났다. 노조원이 많은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는 의도적으로 폐업하도록 한다.

그리고 그렇게 폐업한 곳은 삼성이 지원해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 노조원들의 주장이다. '다스 소송비용 지원'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삼성 노조 와해 문건'이 발견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노조 '고사화'를 조직적으로 해왔던 삼성은 염호석 아버지에게 6억여원을 주고 시신 탈취할 수는 있지만, 노조원 염호석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는 것은 거부했다.

2013년 이미 '삼성 노조 와해 문건'이 논란이 되었다. 심상정 의원이 세상에 알렸지만, 경찰과 검찰 모두 이를 부정했다. 

 5년 전 이 사건이 제대로 수사 되고 처벌을 받았다면 이 노동자들의 죽음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찰도 검찰도 문건을 부정했다. 삼성이 적극적으로 염호석 시신 탈취를 감행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염호석 사망 전 같은 삼성 노동자였던 최종범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노조원이었던 최종범 역시 비슷한 이유로 탄압을 받아왔다.

누구보다 그의 죽음을 아파했다는 염호석은 7개월 뒤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는 유서를 통해 노조 차원에서 장례를 치러 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삼성의 노조 파괴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거액을 들여 아버지를 회유했고, 그렇게 시신을 탈취한 삼성은 '인면수심'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탄압 받아 더는 참지 못하고 사망한 노조원들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너무 잘 알고 있던 삼성은 사망한 염호석의 시신을 탈취해야만 했다. 노조원의 사망에 모든 것이 집중되면 안 된다는 이유 하나로 금수와 같은 일을 저질렀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법부는 적극적으로 수사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노조원의 죽음에 수백 명의 경찰이 비호하고, 검찰까지 나서서 진두지휘하는 기괴한 상황은 삼성이 아니면 만들어낼 수 없는 풍경이다. 

삼성의 오너 리스크에 이어 노조 탄압은 그들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는 한계다. 그들이 진정 글로벌 기업으로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상식적인 기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타임뉴스=서승만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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