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하강하는 글로벌 부동산시장…거품 터질까?
서승만 | 기사입력 2019-01-13 14:04:01

'위태위태' 주요 도시 집값 정점 찍고 하락

호주·캐나다·홍콩 '흔들' 올해 세계경제 복병

'부동산거품'…규제·무역전쟁에 차이나머니 제동

미·중 무역 전쟁과 미국 긴축 우려, 브렉시트, 사상 최대 부채 등 세계 경제에 위험요인이 산적한 가운데 숨어 있는 진짜 리스크는 글로벌 부동산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7년 세계 주택가격이 세계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넘어설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나 지난해부터 경기둔화 우려 속에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했으며 차이나머니를 등에 업고 고공행진 하던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0년을 기준(100)으로 산정한 글로벌 주택가격 지수는 2017년 3분기 159.7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촉발한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분기의 최고치(159.0)를 넘어섰다.

이 지수는 이어 2017년 4분기에 더 올라 160.1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36개 회원국 가운데 16개국에서 2017년 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하락하거나 상승세가 둔화했으며, 지난해 2분기 상승률이 전분기보다 둔화한 곳은 20개국에 달했다.

캐나다는 주택가격지수 상승률이 2017년 3.6%에서 지난해 1∼3분기 각각 2.7%, 1.1%, 0.4%로 둔화세가 뚜렷했고 영국도 2016년 7.0%에 이르렀던 상승률이 2017년 4.5%로 둔화한 데 이어 지난해 1, 2분기에 4.2%, 3.2%로 떨어졌다.

한국도 2017년 1.5%에서 지난해 2, 3분기에 1.4%, 1.2%로 상승세가 둔화했다. 아예 전년 동기보다 주택가격지수가 하락한 국가도 있다.

지난해 2분기 스웨덴의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1.7% 하락했으며 호주와 이탈리아에서 각각 0.6%, 0.2% 내렸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한계치에 달할 만큼 치솟은 세계 주요 대도시에서는 지난해 중반을 지나면서 더 분명한 경고 신호가 나오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캐나다 밴쿠버, 영국 런던에서 투자자들을 떨게 한 글로벌 부동산 둔화가 홍콩,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곳 중 하나인 싱가포르의 집값은 지난해 4분기에 6개 분기 만에 첫 하락을 기록했으며 외국인의 주택 구매도 지난해 상반기부터 증가세를 멈추고 감소로 돌아섰다.

코어로직 집계에 따르면 시드니 평균 집값은 2017년 정점보다 11% 넘게 떨어졌다. 여전히 2012년 수준보다는 60%가량 높지만, 전문가들은 10% 추가 하락을 전망하는 등 시장 심리는 살아날 줄 모르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도 지난해 4분기 주택 판매는 전분기보다 33%나 감소했으며 기존 주택가격도 이 기간 3.8% 하락해 지난해 3분기(-1.5%)보다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캐나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지난해 11월 신축 주택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으며 토론토에서는 1.3% 떨어졌다. 이런 추세의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은 부동산 가격이 있다.

스위스 은행 UBS는 지난해 9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홍콩과 뮌헨, 토론토, 밴쿠버, 암스테르담, 런던이 부동산거품 리스크가 가장 큰 도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은행은 지난 5년간 주요 도시 평균 집값 상승률이 35%에 달해 '구매 가능성(affordability) 위기'를 불러왔다면서 "대부분 가정이 상당한 유산 없이는 최고의 금융 중심지에 부동산을 살 수 없게 됐다"고 지목했다.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와중에 당국의 부동산 투자 규제와 대출비용 상승, 증시 동요, 중국 자금의 위축도 공통분모로 지목됐다.

패트릭 웡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가 무역 전쟁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금 유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이것이 시드니부터 홍콩까지 시장 수요를 약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세계 부동산시장의 거품 수준과 붕괴 위험은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나 그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블룸버그는 "부동산거품이 2019년의 가장 저평가된 리스크일 수 있다"며 "주요국에서 역대 최고 수준 가격, 구매력에 비해 비싼 집값, 과잉 공급, 타이트해진 금융여건, 중국 등 외국 수요 둔화 가능성 등 우려스러운 징후는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통신은 이어 주요 선진국 실업률이 낮아지고 임금은 올라가고 있지만, 수년간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임금 상승 속도를 훨씬 앞질렀으며 외국인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OECD 국가별 주택가격지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
홍콩 부동산 불황 심각"..50억 계약금 날리고 구매 포기하기도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중순부터 꺾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심각한 불황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홍콩의 한 투자자가 홍콩 최고의 고급 주택인 마운트 니컬슨 단지의 아파트 한 채를 구매하는 계약을 했다가 이를 취소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 투자자가 사들이려고 했던 아파트의 가격은 7억2천188만 홍콩달러로, 한화로 따지면 1천억원이 넘는다.

이 투자자가 구매를 포기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투자자는 계약 취소로 3천609만 홍콩달러(약 52억원)에 달하는 계약금 또한 포기해야 했다.

홍콩의 고급 주거지인 피크 지역에 있는 마운트 니컬슨 단지는 2017년 11월 아파트 두 채가 11억6천만 홍콩달러(약 1천660억원)에 매매된 홍콩 최고의 고급 주택이다.

당시 거래가는 단위면적당 기준으로 아시아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더구나 새해 들어 고급 주택의 구매 계약이 포기된 사례는 이 한 건으로 그치지 않았고 올해 들어 9일 동안 무려 9건의 구매 취소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사례에서는 5천62만 홍콩달러(약 72억원)의 고급 주택을 구매하기로 했던 투자자가 253만 홍콩달러(약 3억6천만원)의 계약금을 날리고 이를 포기했다.

이는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던 홍콩 부동산 시장이 이제 본격적인 불황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홍콩의 주택가격은 1997년 홍콩 주권반환 이후 중국 본토의 막대한 자금이 홍콩에 유입되면서 2003년 이후 400% 넘게 상승했다. 그 결과 아파트 가격이 평(3.3㎡)당 1억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하강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8월부터 홍콩 부동산 가격은 약세로 돌아섰고, 이제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마저 속출하고 있다.

홍콩의 한 부동산 개발업자는 "더욱 심각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해 은행에 차압당하는 주택의 수가 늘어나고, 불황을 견디다 못해 파산을 신청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도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소득대비 집값을 비교해보면 작년 중순의 경우 홍콩 반환 직후와 같을정도로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약간 하락하긴 했지만 아직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거래량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또한 2회의 금리인상이 현재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연하게 한국도 비슷한데 재밌는 부분이다. 만약 금리인상이 계속된다면 홍콩 부동산 가격 하락은 계속될 수 있다.

타임뉴스=서승만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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