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삼성 이재용 "기업 신바람나게 해달라" 
서승만 기자 smseo67@naver.com
기사입력 : 2019-01-16 09:37:12


기업인, 규제개혁·경제활성화 호소

정의선 "관세 통상 문제 해결되야.. 미세먼지 개선 노력할 것"

손경식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에 기업 우려.. 자율적 감시기능 강화해야"

황창규 "개인정보 빅데이터로 작년 메르스 막아" 규제완화 강조

최태원 "혁신성장 위해선 실패용납·비용절감·인재양성 등 필요"

이종태 "공무원이 규제 필요 입증" 제안에 홍남기 "좋은 아이디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사는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정부도 좀 더 기업 의견을 경청해주면 기업도 신바람 나게 일해 ‘함께 잘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대통령께서 신년사에서 혁신기술인력 (양성)을 중점 지원하겠다고 말씀하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범국가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에둘러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문 대통령과 청와대 경내 산책을 하며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주십시오”라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얼마든지 가겠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떠하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JY “반도체, 진짜 실력 나올 때” 崔 “삼성 저런 소리 제일 무서워”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진출 가능성을 묻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는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라며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나눈 문 대통령과 기업인 간의 간담회는 오후2시에 시작해 예정됐던 시간을 넘어 오후4시께 종료됐다. 기업인들은 이날 “일자리 창출에 적극 노력하겠다”면서도 규제 완화와 반기업 정서 해소, 정부의 경제정책 전환을 절절하게 호소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뼈있는 직언과 답변들이 오고 갔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글로벌 통상환경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 부회장은 “무역확장법 232조 등 관세·통상 관련 문제가 잘 해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또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며 “전기·수소차 등에 향후 4년간 5조원을 투자하고 몽골 2,700만평의 부지에 나무를 심는 식재사업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손 회장은 “일부 기업이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 있다”며 “법 개정보다 시장의 자율적 감시기능을 통해 기업이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기업이 투자확대에 매진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원로로서 재계를 대표해 문 대통령에게 가장 뼈있는 직언을 던진 것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혁신성장을 위해 △실패에 대한 용납 △혁신성장을 위한 사회적 비용 절감 △인력 양성 등 세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전 세계의 최고 인재가 모일 수 있는, 또 최고의 인재를 길러내는 백업들이 없으면 혁신성장에 의해 일자리가 충분히 창출되는 열매까지 거두기에는 꽤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공허한 혁신성장 메아리’를 정부가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혁신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철학을 갖고 최고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최 회장의 제언에 대해 “실패를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실패할 수도 있는 과제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연구개발(R&d) 자금을 배분해서 실패해도 성실한 노력 끝에 그 결과로 실패한 것이라면 그것 자체를 하나의 성과로 인정해주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과기부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황창규KT 회장이었다. 황 회장은 지난해 메르스를 ‘개인정보 빅데이터’로 극복한 사례를 소개하며 문 대통령에게 개인정보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절절히 당부했다.

개인 정보 규제 완화를 통해 생명을 살리고 신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부채비율이 조금만 높아도 자금조달이 어려워 사업추진이 어렵다”며 해운·조선사의 부채비율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총괄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팽배해진 ‘반기업 정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세계를 뛰어다니고 시장을 뛰면서 사업을 늘리고 외형을 키우는 것이 저희 기업인들의 보람”이라며 “그렇게 해서 얻어진 수확으로 임직원들과 더불어 삶의 터전을 만들어나가고, 세금을 많이 내서 나라 살림에 보탬이 되는 것이 저희가 아는 애국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대기업의 부정적인 단면만 볼 것이 아니라 글로벌 현장에서 거둔 성과와 국가 경제 기여도를 평가해달라는 호소였다.

이종태 퍼시스 회장은 규제 완화와 관련해 ‘공무원이 규제가 왜 필요한지 입증하게 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해 문 대통령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관심을 끌었다.

이 회장은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호소하고 입증하는 현재의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하게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경제부총리는 “입증 책임을 공직자가 갖도록 하자는 것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며 “국정 전반에 걸쳐 모두 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직자가 입증 책임이 안 되면 과감히 없애보는 시도를 저희가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남북 경제협력을 빠르게 추진해달라는 박용후 성남상의 회장의 건의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남북 경제협력은 국제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다”며 “제재가 풀리면 북한에 인프라 투자, 경제협력 등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텐데 우위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일 수 없음을 명시한 것이다. 이날 기업인들은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한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기업 입장에서 (규제혁신) 속도의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며 “대한상의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성과를 내겠다”고 답했다.

타임뉴스=서승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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