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잘못된 추경은 재정낭비 초래 불보듯 뻔한일… 효율적 재정정책 펴야" 
서승만 기자 smseo67@naver.com
기사입력 : 2019-05-08 04:26:50
'추경사업' 40%가 돈 다 못썼는데 또 6조7000억 배정인가?

[타임뉴스=서승만기자] 추경은 수요 예측도 않고 돈 풀기 급급하다는 비판론이 일고 있다. 작년 5월 편성된 추경이 해를 넘기고도 3000억원 넘게 집행되지 못했는데, 정부가 또다시 6조원 넘는 추경안을 확정해 돈 풀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경사업' 40%가 돈 다 못썼는데 또 6조7000억 배정인가?
예산 규모부터 정해놓고 사업 끼워넣기식으로는 낭비가 초래된다.
"예산은 있어요. 그런데 철새가 날아가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니까요.

"작년 추경도 3200억원 집행 못 했는데...

추경호(자유한국당) 의원이 분석한 '2018년 추경 사업 집행률' 자료에 따르면, 3조8000억원 규모의 지난해 추경 총 136개 세부 사업 가운데 100% 집행이 안 된 사업은 59개에 이르렀다. 집행 액수로 보면 전체의 8.6%에 해당하는 3252억원(2월 말 현재)이 풀리지 못하고 남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지난24일 국무회의를 통해 6조7000억원 규모의 '미세 먼지·민생' 추경 예산안을 의결하고, 25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미세 먼지 대응 등 국민 안전 투자에 2조2000억원, 선제적 경기 대응과 민생 경제 긴급 지원 명목으로 4조5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게 골자다.

규모 정해놓고 억지로 사업 끼워넣기도
최근 추경은 '선심성' 재정 살포 성격이 강한 데다, 규모부터 정해두고 사업을 억지로 끼워넣느라 몸살을 앓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5월 받은 추경 예산 58억6600만원으로 조성키로 한 블록체인·인공지능(AI) 교육장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도 추경 예산 집행에 난관을 겪었다.

이 교육장은 당초 서울 마포 신용보증기금 건물에 마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용보증기금 건물에 리모델링 결정이 내려지는 바람에 작년 8월 말까지 추경 예산 집행 실적이 제로(0)였다.

그러다가 대안으로 인근 마포의 포스트타워 건물에 임시 교육장을 만들어 추경 집행 11개월 만에 겨우 예산을 소화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교육장을 원래 조성하려던 신용보증기금으로 다시 옮긴다는 것이다.

결국 추경 예산 타서 엉뚱한 빌딩에 교육장 만들고, 왔다 갔다 이사비까지 들여 수십억원을 추가로 날리게 된 셈이다. 교육부도 국립대병원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전북대병원 군산 분원 건립 지원비 80억원을 추경 사업비로 타 갔다.

그런데 올 2월까지 군산 분원 사업엔 25억원만 집행했다가, 최근에야 겨우 추경 예산 집행을 마쳤다. 교육부 측은 "병원 부지가 총 33필지로 나뉘어 땅 주인마다 개별적으로 접촉하다보니 진척이 더뎠다"고 해명했다.

"재정살포 브레이크 걸어야"
이 같은 '억지 추경' 문제점은 올해에도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예컨대 작년 추경으로 어린이집 공기 청정기 사업 명목으로 248억원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작년 말까지 199억원만 쓰였고 49억원은 불용(不用) 예산으로 남았다.

복지부는 "어린이집 공기 청정기 수요 조사 결과, 추경 예산보다 적게 신청돼 불용액이 생겼다"고 밝혔다. 수요 예측도 제대로 안 한 채 돈부터 풀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올해도 학교·복지시설 등 공기 청정기 사업 명목으로 추경 예산이 309억원 잡혔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추경을 하고도 집행조차 안 되는 사업은 사후 검증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마구 재정이 살포되는 행위엔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잘못된 추경은 재정낭비 초래… 효율적 재정정책 펴야"
<제20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세션1 갈림길에 선 한국경제
중국 경기부양 일단 성공적이지만 부채주도 성장 벗어날 방법 필요
현 한국경제 위기상황 한목소리..미국 무역 압력땐 성장에 악영향
남북경협은 철저한 준비가 필수..경제특구 투자 감세 등 고려할 만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짐 로저스 비랜드 인터레스트 회장, 디니 맥마흔 마크로폴로 연구원,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북한금융연구센터장.
"중국의 경기부양책은 단기적으로 성공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경제성장 방식이 강구되지 않으면 중국의 경제성장은 둔화될 것이다."(디니 맥마흔 마크로폴로 연구원)


"현재 한국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재정을 쓰고 경기부양 정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재정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갈림길에 선 한국 경제'를 주제로 한 패널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효율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마찰, 브렉시트 등으로 대외적으로 역풍에 직면해 있다면서 남북경제협력은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경, 경기부양 효과 없다"
디니 맥마흔 마크로폴로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성공적으로 평가하면서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경제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맥마흔은 "중국은 과거의 경우 그림자금융, 은행 금융기관에 자율성 부여 등의 경기부양책으로 경제성장을 이어갔다"면서 "하지만 최근 부채가 급증하면서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부채 주도 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불확실한 시대에 한국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효율적인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과거 외환위기를 겪고 경제가 회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해외저널 논문에서도 우리나라가 재정정책을 효율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면서 "정부가 추경을 발표했는데, 경기부양에 큰 효과는 없을 듯하다. 시장에서 검증될 만한 투자수익률을 거둘 게 아니라면 잘못된 추경 등은 재정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짐 로저스 비랜드 인터레스트 회장은 1990년대 일본 사례를 언급하면서 경제정책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로저스 회장은 "오늘날 일본은 1990년대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른다"면서 "이는 당시 도입됐던 경제정책과 제도가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의 내용을 뜯어보면 각종 복지 관련 정책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복지정책만으로 지금과 같은 저성장 기조의 경기에 대응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판단으로도 추경을 통해 하반기 경기 회복 추진력을 만들 경우에 올해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이 0.1%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추경으로만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2.6%가 달성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경과 함께 정부가 의도했던 정책, 또는 그를 넘어서 추가적인 보강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약 470조원의 '슈퍼 예산'을 편성했다. 이 같은 예산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4월에 나라 빚인 적자 국채까지 발행하면서 추경을 편성한 것은 시점이 적절하지 않고, 혈세 낭비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번갯불 추경'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급하게 밀어붙이다 보니 경기 부양 목표도, 일자리 확충도 실현하기 어려운 '땜질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경기 하강 국면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최저임금 급등, 투자 촉진책 후퇴 등 경제 정책 실패에 따른 구조적인 측면도 크기 때문에 성장률을 반짝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진단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 내용에 있어서 경기대응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방 사회간접자본(SOC)교체를 포함해 사실상 여러 사업에 흩어진 지역사업들은 경기대응 효과는 적고 취로사업 비슷한 결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 교수는 "실제로 임팩트 있는 핵심사업이 필요한데, 이 같은 부분이 부족해 보인다"면서도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현재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경기 하강의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인 수출과 관련해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추경 편성 시 적자국채 발행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이번 추경 재원으로는 일차적으로 지난해에 쓰고 남은 결산잉여금 4000억원과 특별회계·기금의 여유자금 2조7000억원을 우선 활용한다. 적자국채는 부족한 3조6000억원에 한해 발행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까지 세 차례 추경을 짰지만, 앞선 두 차례는 모두 초과 세수를 활용했다.

야당 또한 추경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추경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야당은 이번 추경을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한 '총선용 정치추경'이라고 규정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이번 추경은 앞뒤가 맞지 않는 자기모순 추경이자 자가당착 추경"이라며 "지금이라도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실패에 대해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부터 한 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추경 제안을 하는 것이 기본 순서"라고 주장했다.

또한 여야는 선거제 개편 등과 관련해 극단적 대치상황으로 들어갔다. 한국당 반발로 국회가 멈춘다면 당장 오는 25일 정부가 제출할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논의가 '올스톱'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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