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스토리/sbs영재발굴단/유도 신동]치킨 한 마리 못 사 먹는 가난한 형편에도 밤낮으로 연습해 전국체전 ‘금메달’ 딴 12살 유도 신동
그 흔한 통닭 한 마리, 피자 한 판 사줄 수 없어 미안해하는 할머니에게 열두살 손자는 되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금메달을 목에 걸어드렸다.
서승만 | 기사입력 2019-06-26 03:36:41

[타임뉴스/서승만 기자] 지난 12일 방송된 SBS ‘영재 발굴단’에서는 유도 천재 12살 전민성 군의 사연이 전해졌다. SBS ‘영재 발굴단’은 숨어 있는 어린 영재들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영재도 영재지만 글을 읽는 내내 기자의 눈에도 그만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는데 민성군이 미래에는 자신의 꿈을 꼭 성취해 줄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민성 군은 강원도 철원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12살 꼬마 유도 선수다.

열두살 작은 거인이 기적을 이뤄냈다. 민성 군, 민형 군, 민균 군 모두를 향해 따뜻한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열린 초등부 한일전에서 42kg의 몸으로 90kg 헤비급 일본 선수를 제압하며 국제적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제작진은 그런 민성 군의 훈련 장소인 철원 유도회관을 찾아갔다. 그런데 이상했다. 민성 군이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세 명이 있었던 것이다.

알고 보니 민성 군은 일란성 세쌍둥이였고 첫째 민성 군, 둘째인 민형 군과 막내인 민균 군 세 명이 모두 유도를 하고 있었다.

세 쌍둥이 유도형제들 /sbs영재발굴단

삼둥이가 아홉살이던 무렵, 남다른 운동 실력을 눈여겨보던 코치의 권유로 삼둥이는 유도를 시작했다.

첫째 민성 군뿐만 아니라 민형 군, 민균 군 역시 각종 체전을 휩쓸고 있어 세 명 모두 전국에서 알아주는 유도계 꿈나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와 관련 삼둥이 유도 코치는 “셋이 붙여놓으면 경쟁심이 되게 심한데, 유도 훈련 시간만 딱 끝나면 똘똘 뭉친다”고 귀띔했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365일 함께 다닌다는 설명이었다.

코치의 말처럼 유도 천재 삼둥이는 훈련이 끝난 뒤 사이좋은 모습으로 함께 집으로 향했다.

허름한 집에 들어선 아이들은 익숙한 듯 각자 역할을 분담해 밀린 집안일부터 시작했다. 둘째가 청소를 하고, 셋째가 빨래를 하면 첫째가 밥을 하는 방식이었다.

아이들은 그렇게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밥상을 다 차려놓고, 먹지 않고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렸다. 일터에서 돌아오는 외할머니였다.

훈련 후 배고팠을 아이들은 늦은 저녁 외할머니가 돌아온 때에야 함께 수저를 들었다.
운동하는 아이들이라 식단에 더 신경 써야 하지만, 맛있는 반찬이라고는 계란후라이가 전부. 그마저도 아이들은 고된 일을 마치고 돌아온 외할머니에게 양보했다.

삼둥이는 현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외할머니는 “삼둥이 엄마가 제 딸인데, 삼둥이 아빠랑 헤어지고 혼자 키우다가 암에 걸려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민성 군은 “금메달 따면 엄마가 보고 싶은데, 다른 애들은 금메달 따면 부모님이 축하해주는데… 저희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일하러 가서 아무도 없다”고 슬쩍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어려운 형편에 삼둥이의 외할머니는 삼둥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청소 일을, 외할아버지는 왕복 5시간이 걸리는 서울로 건물 관리 일을 하러 다닌다.

할머니는 “초등학교니까 이렇다 치지만, 중학교 가고 고등학교 가면 어떡할까… 대학 갈 때 보태야 하지 않냐”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고 미소지어 보였다.

나이가 들어 약으로 버티고 있는 몸이지만, 손자들을 생각하면 아파도 아플 수가 없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음에도 삼둥이의 외할아버지는 “흔한 통닭, 먹고 싶다는 피자도 잘 못 사줄 정도로… 그런 게 안타깝다”고 고백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를 위해 꼭 1등을 해서 금메달을 안겨드리고 싶은 삼둥이.

삼 형제 중 가장 유도 실력이 뛰어난 민성 군은 올해 전국소년체전 출전을 앞두고 있었다.
민성 군에게는 처음 참가하는 전국소년체전이었는데, 대진표부터 문제였다.

5학년 민성 군의 첫 번째 승부 상대가 6학년 형으로 정해졌다. 이번 전국체전의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선수였다.

훈련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대진표는 대진표대로 걱정이 되고. 민성 군은 결국 훈련 도중 눈물을 보였다. 영락없이 아직 어린 열두살 소년이었다.

취재진은 민성 군에게 “왜 유도를 잘하고 싶냐”고 물었다. 돌아온 민성 군의 대답은 뭉클했다.

“국가대표 되고 싶어서요. 국가대표 되면 제가 좋아하는 유도도 하고, 돈 많이 벌어서 할머니 할아버지 일 그만하게 해줄 거에요”

그런 첫째를 위해 두 동생은 연습 상대를 자처하며 힘이 되어주었다. 동생들의 지지를 받으며 민성 군은 최선을 다해 경기를 준비했다.

마침내 전국소년체전 당일, 민성 군은 경기 중간 어깨가 꺾여버리는 부상을 당해 눈물을 보이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쉬는 시간마다 민형 군과 민균 군은 형의 어깨에 얼음찜질하며 응급처치를 도맡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일을 어렵게 하루 빼고 손자를 응원하기 위해 할머니가 찾아와 있었다.

그간 참여하는 경기마다 늘 혼자였던 민성 군은 “그냥 옆에 있어도 힘이 났다”며 할머니의 응원에 힘입어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6학년인 상대를 꺾고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부상마저 극복한 손자의 우승에 할머니는 울음이 터졌다. 기쁨과 슬픔,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할머니는 “우리 딸이 봤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울먹였다.

민성 군 또한 경기가 끝난 뒤 엉엉 눈물을 쏟으며 할머니의 품으로 달려갔다. 다른 두 동생도 형을 토닥였다.

민성 군은 이번 경기에서 금메달에 이어 남자 초등부 MVP상까지 수상했다.

경기 이후 민성 군은 “앞으로도 유도 계속 열심히 해서 올림픽 금메달까지 꼭 딸 것”이라며 “그때 할머니랑 할아버지께 효도할 거다”고 다짐했다.

스튜디오에서 유도 삼둥이의 이야기를 지켜보던 MC들은 모두 할 말을 잊은 듯, 눈물만을 쏟았다.

열두살 작은 거인이 기적을 이뤄냈다. 민성 군, 민형 군, 민균 군 모두를 향해 따뜻한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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