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뜨는 아파트(신축아파트), 지는 아파트
서승만 | 기사입력 2019-07-13 16:50:04

[타임뉴스=서승만 기자]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인기 지역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격을 통제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추진하자, 서울의 신축 아파트값이 꿈틀대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서울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자금이 재개발·재건축에서 신축 아파트로 방향을 바꾸는 분위기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잡는 대신, 인기 지역의 신축 아파트 가격을 급등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 발언 이후 강남 재건축으로 향하던 수요가 서울의 인기 주거지 신축 아파트로 돌아서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10일 26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25억5000만원 거래 이후 2주만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를 추진하면서 강남권 신축 아파트로 투자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라면서 “강남 신축 아파트를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8일 기준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5~10년차 아파트 가격은 0.09% 상승했다. 이들 아파트는 전 주에는 재건축 아파트로 투자금이 몰리면서 0.01%가 떨어졌었다.

강남뿐만 아니라 용산, 마포, 성동 등 강북의 인기 주거지와 강북의 뉴타운에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늘어나는 등 풍선효과 조짐이 가시화 되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실행이 되면 재건축 조합들이 사업을 미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축이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는 지금도 법적 근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적용 기준이 너무 높아 ‘무용지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행 주택법 시행령상 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려면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두 배를 초과해야 한다’는 조건을 우선 충족해야 한다.

이런 지역 가운데 ▲최근 1년간 해당 지역의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두 배를 초과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간 해당 지역에 공급되는 주택의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모두 5대1을 초과, 또는 국민주택 규모(85㎡) 이하의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모두 10대1을 초과한 지역 ▲직전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하는 등 세 가지 부가 조건을 하나라도 충족하는 곳에 한해 상한제가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들 조건을 낮추는 방식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실효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우선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두 배를 초과하는 지역’의 기준을 ‘물가상승률 초과’ 또는 ‘물가상승률의 1.5배 초과’ 정도로 변경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기존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사실상 현재로선 상한제 대상 지역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재건축·재개발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2007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처음 도입했을 때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 전국 분양가가 16~29% 떨어졌다는 점을 토대로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현재 분양가보다 30%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분양가와 시세와의 격차가 커 일명 ‘로또 아파트’가 늘어나고 청약 과열이 일어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약 과열 현상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으로 상한제를 적용할 것인지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 적용이 시행되면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이익은 줄고, 분양을 받는 사람들의 이익은 늘게 된다.

최근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문의는 큰 폭으로 감소하는 이유다.

최근에는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확연하게 주는 분위기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격이 낮아지면, 조합원들이 새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 내야하는 돈이 크게 늘어나고, 분양을 받는 사람들이 갖는 시세 차익은 커진다”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함께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 강화, 국토교통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겹치면서 물건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간략하게 풀어내면 분양가 상한제는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격을 정부가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HUG가 내놓은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이 분양가가 급진적으로 높아지지 않도록 유지하거나 조절하는 방식이라면 김 장관이 내놓은 ‘분양가 상한제’는 가격통제로 분양가를 다운시키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반발은 당연하다. 반발의 근거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로또 분양으로 인한 시장질서 파괴고, 두 번째는 사업위축으로 인한 공급 부족이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를 검토하고 있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지난 9일 대정부 질의에서 “시장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도 분양가 상한제가 답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무능이 아니고 무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덧붙여 김현아 의원은 ‘분양가는 낮출 수 있겠지만 아파트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라는 주장을 근거로 내세웠다.

로또 분양으로 인한 시장질서 파괴 아냐
분양아파트는 ‘기준 시세’


또하나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신규 공급 아파트 분양가는 낮출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되고 있는 현재보다 더 낮은 분양가가 적용된다면 ‘로또 분양’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재건축 포기와 건설업체들의 공급 축소로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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