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일본의 화이트국 제외'... 삼성·SK 만의 문제는 아니고 산업전반에 파급
서승만 기자 smseo67@naver.com
기사입력 : 2019-07-16 03:57:38
국내 전 산업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움직임에 '전전긍긍'

[타임뉴스=서승만 기자] 재계 일각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국내 반도체 등 IT 산업의 수출 및 생산 차질을 빚을 경우 하반기 수출회복은 물론 설비투자의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 “일본수출규제, 한국경제 성장 가로막아…일본의도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
일본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을 규제한 데 이어 우리나라를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산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산업계는 주력인 반도체 관련 핵심 소재 수출규제에다 항공 및 자동차 부품, 기계의 공작기계가 직격탄을 맞을 경우 ‘제2의 사드(초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적색 경계령’을 발령한 모습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국내 반도체 등 IT산업은 물론 자동차 및 부품, 석유화학 등 전 산업이 수출 및 생산 차질을 빚을 경우 하반기 수출회복은 물론 설비투자의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목표 실적 달성은 고사하고, 국내 제조업 둔화 및 수출 감소폭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비롯 기계, 석유화학, 자동차 및 부품 업체 관계자들은 “한국에 대한 일본 아베 정부의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 제외시 국내 업체들의 유무형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 정부가 8월 중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 목록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 수출심사 대상 품목이 확대될 수밖에 없어 일본산 부품을 사용하는 한국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단 업계 안팎에선 최소 1100개에서 최대 2000개 안팎의 품목이 영향권에 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는 패닉상태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포토리지스트를 비롯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등 3개 핵심 소재의 수급 문제가 생산 차질을 넘어 글로벌 공급 전략에까지 빚고 있는 상황에서 화이트리스트 문제까지 더해질 경우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LG전자, 동부대우 등도 일본발(發) ‘통상 리스크’ 후폭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된다. 이는 반도체용 핵심 소재로 국산화 비율이 50%에 그치고 있는 실리콘 웨이퍼를 비롯 포토마스크 등의 소재가 수출 제한 종목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에 기인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여러 번 말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인 상황”이라며 “재고가 어느 정도 남아 있어 당장의 피해는 크지 않겠지만 앞으로가 문제”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는 물론 현대·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와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부품 등 협력업체 대부분이 완성차 생산 라인에 필수적인 정밀 작업용 공작기계와 변속기, 초정밀 광학렌즈 등을 일본에서 직수입해서 쓰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올 게 오는구나’라는 생각만 하고 있을 뿐 뾰족한 대안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등과 함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수소전기차의 경우 핵심 인프라인 수소탱크 제작시 탄소섬유가 사용된다는 점에서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재시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탄소섬유를 소재로 사용하는 항공기부품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일본과의 비즈니스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LS산전 등 전력기기 업체나 금속 관련 업체들도 매 한가지다.

LS그룹 구자열 회장이 매년 일본으로 건너가 JX금속, 얀마, 미쓰비시자동차 등 주요 사업 분야 파트너사의 경영진을 만나 우의를 다지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과 한화토탈 등 석유화학 업체들도 자일렌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이 우려된다.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는 LG화학 등 화학소재 업체들도 리튬 2차전지에 필수적인 음·양극활물질(Cathode Material·Anode Material)을 각각 일본 리치아화학과 미쓰미시화학 등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도 사정권이라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개 기업이 이 상황을 타개하기엔 무리다”며 “그저 정부만 바라보는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는 안 하고 있지만, 정부가 뭔가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에 전경련은 이날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방침을 철회해줄 것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일본 경제산업성에 전달하는 등 기업 등 민간에서도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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