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자본시장 석학들 한 목소리..."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근거 없고 무리한 수사"
장원재 기자 jandir@naver.com
기사입력 : 2019-07-19 02:15:00
회계처리의 적정성 기준 명확치 않아

[타임뉴스=장원재 기자] 자본시장 석학들이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에 대해 금융당국이 콜옵션에 대한 이해 없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역시 삼성을 겨냥해 무리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경영·법률적 관점에서 본 삼바 전문가 토론회 '논란의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재판을 말한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장경제제도연구소와 자유경제포럼 주최로 열린 '논란의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재판을 말한다'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에 대해 “경영을 하는 학자 입장으로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을 분식회계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논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분식회계란 기업이 허위 거래가 있었음을 조작하는 것인데 삼성바이오 건은 자회사 기업 평가를 위한 회계 기준 변경이 타당한지 살펴보는 것”이라면서 “다른 분식회계와 달리 재무제표와 근거 자료 간에 불일치를 따져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에 대해서도 정당한 절차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아 기업가치가 올라갔고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러면서 “콜옵션 행사 비용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시가반영이 필요하다. 이는 회계기준 위반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금융당국은 지난 3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입장을 수차례 번복했다”면서 “이런 와중에 기업이 사업을 하기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에 이어 이동기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합작기업의 지배구조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필자로서는 솔직히 납득이 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바 회계처리 문제의 핵심은 삼바가 지난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한 합작 법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의 지배구조 이슈다.

지난해 11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에피스의 지배구조를 단독 지배가 아닌 공동 지배 구조라고 판단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기준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동기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12월 정당한 방식으로 회계 기준을 변경했다”고 강조했다.

이동기 교수는 “합작 기업의 지배 구조에는 한 파트너가 경영을 주도하는 '단독 지배구조'와 대등한 공동경영을 하는 '공동 지배구조'가 있는데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는 지분율과 실질적 의사결정 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합작법인 설립 당시 지분율 85%를 보유하고, 이사 5명 중 4명 임명권, 대표이사 임명권 등을 확보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바이오젠이 개발제품 신규 추가나 판권매각에 관한 동의권을 확보한 건 경영권 독식을 막는 소수 지분파트너의 보호장치일 뿐이고 공동지배의 근거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가 2011년 도입한 한국형 국제회계기준(IFRS)의 모호성도 따른 회계처리 불확실성도 또 다른 논란거리다.

국제회계기준은 통상 경영자에게 회계선택에 대해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형 국제회계기준(K-IFRS)은 회계처리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원칙과 근거만을 제시하고 기준이 불분명해 선택 판단이 자의적일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회계전문가가 아닌 검찰이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법률 위반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권 교수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업은 검사의 기소여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운영을 하게 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보수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고 이는 회사 발전 및 국가 경제 발전에 어려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교수는 “삼성바이오에 대한 관계당국의 입장을 보니 여전히 당국은 규정중심의 입장에 서있다는 생각”이라며 “그러다보니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국의 무리한 결정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또 검찰 수사가 본질인 분식회계에서 벗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엮으려는 시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증권선물위원회가 2018년 11월 고의 분식회계 판정을 했지만 올해 들어 법원에서 집행정지 가처분이 두 차례 인용됐다”면서 “이는 당국의 무리한 결정이라는 방증이자 무리한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헌 변호사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인 삼성은 영업이익 급락, 일본의 경제보복에 의한 공급망 붕괴, 삼바 분식회계 관련 검찰수사로 인한 경영 마비 등 사상 초유의 3중고를 겪고 있다”며 “단순 의혹 제기만으로 삼성이 반도체 이후 미래의 먹거리사업으로 추진해 세계 50대 기업까지 선정된 유망 사업체의 기반을 흔드는 등 삼성의 미래를 짓밟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헌 변호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보다 증거인멸에 대한 수사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문제 삼기 위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헌 변호사는 "삼성 임직원 8명을 구속하고, 19회에 걸친 압수수색 등 검찰의 일방적 과잉 수사는 사기업 통제·관리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헌법 제126조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근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한 8명의 관계 임직원들을 잇따라 구속하고, 19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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