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년10조 시장 열린다...중국 개방 선언에 금융권 '촉각'
김응택 기자 rudd6865@daum.net
기사입력 : 2019-08-05 03:17:44
내년부터 금융 빗장 푼다"…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타임뉴스=김응택 기자] 중국이 금융 시장 개방을 앞당기기로 하면서 글로벌 금융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의 태도가 돌변하지만 않는다면 10여년 뒤엔 연간 10조원 이상의 순이익이 기대되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금융사들 사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금융 시장 개방을 앞당기기로 하면서 글로벌 금융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도 셈법 분주…실제 규제 해소 시점 '관건'

이에 국내 금융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지분 규제를 실제로 언제쯤 풀어줄 지가 향후 행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기조연설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내년부터 외국 금융사의 중국 진출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당초보다 1년 앞당겨진 계획이다. 2017년 말 중국 정부는 자국 금융 산업의 개방 시점을 2021년으로 못 박았었다.

이처럼 중국이 빗장을 풀고 나선 배경으로는 우선 미국과의 관계가 거론된다. 중국이 자국 기업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거래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난을 희석시키기 위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로써 미국과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금융 시장 개방을 늦출 것이란 우려는 어느 정도 사그라지게 됐다.

미국과의 외교적 차원을 넘어 중국 입장에서도 더 이상 금융 개방을 미루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국 금융 산업의 성숙도를 높여 자본 할당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외국 투자 유치를 확대해야하는 중국에게 필수불가결한 조치였을 것이란 얘기다.

세계 금융사들에게 오래 전부터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평가돼 왔다. 지금까지는 문이 닫혀 있었던 까닭에 중국 현지 기업들이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지만, 워낙 파이가 큰 만큼 조금이라도 점유율을 높여 나간다면 적잖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10년 만 지나면 중국에서 외국 금융사들이 10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연구소에 따르면 현지 경제의 경착륙과 금융 산업 개방 후퇴를 배제한다는 가정 하에 외국 은행과 증권사들이 2030년에는 총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중국에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글로벌 금융사들은 이미 빠르게 보폭을 넓히고 있다. 스위스의 UBS그룹과 미국의 JP모건, 일본의 노무라홀딩스 등은 중국 합작 증권사의 지분 절반을 확보해두고 있다. 싱가포르의 DBS그룹홀딩스도 이 같은 내용의 지분 취득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독일의 알리안츠는 지주사 형태의 완전 자회사를 중국에 설립할 수 있도록 인가를 받아 둔 상태다. 또 미국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중국에서 리안리안그룹과의 합작을 통해 현지 은행 카드망을 구축할 수 있는 첫 외국 금융사가 됐다.

이밖에 미국의 무디스는 중국 최대 신용평가사인 쳉신인터내셔널에 대한 과반수 지분 취득을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의 셈법도 분주해지고 있다. 상당수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들이 일찌감치 중국에 지점을 마련해 네트워크를 갖춰 놓고 있다는 점은 중국 시장에서의 영업 확대에 유리한 측면으로 꼽힌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지리적 이점이 크다는 유리함도 긍정적 요소다.

문제는 아직 현지 규제 상 중국 금융사의 지분을 자유롭게 소유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 체제에서 외국 금융사들이 중국에 진출할 경우 은행과 손해보험사는 100% 자기자본 출자가 가능하지만, 증권사와 생명보험사는 지분 상한이 51%로 묶여 있어 완전 자회사를 설립할 수 없다.

그나마 이 정도로 지분 규제가 풀린 것도 근래의 일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외국 금융사의 중국 내 합작 증권사 및 투자신탁회사에 대한 과반수 지분 취득을 허용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에는 생보사에게도 이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은행의 보유 지분 한도가 폐지된 것은 바로 그 다음 달로, 고작 1년여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모든 외국계 금융사들의 전액 출자를 용인할 방침이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들로 비춰볼 때 이를 마냥 믿고 사업에 나서기엔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이 2016년 6월 은행카드시장을 개방했음에도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면허 승인을 취득하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린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금융 완전 개방을 공표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플랜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탓에 미국을 겨냥한 상징적 제스처가 아니냐는 염려가 남아 있다"며 "앞서 일부 열려 있던 시장에서도 각종 행정 규제 등 잘 드러나지 않는 장벽으로 인해 외국계 금융사들의 진입이 어려웠던 현실은 적극적인 현지 사업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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