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경기 내리막인데...반 기업법안 또 쏟아진다] 규제만 300건 훌쩍
우장기 기자 news@timenews.co.kr
기사입력 : 2019-09-23 04:23:51
기업 '족쇄' 찬 채 경제전쟁터 내몰려...극일 등 주문하면서 후방지원은 없고 불확실성 키워

[타임뉴스=우장기 기자] 재계가 불확실성이라는 늪에 빠져 고통을 호소하는 배경에는 정부 여당의 ‘양두구육’ 식 경제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경제 보복이 본격화되자 각 기업에 ‘극일(克日)’을 주문했다. 

주52시간·법인세 인상·하도급법 개정 등 옥죄는 정책만
"경직된 노동법 등 규제만 풀어도 경제·기업들 숨통"
 

연구개발(R&D) 지원을 약속하며 특히 글로벌 경제 전쟁터에 국내 기업들을 장수로 세웠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쏟아진 정책들은 대부분 ‘반(反)기업’이다. 그나마 추진한다고 밝힌 지원 정책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따른 여야 정쟁으로 ‘거북이’ 행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후방 지원은커녕 ‘반기업’이라는 족쇄를 찬 채 총성 없는 전쟁에 내몰린 셈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정책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최저임금·법인세 인상, 주52시간제 도입 등으로 대표되는 ‘반기업’이었다.

단기간 집중 노동이 필수인 R&D 분야는 주52시간제 일괄 도입으로,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는 법인세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재계 내에서는 이들 규제가 기업 발목 잡기로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또 건설업계에서는 규제 증가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0대 국회에서 건설산업과 관련한 직간접 규제법안은 300건이 넘는다. 이는 19대 국회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들 법안의 주요 내용은 원청업체에 대한 직접 처벌을 강화하거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를 갖고 있다

하도급 대금 지급 강화 등 하도급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내용인데 일부 법안은 원청업체의 정당한 권리 행사도 막을 정도로 편향성을 띄고 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하도급 거래 공정화법’ 개정안은 원청업체가 하도급 대금의 2분의1에 상당하는 금액에 대해 압류·양도·면제 등 처분을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도급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민법에 보장된 채권자의 권한을 과하게 축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인영(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야당을 향해 “치열한 민생 경쟁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1,000억원 미만 공공사업에서 대형 건설사 참여를 제한하도록 하는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김철민 민주당 의원은 고의로 부실 시공할 경우 5년 동안 건설업에서 퇴출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국내 경제의 고른 성장이 목표라고 외치면서도 내부에서는 ‘상생’을 내건 반기업 정책에만 몰두한 격이다. 

게다가 정부 여당은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중점 처리할 법률로 집단소송법·상생법·노동조합법·유통산업발전법 등을 꼽고 있다.

최근 상임위를 통과한 상생법이 현실화될 경우 중소벤처기업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기업 임의 조사·처벌 권한을 지닌다.

유통산업발전법은 복합 쇼핑몰 등 대규모 유통시설에 대한 의무휴업일 확대를 담고 있다. 공정위의 전속 고발권 폐지 등이 담긴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검찰은 공정위를 통하지 않고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여력을 줄이면서 오히려 이를 감시할 이른바 ‘시어머니’만 크게 늘릴 셈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를 활성화하는 법안을 새로 만들기보다 기업들의 고통을 줄여줄 기존에 건 브레이크(규제)만 풀어줘도 된다”며 “경직된 노동법 등 규제만 풀어도 경제는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소재부품육성특별법 등 앞으로 현재 제시한 기업 육성 방안을 보강하려는 노력에는 소홀하다. 정부가 ‘일본을 이기기 위해 소재·부품에 더해 장비를 육성하자’며 내놓은 소재부품육성특별법의 시한은 오는 2021년이다.

소재·부품, 장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에만 최소 3년 이상 걸리는 게 업계 상식이나 해당 법은 남은 기한이 2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기간을 늘리기 위해 지난 7월과 9월 각각 개정법안이 발의됐으나 이른바 ‘조국 사태’에 따라 여야 정쟁만 심화하면서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게다가 정부 부처는 이를 두고 이익 챙기기를 하려는 모습마저 보였다. 최근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각종 조세특례와 병역특례 등을 주는 소재부품장비특별법 제정안을 여당에 제출했다.

하지만 조세와 병역특례 등의 권한을 가진 기획재정부와 국방부 등 다른 부서는 산업부의 안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인수합병(M&A) 때 상속증여세를 완화하는 내용도 있던데 황당한 내용이고 협의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각 부처가 권한을 두고 대립할 가능성이 높아 특별법이 이른 시일 내 제정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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