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난세의 영웅, 안중근 의사에게 코로나 19의 혼란 속 공직자 길을 묻다
홍대인 | 기사입력 2020-10-20 17:08:03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 최정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고 나서 생각에 잠기었다. 과연 나는 잘못 살고 있는 것일까? 친구는 요즘 주식투자에 열을 내고 있는 모양이다. 얘기 내내 부동산 정책, 주식얘기 뿐이다. 그리고는 내가 읽고 있는 책 "불멸"을 보고서 이런 인문학 책을 읽지 말고 돈이 되는 책을 읽으라 한다. 친구의 진심어린 충고에 고마우면서도 불안해진다. 요즘 같은 혼란의 시기에 세상물정도 모르고 뒤쳐지고만 있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나도 부린이(부동산+어린이), 동학개미운동의 참여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옳은 길인가, 그것이 잘 사는 길인가?

내가 읽고 있는 책은 약지가 잘린 손바닥 도장, ‘단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명언으로 대표되는 안중근 의사에 관한 책이다. 111년 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을 발사하고 큰 소리로 "코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를 삼창했던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나와 같은 무지렁이도 다가가기 쉽게 풀어놓았다. 아직은 총술을 연습하는 안중근, 김구와 만난 안중근...정도만 읽은 상태이지만 뭔가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회오리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후 이야기 전개에 폭풍 눈물을 예약해 놓은 상태이다.

한치 앞을 알기가 어렵고 혼란스러운 요즘 세상이 안중근 의사가 뜻을 품던 그 때의 시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 혼돈의 시기, 혼란의 시기에 어떤 공직자는 나라를 팔아 큰 부를 쌓고 호화생활을 하였고, 어떤 민초들은 나라와 민족의 안위를 위해 모든 걸 던져 싸웠다. 어떤 지식인들은 자신과 그 재산을 독립운동에 쏟고 헌신하였다. 편안한 생활과 축적된 부 대신에 다른 대의를 선택하는 이들의 마음이 나는 늘 궁금하다. 자식과 부모, 소중한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사랑, 나라사랑의 큰 뜻을 실천하는 그 분들의 뜻은 감히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내 자식에게 '고통 받는 동포들을 위해 죽으라'고 말하는 분의 마음은 어떤 것인가 역시 상상조차 않는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는 1907년 7월 독립운동을 위해 고국을 떠나는 안중근에게 "집안일은 생각지 말고 최후까지 남자답게 싸우라"고 격려하였고, 1910년, 2월 14일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여 사형을 선고받은 안중근을 면회하기 위해 뤼순감옥을 떠나는 아들들에게 "옳은 일은 하고 받는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다"라는 당부와 함께 손수 지은 수의를 전했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에게 죽으라 한다니... 단장이 끊어지는 듯한 고통이 전해지는 듯하여 나는 금세 눈에 눈물이 고인다. 조마리아 여사의 3남 1녀의 자녀 모두 훗날,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 큰 획을 긋는 인물로 성장하는데, 조마리아 여사 본인도 독립운동을 하였지만, 자식 모두를 나라사랑에 헌신하도록 하신 그 큰 마음이 부린이, 동학개미운동이란 말에 심하게 흔들리는 나와 같은 얼치기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가?

생명을 잃을지도 모르고 어떤 후유증이 남게 될지 모르는 미지의 질병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에서 밤낮없이 애쓰시는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헌신을 보기도 하고, 다시 없을 기회라며 주식과 부동산을 공부하는 동학개미와 부린이를 보기도 하고, 자신이 소유한 회사 또는 부동산에 국정을 통하여 이익을 몰아줬다는 국회의원의 비리 소식들을 보기도 하는 혼란한 이 시기에, 안중근 의사와 그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를 보며 어떤 길이 옳은 길인지, 잘 사는 길인지, 그리고 옳은 공직자의 길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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