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상옥 의사를 기억한다!
홍대인 | 기사입력 2021-01-17 22:12:43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장 황성환
어릴 적 부모님 몰래 숨어서 봤던 ‘영웅본색’을 기억한다. 수많은 적을 앞에 두고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롱코트를 휘날리며 쌍권총을 난사하던 주윤발은 나의 영웅이었다. 대학생 때 친구들과 함께 봤던 ‘브이 포 벤데타’를 기억한다. 주인공인 가이 포크스는 수십발의 총탄에도 쓰러지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신념은 총알에 뚫리지 않는다(Ideas are bulletproof).

이제 김상옥 의사를 기억한다. 김상옥 의사는 영화 ‘암살’에서 하정우 배우분이 연기한 ‘하와이 피스톨’의 모티브로 알려져 있다. 뛰어난 무술, 수준 높은 사격 실력, 쌍권총으로 대표되는 ‘하와이 피스톨’은 극 중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현실의 김상옥 의사는 독립운동 탄압의 본산인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하고, 쌍권총을 들고 1대 1천의 시가지전을 벌인 대일 무장 투쟁의 전설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과 달리 현실의 사람은 주인공 버프를 받지도 못하고, 양손 권총 사격의 명중률은 매우 낮으며, 장탄수는 제한되어있고, 총에 맞으면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때로는 영화적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김상옥 의사는 겹겹이 둘러싸인 포위망 속에서도 수십의 왜경을 처단하였으며, 총 10발의 총상을 입고도 의연함을 잃지 않고 마지막 1탄을 스스로의 머리에 쏘아 순국하였다. 가히 수퍼히어로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김상옥 의사는 하와이피스톨 이미지만으로 소비되기에는 아쉬운 인물이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김상옥 의사에 대하여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만약 좀 더 오래 생존하셨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절로 들게 만드는 분이다. 어릴적 아버지를 여의고 불우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주경야독하여 스물세살의 나이에 자신의 가게를 차렸고, 이를 기반으로 중산층으로서 평온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에 투신했다는 점은 그의 강한 희생정신을 보여준다. 또한 국산 말총을 이용하여 만든 말총 모자를 고안하여 국산품 장려운동에 힘썼으며, 일화(日貨)배척운동에 앞장서 일제의 경제적 침탈에 대응하는 책사적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3·1운동 이후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한 뒤에는, 민중의 계몽과 독립의식 고취를 위하여 ‘혁신공보’를 발간하는 등 그의 행적은 ‘독립 운동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라고 써있는 교과서를 보는 듯하다.

다가오는 2021년 1월 22일은 김상옥 의사의 시가전 전승 98주년이다. 잠시 시간을 내어 그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해드린다. 그리고 조선의 수퍼히어로 김상옥 의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드라마 등이 출시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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