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k여고 부정행위 의심받은 여고생 극단적 선택.
남재선 | 기사입력 2021-06-14 17:21:42

[안동타임뉴스=남재선 기자]지난 10일 안동 k여자고등학교에서 쪽지 시험인 수행평가를 치르던 중 부정행위를 했다고 의심받은 c양(18) 학생이 학교 인근 아파트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들은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교사가 일방적으로 부정행위라고 단정해 학생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c양은 이날 오전 1교시 영어 수행평가 중 교사로부터 커닝을 의심받아 교무실에서 반성문을 쓴 뒤 학교 밖으로 나와 인근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유족측은 “당일 영어 시험은 유명 팝송의 감상문을 세 문장의 영어로 적어내는 것으로 학생들이 답을 쓰던 중 교사는 아이의 책상 서랍 안에서 영어로 된 문장이 적힌 쪽지를 발견했고 부정행위로 의심했던 것 것 같다. 아이는 영어수업 때부터 부정행위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부인했으나 이를 인정하지 않은 담당교사 지시에 따라 교무실에서 반성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밝혔다.

당시 c양은 현장에서 부정행위를 부인했지만, 교사는 이어지는 2교시 수업에 불참시키고 교무실에서 반성문을 쓰게 했다. 이 과정에서 "내 수업에 들어오지도 마라"는 등 다소 과격한 언사도 있었다고 전해졌다.

c양은 반성문에 영문 세 문장을 쓰고 "수행평가지에는 이 문장이 없다. 그런데도 0점 처리된다면 받아들이겠다"라고 썼다. 뒷장에는 '사건경위서'라는 제목 아래 "수행평가 중 커닝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할 말이 없고 무척 죄송합니다. 저는 이제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저에게 주신 기회를 모두 다 썼습니다. 저에게 실망 많겠지만 죄송합니다"라고 썼다. 이후 홀로 남겨진 교무실을 나와 학교 정문에서 "문구점에 다녀오겠다"며 경비원에게 말한 뒤 외출증이 없음에도 학교 밖으로 나갔다.

학교를 나온 c양은 인근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투신자가 있다는 아파트 주민의 신고를 받고 119구급대 출동해 현장에서 응급조치 후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숨졌다.

유족들은 c양이 중간고사에서도 2학년 전체 6등을 했었으며, 이날 영어 수행평가는 c양에게는 매운 쉬운 난이도의 평가였다고 전했다. 또 A양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의심받은 상황에서 해명할 기회나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고, 억울한 심경을 해소하지 못하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K여고 측은 이에 대해 “불미스런 사건에 대해 심히 유감이다. 학교측도 크게 당혹스러운 상황이며 학생들과 교사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라며 “사건과 관련해 교육부와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교사와 학생을 상대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교육부에서도 14일 진상조사단을 파견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