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기자회견 하는 장종태 서구청장
홍대인 | 기사입력 2022-01-14 23:13:56
[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장종태 서구청장이 14일 서구청에서 6월에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며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다음은 장종태 서구청장 모두발언]

여러분 반갑습니다.

우선, 바쁘신 가운데에도 소중한 시간을 내주신

기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서구민 여러분!

저에게 오늘은 더없이 아쉽고 마음 무거운 날입니다.

지난 8년간 수행한 서구청장으로서의 마지막 날이자,

42년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지낸

서구청에서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특별하고 가슴 벅찬 날이기도 합니다.

서구민과 함께했던 8년간의 행복한 동행을 잠시 멈추고,

새로운 도전을 향해 출발하는 첫날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이 순간이 오리라 생각하고 많은 얘기를 준비했는데,

막상 이 순간이 오니 그저 고맙고 죄송하다는 것 말고는

드릴 말씀이 많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서구민 여러분 정말 고마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해서 정말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사랑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지난해 말 대전시장 출마 입장을 밝힌 후

많은 분들이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셨습니다.

편한 길을 두고, 왜 그렇게 힘든 길을 가려 하느냐는

걱정과 위로의 말씀도 많았습니다.

오늘의 지방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형식으로써의 지방자치, 지방분권의 틀은 마련됐지만,

내용으로써의 지방자치, 지방분권은 갈 길이 멉니다.

지방 도시의 인구 감소는 심화되고 있으며

수도권 집중, 수도권 과밀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정치와 지역 논리에 밀려

여전히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대전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방 위기와 더불어 대전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이해와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지만,

행정력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전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만한 일도,

대전시민의 힘을 하나로 모을 구심점도 없습니다.

그래서 서구청장직을 내려놓고 더 큰 도전에 나서는 저는,

가슴 한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지방의 위기, 대전의 위기를 불러온 책임으로부터

저 역시 온전히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변화에 더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으며,

서구에 안주하지 말고 대전 전체의 활력을 찾는데

힘을 더 쏟아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 점 가슴 깊이 반성하며,

대전시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동시에 저는, 벅찬 마음으로 서구청을 나섭니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서도

대전시민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은 빛을 발했습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분들은

생계의 고통을 감수하며 방역수칙을 준수해주셨습니다.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은 희생정신을 발휘하며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바이러스와 맞서 싸웠습니다.

지방정부에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고,

시민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우리는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경험하고 목격했습니다.

제가 벅찬 마음으로 서구청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수준 높은 시민의식과 놀라운 역량을 발휘해주신

서구민, 대전시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는 저의 운명입니다.

어릴 적, 저는 가난했습니다.

새벽부터 신문 배달을 해야 했고,

밤에는 대전역 인근에서 껌이나 엿을 팔았습니다.

이런 삶을 견디고 희망을 품게 해준 분들이 있습니다.

돈이 많거나 힘센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은 욕설을 내뱉는 손님을 설득해

껌이나 엿을 대신 팔아주곤 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대흥동의 한 신부님은

신문을 넣고 가는 저를 불러

10원짜리 종이돈을 손에 쥐여 주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저를 만든 것은,

그분들이 베풀어준 작은 정성과 연대의 힘이었습니다.

그 정성에 보답하는 길은,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없애고

소외된 이웃을 살피는 것이라 믿고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앞으로 어디에 있든 절망에서 희망을 찾게 해 준

그 소중한 가치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서구민 여러분!

사랑하는 대전시민 여러분!

저는 34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민선6기 민선7기 서구청장으로 봉사하면서

약속만은 반드시 지키는 것을

저의 철학이자 신조로 삼아왔습니다.

그래서 실천할 수 있는 약속만 하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켰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지역민에게 갚아야 할 빚이 많았습니다.

지키지 못한 약속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지역민에게 베푼 것보다

지역민으로부터 받은 게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작별 인사의 끝은,

갚아야 할 빚을 갚고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으로 대신 하려고 합니다.

여전히 불안하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지만,

우리는 머지않아 길고 험난했던 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고,

시민들의 삶은 활력을 되찾을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 대전환의 시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 오랜 경륜, 부드럽지만 강한 실행력을 겸비한

확실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쌓은 저의 경험과 경륜, 실행력을

대전 발전과 대전시민의 행복을 위해

모두 소진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서구청을 떠나지만,

밝은 미래를 염원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여러분과 늘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 1. 14.

대전광역시 서구청장 장 종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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