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는 최근 급성장하는 신흥교단으로, 주류교단으로부터 신도들이 대거 옮겨가면서 주류교단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주류 교단을 대변하는 CBS와 한 때 교계의 이단이었다가 주류교단으로 편입된 순복음교회에서 발행하는 국민일보 등 기성교단을 대변하는 일부 언론매체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상태다.
최근 주간지 ‘한겨레21’ 제950호의 표지 기사에서 장석만 박사(종교문화비평학회장)는 최근 한국 개신교계에서 일고 있는 이단 시비를 좀 더 냉정한 시각에서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장 박사는 “사회의 도덕규범을 해치거나 명백한 범죄행위가 있다면 비판하고 단죄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특정 종교집단의 내부 분쟁에 정치권과 언론매체까지 부화뇌동하는 모습을 보여선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야당에서 제기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신천지 교단 연루설이나,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했던 MBC의 신천지 관련 보도를 염두에 둔 지적이라고 한겨레21의 기사는 밝히고 있다.
장 박사는 이 기사에서 “정통과 이단을 가르는 것은 궁극적으로 권력의 크기다. 이단도 힘을 가지면 정통이 된다. 기독교도 처음엔 유대교 안의 이단분파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한민국 기독교계의 이단 기준이 모호한데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주류교단의 이단 정죄 의도가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오늘’이 기독교 주류 교단의 시선을 무차별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데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현 정부의 인사 내정자를 비판하기 위해 종교내부의 문제를 끌어온 것은 결국 미디어오늘이 언론매체를 이용해 정치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총선 후보 출신인 ‘나꼼수’의 김용민 씨가 ‘박근혜 후보와 신천지 연루설’을 제기한 것 역시 정치투쟁에 종교문제를 끌어들인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주류에 대항하는 이미지의 ‘나꼼수’ 출신의 김용민 씨 역시 아버지가 개신교 목사란 점에서 종교 문제에 있어서는 소수 교단에 대한 편견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 씨가 당시 ‘신천지가 신자를 탈취해간다’는 표현을 쓴 것은 이러한 개신교 내 주류교단의 시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종교문제에 있어 소수자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얼마나 뿌리 깊은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개신교의 역사가 ‘이단·사이비 정죄’를 통한 소수교단의 핍박의 역사로 점철돼 왔다는 점을 일반인들이 인식하면서도 실제로 현재 주류교단에서 소수교단을 상대로 벌이는 이단 정죄를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언론이란 매체, 특히 소수자의 권익을 우선시한다는 진보적 매체조차 개신교 주류교단의 시선을 그대로 차용해 소수교단을 반사회적으로 규정해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수년 전 MBC의 ‘PD수첩’에서 신천지를 사이비로 규정하고 방송을 한 후 당시 사법당국에서 신천지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방송에서 제기된 모든 의혹들이 ‘혐의 없음’ 결론을 받고 PD수첩 측은 이후 10건에 가까운 정정보도를 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