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 정원 미달... 본질 회복 및 지금까지와 다른 신학교육 필요
정원 채우기식 악순환 반복...실력 없는 목회자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교인들
오현미 | 기사입력 2023-01-30 10:52:53

▲2023년 주요 교단 신학교 입시 경쟁률 (자료- 유웨이어플라이, 각대학홈페이지 참고)

[광주타임뉴스=오현미 기자] 학령인구 감소와 교회 이미지 실추에 의한 교세 약화, 탈 종교화 현상 가속화로 미래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주역들을 교육하고 배출하는 신학대학교가 매해 줄어드는 경쟁률과 충원율을 채우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교계 전문가들은 한국교회의 미래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단기적인 정원 채우기식이 아닌 모든 교단이 나서서 종합적인 대책 마련과 본질적인 문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 신학대학교의 2023학년도 정시모집 결과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통합의 메인 신학교인 총신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신학대는 1점대 경쟁률 또는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 수시 원서를 최대 6곳, 정시 원서를 3곳 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학대들의 실질적인 경쟁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미달된 신학대들은 2월에 있을 추가모집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실질적인 목회자 양성기관인 신학대학원 경쟁률 미달로도 이어지고 있다. 2023학년도 총신대 신학대학원 경쟁률은 0.94 대 1(343명 모집에 321명이 지원)로, 사상 최초로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 수도권의 일부 신대원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신대원의 일반전형 지원자가 정원에 크게 못 미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총신대신대원 13년간 경쟁률(자료- 총신대학교 참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교회에 대한 신뢰도 회복 및 영성 회복을 위해 어느 때보다 목회의 실력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이 같은 결과를 두고 교계 관계자들은 “경쟁률 하락은 신학교육의 부실과 자질 부족 목사 후보생을 양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그 부담은 교회가 질 수밖에 없기에 가장 큰 피해는 교인 입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국교회의 큰 변화 중 하나는 출석교회에 국한되지 않고 더 은혜로운 설교를 찾아 타 교회의 설교를 검색해서 듣는 교인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작년 5월 목회데이터가 공개한 한국교회 코로나 추적조사(4차) 결과에 따르면 ‘타 교회 온라인 예배·설교를 들었다’는 비율이 55%였고, 이 가운데 ‘2개 교회 이상의 온라인 예배·설교를 들었다’고 응답한 비율도 56%나 됐다. 이와 함께 지난 11월에 올라온 목회데이터연구소의 ‘개신교인의 교회 인식 조사’에서는 3명 중 1명이 교회를 옮길 생각을 해봤으며, 그 가장 큰 요인은 ‘설교가 은혜가 안돼서’(36%)였다. 이는 교인들이 설교 내용, 곧 말씀의 질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한 신앙인은 이와 관련해 “스타강사, 명문대라는 표현처럼 실력 있고 좋은 학원이나 학교에 사람이 몰리는 것 같이 교회도 진짜 실력 경쟁을 할 때가 온 것 같다"면서 “요즘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라 목회자로서의 자질과 실력뿐만 아니라 교회의 비전 등도 따져보며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와 함께 지난해 11월 20일 신학교육기관으로서는 최대 규모의 수료생(10만 6186명)을 배출한 신천지예수교회의 신학교육기관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는 교인 수가 급감한 한국교회와 현재 신학교의 상황과 비교가 되고 있다. 시온기독교선교센터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최근 3년간 14만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그리고 시온기독교선교센터의 초·중·고 과정을 수료하고 신천지예수교회에 입교한 새 신자들(2022년 11월 18~21일 부산야고보지파와 안드레지파 부산지역 새 신자 375명 대상 설문)은 입교 이유로 ‘성경 말씀의 탁월성’(49.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성경에 입각한 신앙생활’(25.5%), ‘신천지가 궁금해서’(19.5%)라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이같은 결과에 교계에서는 온라인 수강 환경 조성과 기성 교단과는 차별화된 신천지예수교회의 계시 신학의 획기성을 성장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계 전문가들은 신학대의 정원 미달 반복과 관련해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의견과 함께 “한국교회가 과거의 영광에 머물 것이 아니라 본질을 먼저 회복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학교육과 목회자 수립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