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로 전하는 우리의 진심
신천지 광주교회 베드로 수화단, “농인들의 불편함 없는 신앙생활 소망해"
오현미 | 기사입력 2024-12-17 09:54:12
▲지난 8일 피터 하늘문화 아카데미 모집 부스에서 베드로 수화단이 성도에게 수어를 가르쳐 주고 있다.(사진제공=신천지 광주교회)
[광주타임뉴스] 오현미 기자 = 하늘에는 해와 달과 별이 있고, 구름과 바람, 공기가 있다. 그리고 이 땅에는 만물이 있고, 이 땅의 만물은 하늘의 빛과 비와 공기, 자연의 소리를 누리며 살고 있다. 하지만 신체적인 이유로 보고 듣고 만질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농인들을 위한 손짓들이 모였다. 이들은 손의 모양이나 움직임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수어(수화 언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는 ‘베드로 수화단’이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베드로지파 광주교회(지파장 유재욱‧이하 신천지 광주교회) 수화단은 농인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예배 말씀, 모임 등의 통역을 해주고 있다. 또 다양한 수어 공연을 통해 하늘 문화를 알리고 있다.
 
‘베드로 수화단’에서 봉사하고 있는 김은국(24‧가명) 씨는 “모든 사람에게 이 말씀이 전해져야 하는데, 신체적인 이유로 말씀을 만나보지 못한다면 정말로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의지는 있지만 듣지 못하는 농인들을 위해 작은 보탬이 되고자 수화단에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씨는 수화단을 통해 “모든 사람이 소리로 듣고 말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수어’라는 또 하나의 언어를 알게 됐다"며 “성경을 아는 데 있어 신체적인 이유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성경에 나오는 단어들은 표준화되지 않은 표현들이 많아 고민하고 연구하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말하면서 “실제 농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표현을 더 이해하기 쉽게 전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전문적인 자격을 갖춰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할 때 앞장서서 돕고 싶다는 청년도 있다. 일과 병행하며 수어 통역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는 이은애(35‧가명) 씨다.
 
이 씨는 예배 때 손이 제일 바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농인들이 하나라도 빨리 깨우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 같은 순수함이 느껴진다. 더 많이 알려드려야겠다는 책임감도 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수어 통역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서 많은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희망했다.
 
▲신천지 광주교회 농인들이 지난 1일 성전 4층에서 베드로 수화단을 통해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신천지 광주교회)
‘베드로 수화단’에게 가장 고마움을 느낀다는 박영애(41‧가명) 씨는 청각장애가 있는 아들에게도 성경 말씀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18년 만에 간절한 기도가 응답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박 씨는 “아들이 청각 장애인으로 태어난 게 내 탓만 같고 엄마로서 마음이 아팠는데 이 말씀을 듣고 너무나 좋아 장애가 있는 아들에게도 기회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그래서 “열심히 기도하며 맡은 일을 부지런히 했더니 특별한 기회가 왔다. 이제라도 아들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수화단을 통해 말씀을 접하게 된 박 씨의 아들은 “농인이 농인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손과 귀가 돼주셔서 감사하다.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리를 위해 많은 곳에서 힘써주시는 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귀는 들을 수 없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앞서서 말씀을 잘 깨닫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수화단의 통역으로 하늘 복음을 전해 들은 농인들은 손을 모아 가장 먼저 “말씀을 들을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베드로 수화단은 앞으로도 농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농인들의 불편함 없는 온전한 신앙생활을 위해 성경에 관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고 연구할 예정이다. 또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각종 세미나와 행사에 수어 자막을 보급하는 등 다양한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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