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대전 둔산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급식 조리원 처우 개선 문제로 촉발된 갈등 속에서 저녁 급식 중단 사태가 이어지자 학교와 교육청을 상대로 건강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11일 둔산여고 제30대 학생회는 전날부터 학교 급식실과 주요 출입문 등에 부착한 입장문을 통해 "급식 조리사들의 권리 찾기와 준법투쟁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이로 인해 학생 급식의 질이 저하되고 저녁 급식이 중단된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급식은 학생들의 건강권과 직결된 문제로, 이를 담보로 한 투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행과 동일한 조건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급식 제공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학생 건강권이 침해될 경우 집단 급식 거부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학생들은 이날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급식 조건 변경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으며, 전체 38개 학급 중 29개 학급 640명의 학생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회는 해당 서명 결과를 대전시교육청 등 교육 당국에 제출할 계획이다. 둔산여고에서는 지난달 31일 '국그릇 사용' 문제를 둘러싸고 조리원들이 점심시간 파업을 벌인 이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 측은 조리원들의 업무 과중을 고려해 국물 음식을 별도 그릇에 담지 말자는 노조 주장과 학부모들의 양질 급식 요구 사이에서 이달 2일부터 저녁 급식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전지부는 "학교장이 저녁 급식을 중단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며 고발 방침을 밝혔고, 둔산여고 측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정당한 심의를 거친 결정"이라며 노조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노조는 대전시교육청과의 직종 교섭이 최종 결렬되자 지난 2월 14일부로 쟁의행위를 예고했고, 이후 냉면 그릇 사용 거부, 튀김류 조리 제한, 세척 업무 부담 경감 등을 포함한 준법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시교육청은 "냉면 그릇 사용 거부 등 일부 학교에서 조리원 준법투쟁이 진행 중이나, 현재까지는 대규모 쟁의로 확산되지는 않았다"며 "둔산여고 사안에 대해선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으로 안내하고, 노조와의 직종별 교섭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